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에서 양의(음양) 사상을 거쳐 이루어지는 기본팔괘는 음양 3단 구조로 되는데 이를 소성괘(小成卦)라고 하고, 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진 괘를 대성괘(大成卦)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음양 3단 구조로 된 소성괘(팔괘)를 ‘trigram’(三線型)이라 표현하고,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진 대성괘(64괘)를 ‘hexagram’(六線型)으로 표현한다.
음양 6단 구조로 이루어지는 원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가장 자연법의 원리에 기초를 선천팔괘와 후천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이 두 가지의 팔괘배열이 서로 결합하여 음양 6단 구조로 나타나는 기본방식으로는 다음의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선천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이루어지는 ‘선천팔괘상중방식’이고, 둘째는 후천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이루어지는 ‘후천팔괘상중방식’ 그리고 셋째는 선천팔괘와 후천팔괘가 서로 교차하여 이루어지는 ‘선후천팔괘상교방식’이다.
1. 선천팔괘상중방식(先天八卦相重方式)과 라이프니츠의 보편기호법
1) 선천팔괘상중방식(先天八卦相重方式)
태극(太極)에서 양의(兩儀) 사상(四象) 팔괘(八卦)로 분화되는 자연적인 순서가 되는 선천팔괘(☰ ☱ ☲ ☳ ☴ ☵ ☶ ☷)가 서로 거듭하여 6효로 이루어진 대성괘가 되는데, 이를 ‘선천팔괘상중방식’이라고 한다. 우선 건천(☰)을 아래(내괘)에 놓고 그 위에 각각 선천팔괘 8가지를 교차하면 6효로 이루어진 대성괘 여덟 괘가 나오게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각각 태택(☱), 이화(☲), 진뢰(☳), 손풍(☴), 감수(☵), 간산(☶), 곤지(☷)를 아래에 놓고 그 위에 각각 기본팔괘를 교차하면 모두 6효로 이루어진 대성괘 64괘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64괘가 배열하게 된다.
2) 라이프니츠의 보편기호법
이러한 선천팔괘상중방식은 태극에서 음양, 음양에서 사상, 사상에서 팔괘, 팔괘에서 16괘, 16괘에서 32괘, 32괘에서 64괘로 분화 발전되는 자연한 순서가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복희 64괘 원도(圓圖)와 방도(方圖)’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방식이다.
또한 이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서 이진법(二進法) 연산방식의 디지털 이론을 완성한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의 이론과도 같은 것이다.
2. 후천팔괘상중방식(後天八卦相重方式)
‘후천팔괘상중방식’이란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하면서 나타나는 변화(공간이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변화), 즉 시간(계절)에 중점을 두고 배열을 달리한 후천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각각 서로 거듭하여 64괘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만물을 마치고 만물을 비롯하게 하는 동북방 간☶으로부터 시작하여 만물이 화생하는 봄을 뜻하는 동방 진☳, 동남방 손☴, 남방(여름) 이☲, 서남방 곤☷, 서방(가을) 태☱, 서북방 건☰, 북방(겨울) 감☵의 순서로 하여 각각 서로 거듭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64괘가 배열하게 된다.
이 방식은 주로 계절과 기후변화의 양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3. 선후천팔괘상교방식(先後天八卦相交方式)
선천팔괘는 어느 계절과 방위에서나 공간적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의 공간(空間)과 지리적(地理的) 원상(原象)을 표현한 것이고, 후천팔괘는 그러한 공간의 변화에서 나타나는 계절적 변화 즉 시간적(時間的) 양상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우주변화의 원리는 선천팔괘와 후천팔괘의 조합을 통해서 그 온전한 원상(原象)이 드리워지게 된다.
후천팔괘가 표상하는 계절․방위의 어느 시점에서나 항상 선천팔괘의 공간적 양상은 그대로 펼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후천팔괘의 각 괘를 체(體)로 하여 선천팔괘를 각각 공간적으로 배열하면 우주변화의 원상(原象)이 이루어지고, 이렇게 되면 팔괘가 서로 거듭하여 나타나는 6효로 이루어진 대성괘(大成卦) 64괘의 조합이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공간의 변화, 즉 시간(계절)을 나타내는 후천팔괘를 체로 하여 만물을 마치고 만물을 비롯하는 동북방 간☶으로부터 시작하여 각각의 방위에 공간을 나타내는 선천팔괘를 교차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64괘가 배열하게 된다.
※ 신성수, 『주역통해』(대학서림, 2005), 58∼63쪽; 신성수, 『현대주역학개론』(대학서림, 2007), 130∼13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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