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주역의 기본원리 25

9. 의사결정과 예측판단(豫測判斷)방법으로서의 점(占)

1. 현대 민주사회에서의 의사결정의 합리성에 대하여 근대 이후의 민주주의 원리는 인간은 이성적(理性的)이고 합리적(合理的)인 존재로서 자유의지(自由意志)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진다는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언행이 진정 자유의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하여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근대 이후의 역사적 사실과 오랜 사회적 경험을 통해 볼 때, 인간의 의사결정은 결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때, 자유의지에 의한 이성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인간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내용에는 그 자신만의 영역을 벗어난 대단히 복잡한 주변적 상황의 인과관계가 내재되어 있다...

4-1. 팔괘와 사상체질론(팔괘체질론)

팔괘의 사상을 발생적 사상과 현상적 사상으로 구분하여 보면, 근원과 현상, 체와 용이 모두 같은 경우가 있고, 서로 다른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역』에서 논하는 사상(四象)은 일반적으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상체질론과는 다르다. 한의학에서도 『주역』에서의 사상론을 토대로 체질을 연구하면 보다 의미있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1, 건(乾 ☰)은 발생적 사상이나 현상적 사상이 모두 태양(太陽)이므로 근원과 현상, 체(體)와 용(用)이 모두 강건하고 동적인 태양의 속성을 지닌다. 2. 태(兌 ☱)는 발생적 사상은 태양(太陽)이나 현상적 사상은 소음(少陰)이므로 근원과 체는 태양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나, 외부에 나타나는 현상과 용은 소음으로 표출된다. 3. 이(離 ☲)는 발생적 사상이나 현상적 사상..

8-3. 대성괘 64괘의 변화원리(괘변법)

1. 괘변법(卦變法)의 의의 64괘 384효는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전체와 부분으로서, 괘와 괘로서, 효와 효로서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간사회에 있어서 한 인간이라는 개체가 집에서는 가족의 일원으로 부자(父子), 부부(夫婦), 형제(兄弟) 등의 관계를 맺고 있고, 직장에서는 직장의 구성원으로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종 사회단체에서 또한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고,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일정한 법률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상호 유기적인 관계는 지구라는 거대한 환경 안에서 존재하고 있는 모든 존재자들 사이에 나타나는 것이며, 또한 신과 인간과 자연과의 사이에서도 상호간에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모든 존재와 환경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는 ..

8-2. 대성괘 효위와 관계론적 분석

1. 효(爻)와 효위(爻位)의 의미 1) 효(爻)의 의미 괘를 형성하고 있는 각각의 구성단위를 효(爻)라고 한다. 효는 괘(卦)가 나타내는 전체적(全體的)인 상황과 효(爻)에 내재된 부분적(部分的)인 상황의 실질을 판단하는 기초가 되는 개념이며, 괘(전체)와 효(부분) 및 효 상호간의 관계성과 변화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이다. 『주역』「계사상전」제3장에 “효라는 것은 변하는 것을 말한다(爻者 言乎變者也)”고 하였고, 「계사하전」제10장에 “도에 변동이 있으므로 효라고 일컫는다(道有變動 故曰爻)”라고 하였으며, 「계사하전」제1장에는 “효라는 것은 이것을 본받는 것이다(爻也者 效此者也)”라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효(爻)라는 것은 변화의 상황적 계기가 되고 또한 그 변화의 기미를 고찰하여 본받는 ..

8-1. 대성괘를 파악하는 기본개념

1. 대성괘 6효의 공간성 1) 대성괘 6효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동양철학을 이해함에 있어서는 천문(天文)·지리(地理)·인사(人事)를 망라하는 종합적 사유체계를 갖추어야 함을 살펴본 바가 있다. 다시 말하면 동양철학에 있어서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가 언제나 함께 어우러지는 종합적 가치판단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주역』의 해설전인 십익(十翼) 가운데 하나로서 「설괘전(說卦傳)」 제2장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옛적에 성인이 역을 지음은 장차 성명(性命)의 이치에 순하고자 함이니, 이로써 하늘의 도를 세워 가로되 음(陰)과 양(陽)이요, 땅의 도를 세워 가로되 유(柔)와 강(剛)이요, 사람의 도를 세워 가로되 인(仁)과 의(義)니, 삼재(三才)를 아울러 둘로 하니..

