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주역 68

28. 택풍대과(澤風大過)

괘의 천도가 큰 변화를 일으키고 크게 지나쳐서 정상적이지 못한 상황이 올 때, 홀로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멀리해도 번민하지 않을 수 있는 도와 심법을 갖추라(獨立不懼). 괘명과 괘상 외괘가 태택(兌澤)☱, 내괘가 손풍(巽風)☴으로 이루어진 괘를 ‘대과(大過)’라 한다. 크게 지나쳤다·큰 허물·큰 것이 지나간다는 뜻이다. 안에 양강(陽剛)한 네 효가 있으나 아래 위에 있는 음효(陰爻) 둘이 허하게 있어 본(本)과 말(末)이 약하니 크게 지나친 것이고, 또한 큰 허물이란 뜻이다. 그리고 호괘가 중천건(重天乾)으로 하늘과 같이 큰 것이 지나간다는 뜻이다. 서괘 「서괘전」은 산뢰이괘 다음에 택풍대과괘가 온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頤者는 養也니 不養則不可動이라 故로 受之以大過하고 이자 양야 ..

27. 산뢰이(山雷頤)

괘의 만물을 기르고 성인을 기르고 수양을 하는 데는 언어를 삼가고 음식을 조절해야 한다(愼言節食).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간산(艮山)☶, 내괘가 진뢰(震雷)☳로 이루어진 괘의 이름을 ‘이(頤)’라 한다. 턱을 형상하여 말한 것이다. 초구는 아래턱이고 상구는 위턱이며, 안의 음효는 이(齒)를 나타내어 사람의 입을 형상하였다. 모든 화(禍)와 복(福)은 입에서 나와서 입으로 들어간다. 언어와 음식도 입에서 나와서 입으로 들어간다. 언어와 음식을 통해 기르기도 하고 기름을 받는다. 서괘 「서괘전」은 산천대축괘 다음에 산뢰이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物畜然後에 可養이라 故로 受之以頤하고 물축연후 가양 고 수지이이 물건이 쌓인 다음에 가히 기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이괘로써 받고 養:기를 양 물건이..

26. 산천대축(山天大畜)

괘의 망령됨이 없는 상태에서 하늘이 산 속에 들어가듯이 성인의 언행을 익히고 덕을 크게 쌓아 도를 이루라(多識畜德).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간산(艮山)☶, 내괘가 건천(乾天)☰으로 이루어진 괘를 ‘대축(大畜)’이라 한다. 하늘과 같은 큰 덕을 크게 쌓았다, 하늘을 그치게 할 정도로 도를 얻었다는 뜻이다. 무망(无妄)괘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성품을 간직하면서 자연에 순응하여 천성을 유지함을 나타낸 것이라면, 대축(大畜)괘는 천리에 순하면서도 스스로를 강건하게 하여 크게 도를 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괘 「서괘전」은 천뢰무망괘 다음에 산천대축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有无妄然後애 可畜이라 故로 受之以大畜하고 유무망연후 가축 고 수지이대축 망령됨이 없어진 뒤에 가히 쌓을 수 있다. 그러므로 대..

25. 천뢰무망(天雷无妄)

괘의 하늘이 부여한 성품을 바르게 지켜 나가고, 천도의 변화에 응하여 만물을 기르라(對時育物). 괘명과 괘상 외괘가 건천(乾天)☰, 내괘가 진뢰(震雷)☳로 이루어진 괘를 ‘무망(无妄)’이라 한다. 지뢰복(地雷復)괘는 순음(純陰)의 상태에서 강한 양(陽) 기운이 상서롭게 회복함을 나타낸 것이고, 인간으로 치면 불선(不善)함에 물들어 있다가 착한 본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본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성(天性)을 회복하는 것인데, 원래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성은 망령됨이 없다. 외괘의 건천(乾天)☰은 공정무사(公正無私)한 하늘의 모습이며, 내괘 초구 양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성을 의미한다. 서괘 「서괘전」은 지뢰복괘 다음에 천뢰무망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復..

24. 지뢰복(地雷復)

괘의 암울하고 어두운 상황에서 상서로운 새로운 기운이 들어올 때에는 그 기운을 잘 보전하고 굳게 지켜라(至日閉關). 괘명과 괘상 외괘가 곤지(坤地)☷, 내괘가 진뢰(震雷)☳로 이루어진 괘를 ‘복(復)’이라 한다. 산지박(山地剝)괘에서 박락(剝落)한 상구의 양이 중지곤(重地坤)을 거쳐 지뢰복(地雷復)에서 초구가 되어 다시 양 기운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순음(純陰)의 시절에 잠복하여 있다가 다시 양 기운이 회복하는 것이기에 지극히 조심스러운 보호가 필요하다. 지뢰복괘의 체는 중지곤괘에 있는데, 곤괘 초효사를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지뢰복괘는 12월괘로 음력 11월 동짓달에 해당한다. 初六은 履霜하면 堅冰이 至하나니라. 초육은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른다. 서괘 「서괘전」은 산지박괘 다음에 지뢰..

