동양고전산책/주역 68

48. 수풍정(水風井)

괘의 경제를 원활하게 하여 나라를 부유하게 하려면 백성을 위로하여 근면하게 하고 서로 돕기를 권장하여야 한다(勞民勸相).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감수(坎水)☵, 내괘가 손풍(巽風)☴으로 이루어진 괘를 ‘정(井)’이라 한다. 앞서 살펴 본 택수곤(澤水困)괘와 수풍정(水風井)괘는 표리(表裏)의 관계에 있다. 택수곤괘가 연못에 있는 물이 새어 나가 나라의 재정이 파탄되는 것을 의미한다면, 수풍정괘는 우물을 잘 관리하면 언제나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듯이 나라 경제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수풍정괘는 우물과 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백성의 삶을 위한 경제정책을 나타내고 있다. 서괘 서괘전은 택수곤괘 다음에 수풍정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困乎上者 必反下라 故로 受之以井하고 곤..

47. 택수곤(澤水困)

괘의 국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뜻이 있어도 뜻을 펼칠 수 없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지극히 곤궁한 때에는 목숨을 다하여 뜻을 이루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致命遂志). 괘명과 괘상 외괘가 태택(兌澤)☱, 내괘가 감수(坎水)☵로 이루어진 괘를 ‘곤(困)’이라고 한다. 외괘의 연못에 고여 있어야 할 물이 아래로 계속 새어 흘러버리니, 마실 물이 없어져 곤궁한 상황이다. 매우 어려운 괘이다. 곤괘(困卦)는 나라 경제(經濟)가 피폐하여 백성이 너나할 것 없이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도 없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 경제적인 자력(自力)도 없고, 도와주는 이도 없고, 그야말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어려운 상황이다. 서괘 「서괘전」은 지풍승괘 다음에 택수곤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升..

46. 지풍승(地風升)

괘의 하나의 씨앗에서 아름드리나무가 이루어지듯이 모든 현상은 미미한데서 시작되어 크게 이루어진다. 큰 것을 이루려면 항상 작은 것부터 충실히 하라(積小高大). 괘명과 괘상 외괘가 곤지(坤地)☷, 내괘가 손풍(巽風)☴으로 이루어진 괘를 ‘승(升)’이라 한다. 내괘의 손(巽)☴ 음목(陰木)이 외괘의 곤지(坤地)☷ 땅 위로 자라서 올라간다는 뜻이다. 승진한다․올라간다․순탄하게 일이 잘 풀려나간다는 뜻이다. 또한 내괘 손☴으로 겸손하면서도 외괘 곤☷으로 순한 덕을 갖추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아울러 외호괘가 진뢰(震雷)☳이니 외괘의 순한 곤지(坤地)☷ 땅으로 역동성 있게 나아갈 수 있다. 서괘 「서괘전」은 택지취괘 다음에 지풍승괘가 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萃者는 聚也니 聚而上者를 謂之升이라 故..

45. 택지취(澤地萃)

괘의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多衆)을 모이게 할 때에는 지극한 정성으로 순하고 기쁜 마음으로 따르게 하되,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위험을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라(警戒不虞). 괘명과 괘상 외괘가 태택(兌澤)☱, 내괘가 곤지(坤地)☷로 이루어진 괘를 ‘취(萃)’라고 한다. 인류역사의 발전은 물(강)에서 비롯된다. 모든 도시와 국가가 물(하천)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듯, 땅 위에 연못이 있으니 천하백성이 연못으로 모여든다. ‘취(萃)’는 ‘모인다’는 뜻이다.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백성을 하나의 마음으로 결집시키는 것이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여 백성이 편안하게 살도록 흥기시키는 것이다. 서괘 「서괘전」은 천풍구괘 다음에 택지취괘가 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姤者는..

44. 천풍구(天風姤)

괘의 기존의 상황과 다른 새로운 조짐이 있을 때에는 모두가 알도록 공표하고 이러한 흐름을 견제하고 조화롭게 포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命誥四方). 괘명과 괘상 외괘가 건천(乾天)☰, 내괘가 손풍(巽風)☴으로 이루어진 괘를 ‘구(姤)’라고 한다. 순양(純陽)으로 되어 있던 중천건(重天乾)의 상태에서 맨 아래에 음(陰) 기운이 들어오니, 양 기운이 음 기운을 만나게 된다. 기존의 상황과 다른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면서 변화를 예고하는 만남이다. 그러나 이 기운은 음 기운으로 기존의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양상을 내포하고 있으니 잘 다스려야 한다. 12월괘중 하나로 음력 5월에 해당한다. 서괘 「서괘전」은 택천쾌괘 다음에 천풍구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夬者는 決也니 決必有所遇라 故로 受之以..

