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과 인생 22

인간은 현재(現在)가 아닌 미래(未來)를 살고 있다.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인간도 자연도 사회도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인간은 항상 자기가 존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간단위로 세월을 구분하여 왔다. 그러나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에 사실상 ‘현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얹혀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끊임없이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의 오늘은 바로 어제가 되고 내일은 곧바로 오늘이 된다. 시간의 폭을 넓히면 현재라고 생각하는 찰나(刹那)는 순간순간 과거가 되고 미래는 순간순간 현재가 된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은 현재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미래 속을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 화엄교학(華嚴敎學)의 창시자..

‘쓸모없음의 쓸모’(無用之用)와 지성여신(至誠如神)

이 세상의 모든 관습은 종교성 · 민족성 · 이념성 등에 기초하여 일정한 공동체의식을 지니고 있는 사회공동체나 조직에서 일정한 관행(慣行)이 주기적(週期的)으로 반복됨으로써 형성된다. 주기성에 바탕을 둔 관습의 대부분은 지구의 공전(公轉)에 따른 1년 단위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관습이 새해의 시작이 될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사실 지구의 공전주기(公轉週期)에 따른 새해의 시작은 24절기로 보면 동지(冬至)가 될 것이다. 전통적 사유로 볼 때, 동지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길어 음(陰) 기운이 극성한 때이면서 동시에 다시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게 되어 양(陽) 기운이 생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기운이 다시 생한다고 하여 ‘일양시생(一陽..

독경(讀經)은 마음의 파동을 일으켜 정신과 육체를 일깨운다.

사람은 정신작용과 육체운동을 통하여 삶을 영위하고 있다. 정신작용은 사고(思考)를 통하여 나타나며, 육체운동은 체내의 모든 생리작용으로부터 외적 신체작용에 이르기까지 육체적 생명작용의 모든 것으로 나타난다. 정신작용과 육체운동이 조화를 이룰 때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정신작용과 육체운동이 결코 별개의 영역인 것은 아니다. 정신과 육체는 상호근원이 되면서 이 현상계에서 궁극적 삶을 표현하고 있다. 온전하지 못한 정신은 그대로 육체에 나타나며, 건강하지 못한 육체는 그대로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정신과 육체를 통할하는 실체를 우리는 마음이라고 한다. 마음은 현상계의 정신과 육체를 운용하는 실체이면서 인간의 궁극적 존재를 품고 있다. 그 마음(心)의 소리(音)를 의(意)라고 하며,..

미인(美人)과 지선사회(至善社會)

현대 민주사회의 대강령은 인격평등의 원칙이다. 인종, 종교, 성별, 나이, 직업 등 현상적 차이를 넘어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인격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국제연합헌장을 비롯하여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대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모든 인간은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상에 있든 어떠한 일을 하든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모든 인간은 상호간에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인간은 인격적으로 동등하다. 그런데 동서를 막론하고 예로부터 성인과 철인들은 인간의 영적 차원과 마음의 깊이에 관하여 논하였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그 마음의 깊이에 따라 영적 차원이 다르고 처세가 다르다는 것이다. 도가(道家)에서는 지극한 깨달음을 얻은 경지에 있는 사람을..

『심인경(心印經)』: 마음(心)은 정(精)·기(氣)·신(神)을 아우른다.

성령(聖靈)이 임하고, 불성(佛性)을 깨닫고, 성리(性理)를 터득하고, 도(道)를 얻는다. 이는 인간으로서 본질을 터득하는 궁극적인 경계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인 그 무엇을, 신(神)이든 영(靈)이든 도(道)이든 성(性)이든, 어떠한 교리에 의해 어떠한 철학적 담론으로 설명을 한 들, 논리적으로는 혹은 거부할 수 없는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해하거나 믿을 수 있을지라도 그 교리나 담론을 깨달음과 일치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깨달음, 즉 존재의 근원을 깨우친다는 것은 논리적 문제이거나 강요된 믿음이 아닌 모든 존재의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적 요소를 정(精)과 기(氣)와 신(神)의 관계로 파악하고 이를 마음의 작용으로 일관(一貫)하는『심인경(心印經)』은 전형적인 도교(道敎) 경전 가운..