23. 산지박(山地剝)

괘의 산이 땅 위에서 천하를 내려보듯이 소인이 득세한 세상에서도 군자는 민생을 두텁게 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노력을 한다(厚下安宅).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간산(艮山)☶, 내괘가 곤지(坤地)☷로 이루어진 괘를 ‘박(剝)’괘라 한다. ‘박(剝)’은 깎인다는 의미로 초효부터 오효까지 자라난 음기운이 마지막 남은 상구 양(陽)을 깎는다는 뜻이다. 양(陽) 입장에서는 아래의 음기운에 의해 깎여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상구 양(陽)이 소인이냐 군자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다. 산지박(山地剝)괘는 일양오음(一陽五陰)괘로 중지곤(重地坤)괘 상효와 중천건(重天乾)괘 상효를 아울러 살펴볼 필요가 있다. 重天乾卦 上九는 亢龍이니 有悔리라. 상구는 높은 용이니 뉘우침이 있을 것이다. 重地坤卦 上六은 龍戰于野하니 其血이 玄黃이..

22. 산화비(山火賁)

괘의 산 아래에 불이 있어 환히 비추고 단풍이 물들면서 아름답게 꾸미듯이, 나라를 밝게 다스리고 사회를 아름답게 꾸미며 형벌(옥사)을 판단함에는 신중하게 하라(无敢折獄). 괘명과 괘상 외괘가 간산(艮山)☶, 내괘가 이화(離火)☲로 이루어진 괘를 ‘비(賁)’라고 한다. 산 아래에 붉은 단풍이 들면서 아름답게 꾸민다고 하여 ‘꾸밀 비’라고 한다. 또한 사회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는 혹 있을 수 있는 가벼운 범죄는 엄격하게 처벌하지 말고 사회를 원만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범죄인이 많아진다는 것은 법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괘의 이화(離火)☲의 형벌을 외괘 간산(艮山)☶으로 그치게 한다는 의미도 된다. 서괘 「서괘전」은 화뢰서합괘 다음에 산화비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21. 화뢰서합(火雷噬嗑)

괘의 하늘에는 하늘의 법칙이 있고 지상에는 지상의 법칙이 있으니, 악함에 대한 징벌을 밝히고 사회의 올바른 법칙을 세워라(明罰勅法). 괘명과 괘상 외괘가 이화(離火)☲, 내괘가 진뢰(震雷)☳로 이루어진 괘를 ‘서합(噬嗑)’이라 한다. 괘상(卦象)으로 볼 때 아래턱(초구)과 위턱(상구) 가운데 있는 구사의 실물(陽)을 씹어 합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외괘가 불☲이고 내괘가 우레☳이니 번개와 천둥을 의미하며, 이는 사회적으로 범죄를 응징하는 형벌(刑罰)을 뜻한다. 오늘날 형사법(刑事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를 나타낸 대표적인 괘이다. 서괘 「서괘전」은 풍지관괘 다음에 화뢰서합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可觀而後에 有所合이라 故로 受之以噬嗑하고 가관이후 유소합 고 수지이서합 가히 ..

20. 풍지관(風地觀)

괘의 하늘에서 바람이 불면서 천하를 고무(鼓舞)시키듯이, 민생(民生)을 잘 살펴 올바른 길을 가르치라(觀民設敎). 괘명과 괘상 외괘가 손풍(巽風)☴, 내괘가 곤지(坤地)☷로 이루어진 괘를 ‘관(觀)’이라 한다. 땅 위에 바람이 불어 천하 만물을 고루 만져 주듯이, 천하 백성을 두루 살펴본다는 뜻이다. ‘관(觀)’자는 황새(雚)가 비상하여 천하를 보는(見) 상을 취한 것이다. 아래에 있는 만 백성을 살펴보고 두루 어루만져주는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나타내는 상이기도 하다. 또한 내괘의 음이 자라나서 사효(외괘 초효)까지 이르니, 구오와 상구의 양 군자가 애틋한 마음으로 천하를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관(觀)은 정신수양을 나타내는 괘이기도 하다. 내괘의 곤지(坤地)☷는 인간의 배를 의미하고 외괘의 손풍(巽風)..

19. 지택림(地澤臨)

괘의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가는 군자는 항상 백성을 올바로 가르치고 끝없이 포용하여야 한다(容民无疆). 괘명과 괘상 외괘가 곤지(坤地)☷, 내괘가 태택(兌澤)☱으로 이루어진 괘를 ‘임(臨)’괘라 한다. 초구의 양과 구이의 양이 내괘의 가운데까지 이르면서, 양의 기운이 군림하여 밝은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음효가 넷으로 음의 기운이 많지만, 내괘의 중효까지 차지한 양의 기운을 음 기운이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양의 기운이 뻗어나가게 된다. 지택림괘와 반대로 내괘 이효까지 음으로 이루어지고 삼효부터 상효까지 양효로 이루어진 괘는 천산돈(天山遯)괘가 되는데, 음의 기운이 내괘 중효까지 이르면 상대적으로 많은 양 기운도 자라나는 음 기운을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양 기운이 도망간다고 하여 ‘돈(遯)’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