43. 택천쾌(澤天夬)

괘의 군자는 의롭지 못한 소인을 결단함에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정당하게 결단한다. 그러나 그러한 소인이 나오지 않도록 은혜를 베풀고 덕에 거하여 해서는 안될 일을 금기하여야 한다(施祿居德). 괘명과 괘상 외괘가 태택(兌澤)☱, 내괘가 건천(乾天)☰으로 이루어진 괘를 ‘쾌(夬)’라고 한다. 결단한다는 뜻이다. 음양승강(陰陽昇降)의 이치로 보면, 순음(純陰)으로 있던 중지곤(重地坤)괘에서 일양(一陽)이 생하여 자라나니 지뢰복(地雷復), 지택림(地澤臨), 지천태(地天泰), 뇌천대장(雷天大壯)을 거쳐 택천쾌(澤天夬)괘에 이르러 마지막 남은 상육의 음(陰) 소인을 결단하는 것이다. 12월괘로는 음력 3월에 해당한다. 서괘 「서괘전」은 풍뢰익괘 다음에 택천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42. 풍뢰익(風雷益)

괘의 복지정책이 잘 이루어져 사회가 안정될수록 잘못된 제도나 정책을 올바르게 바꾸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고, 인간도 평온한 삶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고치고 선한 방향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改過遷善). 괘명과 괘상 외괘가 손풍(巽風)☴, 내괘가 진뢰(震雷)☳로 이루어진 괘를 ‘익(益)’이라 한다. 이익이 있다․도움이 있다는 뜻이다. 후천팔괘방위로 볼 때 진(震)☳은 동방 봄이요, 손(巽)☴은 동남방 봄이니, 내괘 진뢰☳로 파종하여 외괘 손☴으로 봄바람이 일면서 만물이 생화하여 풍성하게 되는 상이다. 서괘 「서괘전」은 산택손괘 다음에 풍뢰익괘가 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損而不已면 必益이라 故로 受之以益하고 손이불이 필익 고 수지이익 덜어냄을 그만두지 않으면 반드시 더한다. 그러므..

41. 산택손(山澤損)

괘의 인생은 항상 이익만 있을 수 없다. 때로는 손해를 보고 또한 베풀어야 할 때도 있다. 인생살이에서 분함을 징계하고 욕심을 막는 것은 수양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懲忿窒欲).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간산(艮山)☶, 내괘가 태택(兌澤)☱으로 이루어진 괘를 ‘손(損)’이라 한다. 아래에 있는 연못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서 산에 보태고, 위에 있는 산은 물 기운을 아래로 흘려보내 연못에 보탠다. 전체로 보면 서로가 이익을 보는 것이지만, 산이나 연못이나 각각 자신의 기운을 덜어내니 손해를 보고 있다. 따라서 개인으로 볼 때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전체로 보면 조화와 균형 속에 이익이 된다. 그래서 보다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좌표는 사익(私益)과 공익(公益)의 균형에 있는 것이다. 천지인온(天地氤氳..

40. 뇌수해(雷水解)

괘의 천지가 막혔다가 풀리면 우레와 비를 베풀어 만물을 화생하듯이, 어려운 상황이 풀리게 되면 그동안의 허물을 용서하고 죄를 너그럽게 다스리라(赦過宥罪). 괘명과 괘상 외괘가 진뢰(震雷)☳, 내괘가 감수(坎水)☵로 이루어진 괘를 ‘해(解)’라 한다. 어려움이 풀린다는 뜻이다. 내괘 감수☵의 험함에서 외괘 진뢰☳로 움직여 빠져 나오니 어려움이 풀리게 된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풀리게 되면 화합(和合)을 도모하여야 한다. 사회가 화합(和合)을 이루는 기본방향은 그동안의 허물을 용서하고 죄를 감해주는 것이다. 서괘 「서괘전」은 수산건괘 다음에 뇌수해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蹇者는 難也니 物不可以終難이라 故로 受之以解하고 건자 난야 물불가이종난 고 수지이해 건(蹇)이란 어려움이니, 물건이 ..

39. 수산건(水山蹇)

괘의 산을 넘고 물을 건너듯이,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몸을 돌이켜 반성하고 덕을 닦으며 때를 기다려라(反身脩德).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감수(坎水)☵, 내괘가 간산(艮山)☶으로 이루어진 괘를 ‘건(蹇)’이라 한다. 산을 넘어야 하고 산을 넘으면 또 큰 강물이 기다린다.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거쳐야 하는 험난함이다. 그래서 절고 전다고 하여 ‘건(蹇)’이라 하였다. 또한 후천팔괘방위로 보면 외괘 감수(坎水)☵는 겨울 북방이고, 내괘 간산(艮山)☶은 동북방이니 추운 한 겨울에 산 속을 헤매다 발이 꽁꽁 얼어붙는 상이다. 서괘 「서괘전」은 화택규괘 다음에 수산건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睽者는 乖也니 乖必有難이라 故로 受之以蹇하고 규자 괴야 괴필유난 고 수지이건 규(睽)란 어긋남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