기도(祈禱)하는 마음으로 새 해를 연다.

새해 출발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모든 인간이 염원하는 그 모든 것을 위하여! 진정한 기도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모으게 한다. 진정한 기도는 마음을 선(善)하게 한다. 진정한 기도는 정신과 육체를 마음으로 하나 되게 한다. 진정한 기도는 정신계의 파동을 물질계에 전이시켜 현상계를 변화시킨다. 진정한 기도는 세상을 교란시키지 않는다. 진정한 기도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한다. 진정한 기도는 영성을 회복하게 한다. 진정한 기도는 마음을 사랑과 평화와 자비로 충만하게 한다. 진정한 기도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 진정한 기도에는 종파(宗派)가 없다. 진정한 기도에는 이기심이 없다. 진정한 기도에는 권위의식이 없다. 진정한 기도에는 대상으로서의 하느님과 부처님도 없다. 지난 세월이 그랬던 것처럼 올 한..

미소(微笑)짓는 마음으로 세상을 달래본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천편일률적으로 억지스러운 미소로 일관하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미소는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 미소는 세상사에 대한 통찰과 이해에서 나온다. 그리고 미소는 성인(聖人)들의 사랑과 자비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미소는 잔잔한 마음의 파동을 일으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인간의 얼굴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어떠한 생김새이든 그 사람의 마음에 드리워진 기운은 순간순간 만들어지는 얼굴 표정으로 나타난다. 권위에 찬 표정, 허세에 찬 표정, 분노의 표정, 의기소침한 표정, 겸손한 표정, 자비와 사랑의 표정 등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삶의 애환을 표정으로 나타내고 있다. 삶의 여정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나날이지만 모든 ..

'마음'에 대하여 - '마음'은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실체로 궁극적 존재를 품고 있다

인간은 대자연과 더불어 시원(始原)을 알 수 없는 그 언제부터 존재하여 왔다.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인간을 규정짓는 궁극적 요소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은 종교철학이 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될 것이다. 인간은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물질계의 무상(無常)함을 알고 있기에 변화무쌍한 현상계의 파동 속에서도 불변하는 그 무엇을 정신계에서 찾고자 하였다. 정신계의 근원에 관한 문제는 전통적으로 종교철학의 영역에 속해 왔지만, 근대 이후 인간중심적 세계를 구축하면서 발전한 과학의 성과는 오늘날 인간이 범접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여겨왔던 신(神)의 영역에 접근하게 되었다. 인간이란 존재의 근본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이론이 전개되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

'창조적 상상력'을 위한 학습도구 13가지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데카르트는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를 통해 이원론적 세계관을 구축한 대표자이다. 철학의 대표적인 범주인 존재론과 인식론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생각’이라는 것이 될 것이다. ‘생각’은 ‘생각’을 낳아 철학적 사유의 수많은 갈래를 형성하기도 하고, 그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생각’의 근원을 보고자 하면 깨달음의 세계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생각’을 어떻게 정의하든 사람이 생각한다는 것은 궁극적 생명력인 그 무엇이 끊임없이 파동을 일으키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생각’을 뇌의 물리적 작용으로 보든 정신계의 작용으로..

꿈(夢)의 반전(反轉) : 점(占)에서 분석심리학으로의 여정

인간은 꿈을 꾼다. 이성적 사고의 꿈은 내일을 위한 설계도가 되기도 하고 혹은 상상력의 날개를 펴고 허공에 흩어지기도 한다. 한편 잠자는 동안 꾸는 꿈은 흐릿한 영상 속에 잊혀지거나 뭔지 모를 감흥으로 잠시 기억에 머물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는 영감(靈感)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현실성 있는 메시지로 전환되기도 한다. 고대사회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꿈을 전조와 예지를 나타내는 징표로 간주하여 길흉(吉凶)을 판단하는 점(占)의 한 유형으로 중시되었다. 이는 고대인들의 신화나 전설 혹은 고대사회의 문헌을 통해 알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중 하나인 『주례(周禮)』를 살펴보면 점복(占卜)을 관장하는 관리의 하나로 점몽관(占夢官)을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꿈이란 인간이 잠을 자는 동안 인간의식의 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