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화공존과 소통 17

공자(孔子)와 노자(老子)를 빌려 정치(政治)를 말하다.

계강자(季康子)가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다.(政者 正也)”라고 말하였다(『논어(論語)』 「안연(顔淵)」). 이 말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政治)의 기본 강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대적 표현을 곁들인다면, 정치란 ‘국민을 위하여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사회에서 ‘바르다’라는 것의 기준은 국민의 보편적 이익, 이른바 공리(公利)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의 일신(一身)을 위한 것이 아니고, 특정 정당이나 단체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 정의 관념에 맞아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정치(政治)는 이른바 정치한다고 자처하는 자들만이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민사회 조직을 비롯하여 기업이나 ..

展望 2 - 을미(乙未)년의 상징과 전망 그리고 삶의 의미

상징(象徵)은 집단적 산물이다. 보다 보편적인 상징도 있고 지역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가치관적으로나 한정된 상징도 있다. 종교적 상징, 철학적 상징, 과학적 상징, 문화적 상징 이 모든 것에는 이 세상이 그렇듯 다양성과 다원성이 내재되어 있다. 때문에 모든 상징을 인류 전체에 일반화시킨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고 위험한 적용이 될 수도 있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라는 상징기호로 세상 변화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은 천간과 지지라는 상징부호를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민족이나 집단에 내재된 하나의 집단적 가치관의 표현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권의 기년법에 따르면 서기 2015년은 60갑자의 주기 가운데 을미(乙未)년에 해당된다. 10천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과 12지지(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

노자(老子)의 이상국가론과 평화공존론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동물(動物)이다. 동물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동물 중에서 지능이 가장 발달한 인간은 오늘날의 문명세계를 이루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현대 문명의 이면에는 동물속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인간세계의 참모습이 있다. 성욕을 비롯한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현세적 권력과 금력을 추구하는 욕구, 특정 개인을 숭배하는 특정 집단의 배타적 권력을 확보하려는 욕구, 끊임없이 강대한 국가를 만들려는 욕구 등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문명사회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 현대사회의 실상은 문명의 탈을 쓴 동물의 세계와 다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발산되는 욕구는 인간 개개인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조직과 조직, 사회와 사회, 국가와 국가 등 모든 관계망에서 갈등과 충돌을 ..

展望 1 : ‘준비된 미래’를 위하여(1) - 위기의식의 증폭

현대사회는 마치 지구의 자전과 공전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듯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변화의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문화의 발전으로 인하여 세상의 모든 현상과 요인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시간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세 가지 양태가 존재한다. 이러한 시간의 범주는 인류의 역사에 있어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식차원에 따라 달리 나타나게 된다. 스티븐 컨(Stephen Kern)은 1983년에 출간한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The Culture of Time and Space 1880∼1918)』 (휴머니스트, 2004)의 결론부분(pp.726-727)에서 다음과 같은 언급을 하고 있다. 시간의 세 가지 양태 중 과거에 대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정신세계를 세상에 고백하고 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생명활동의 시작을 울음소리로 알린다. 이 소리는 그 자신의 생명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 최초의 소리는 사회적 풍토에 적응하여 각각 체계화된 언어와 문자로 발전하게 된다. 인간은 각자의 환경 속에서 습득된 언어와 문자로 자기자신을 드러낸다. 인간은 그 자신의 내면세계를 언어와 문자를 통해 외부로 나타낸다. 다시 말하면 언어와 문자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현상계에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는 자신의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종교적으로 행해지는 진언이나 주문, 기도문 암송, 찬송가, 독경 등은 신성한 의미를 지닌 언어와 문자를 반복하여 음미함으로써 자신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고자 하는 수양 수단이다. 소리는 ..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또다른 갈림길 그리고 현실

문명은 어디로 가는가? 유토피아로 가는 것인가 아니면 디스토피아로 가는 것인가? 모든 현상의 이면에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하고 있다. 유토피아로 갈 것인가 아니면 디스토피아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은 그 현상에 관련되어 있는 모든 존재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 현상이 진행되는 동안 그 현상과 관련되어 있는 존재들간에 수많은 갈등과 대화, 진상규명 요구와 책임회피, 무관심, 회유와 협박,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 등이 끊임없이 전개되어 간다. 모든 현상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이해관계의 노선에 따라 협력과 대립의 전열이 만들어져 간다. 대의적 명분의 탈을 쓰고 있는 사리사욕도 있을 것이고, 소박한 한 서민의 지혜로운 의견도 있을 것이고, 어쩔수 없이 진행되어 가는 현상을 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전쟁과 평화, 파국과 희망이라는 두 가지 양상은 인류가 존재하는 현상세계에서는 마치 지구라는 항성에 낮과 밤이 공존하고 있듯이 동시에 존재하는 두가지 모습일 것이다. 서구적 개념으로는 유토피아로 표현되는 이상사회, 이상향, 낙원에 대한 상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학적 철학적 상념으로 표현되기도 하였고, 때로는 현실세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상사회를 의미하는 유토피아는 여러모로 불완전하고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현실세계에 대한 인식, 즉 현실세계의 디스토피아적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인류사의 흐름은 디스토피아적 현실과 유토피아적 희망의 교차 속에서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우주가 탄생한 이래로 인류의 탄생 이래로 또는 조물주의 창조 이래로 이 세상은 마치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