8. 대성괘(大成卦)가 6효(爻)로 이루어진 의미

우리는 『역』이 음양이진법(陰陽二進法)에 의해 이루어진 자연법임을 알아 왔다. 그런데 음양이진법은 ‘2의 0승’부터 무한대로 한없이 나아가는데, 왜 하필이면 ‘2의 6승’을 기본으로 하여 자연과 인간사의 변화현상을 설명하는 원리로 매듭을 지었는가 하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해 볼 수가 있다. 1. 자연수 7의 조화 수의 기본이 되는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의 관계를 살펴보면 ‘7’이란 수가 지닌 고유한 특성이 있다. 예컨대 ‘1’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마치 태극과 같이 모든 것을 낳는 근원이 된다. 그래서 사실 모든 수에는 1이 내포되어 있다. 2·4·6·8은 2의 배수로서 서로 형제관계가 된다. 3·6·9 역시 3의 배수로서 서로 형제관계가 된다. 5와 10은 역시 ..

7-1. 현행본 『주역』64괘의 배열원리와 특징

1. 64괘 배열원리로서의 도전괘와 배합괘 현행본 『주역』은 상경 30괘와 하경 34괘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 번째 괘인 중천건(重天乾)괘로부터 마지막 64번째 괘인 화수미제(火水未濟)괘에 이르기까지의 괘상(卦象)을 보면 1·2(건·곤), 3·4(둔·몽), 5·6(수·송) … 61·62(중부·소과), 63·64(기제·미제)와 같이 둘씩 짝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두 괘씩 짝을 맞추는 기본방식은 도전괘(倒顚卦)와 배합괘(配合卦)의 원리이다. 1) 도전괘 일반적으로 6효(爻)로 이루어진 괘는 아래로부터 위로, 즉 맨 아래를 초효(初爻)로 하고 맨 위를 상효(上爻)로 보아 괘상(卦象)을 판단한다. 그런데 보는 방향을 거꾸로 하여 맨 위를 초효로 보고 맨 아래를 상효로 볼 경우에 기본적인 괘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7. 대성괘 64괘의 형성원리

태극에서 양의(음양) 사상을 거쳐 이루어지는 기본팔괘는 음양 3단 구조로 되는데 이를 소성괘(小成卦)라고 하고, 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진 괘를 대성괘(大成卦)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음양 3단 구조로 된 소성괘(팔괘)를 ‘trigram’(三線型)이라 표현하고,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진 대성괘(64괘)를 ‘hexagram’(六線型)으로 표현한다.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지는 원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가장 자연법의 원리에 기초를 선천팔괘와 후천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이 두 가지의 팔괘배열이 서로 결합하여 음양 6단 구조로 나타나는 기본방식으로는 다음의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선천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이루어지는 ‘선천팔괘상중방식’이고, 둘째는 후천..

6-1. 선천(先天) 후천(後天)의 개념에 대하여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라는 용어가 이른바 역학(易學)에서 관용적으로 쓰이게 된 기원은 아마도 하도(河圖)와 낙서(洛書) 그리고 선천팔괘와 후천팔괘를 비교하게 되면서부터 쓰이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선천과 후천의 개념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가는 다소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개념 중의 하나는 종교적(宗敎的) 이론에 입각한 것으로 후천(後天)을 내세(來世) 혹은 개벽(開闢)된 이후의 용화세계(龍華世界)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대자연의 원리를 연구하는 순수한 입장에서 볼 때, 선천과 후천의 의미에는 대체로 다음의 4가지로 볼 수 있으며, 각각의 의미는 경우에 따라 특정적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쓰이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1. 학리적 개념(學理的 槪念) 1) 일원적..

6. 선천팔괘와 후천팔괘 : 우주변화의 원상(原象)

1. 복희선천팔괘·문왕후천팔괘의 명칭과 유래 1) 복희선천팔괘(伏羲先天八卦)의 명칭과 유래 『주역』계사하전 제2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옛적에 포희씨가 천하에 왕을 할 적에 우러러서는 하늘의 형상을 보고, 구부려서는 땅의 법을 보며,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보며, 가까이는 저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저 물건에서 취하여, 이에 비로소 팔괘를 지음으로써 신명의 덕을 통하며 만물의 실정을 같이 하니, …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에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며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며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야 於是에 始作八卦하야 以通神明之德하며 以類萬物之情하니 … 복희(伏犧․包犧)는 중국 고대 삼황오제(三皇: 복희․신농․황제, 五帝: 소호․전욱․제곡․요․순)시대에 해당하는 성인으로 약 5000여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