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2장

돈호인 2020. 9. 28. 20:36

 

2. 天下章

   천하장

 

天下 皆知美之爲美 斯惡已

천하 개지미지위미 사오이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 有無相生 難易相成

고 유무상생 난이상성

長短相形 高下相傾

장단상형 고하상경

音聲相和 前後相隨

음성상화 전후상수

是以 聖人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시이 성인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萬物 作而不辭 生而不有

만물 작이불사 생이불유

爲而不恃 功成弗居

위이불시 공성불거

夫唯弗居 是以 不去

부유불거 시이 불거

 

皆 : 다 개  已 : 따름 이  難 : 어려울 난  易 : 쉬울 이  傾 : 기울 경  聲 : 소리 성

和 : 화할 화  隨 : 띠를 수  處 : 머물 처  敎 : 가르칠 교  辭 : 말씀 사․사양할 사

恃 : 믿을 시  居 : 살 거  惟 : 오직 유  去 : 갈 거

 

천하가 모두 아름다움이 아름다운 줄로만 알고 있지만 이는 추악할 따름이고,

모두 착함을 착한 줄로만 알고 있지만 이는 착하지 못할 따름이네.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은 서로 낳아주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루어주며,

길고 짧음은 서로 형상하고, 높고 낮음은 서로 기울게 하며,

음과 소리는 서로 화하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르네.

이로써 성인은 무위(無爲)의 일에 처하고 말없는 가르침을 행하시니,

만물이 일어나도 사양하지 않고 낳아져도 소유하지 않으며

만들어져도 자랑하지 않고 공이 이루어져도 머물지 않으니,

무릇 오로지 머물지 않기 때문에 이로써 그 공이 떠나지 않네.

 

  1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도의 본체에서 보면 아름다움과 추함, 착함과 착하지 못함이란 것은 상대적인 것으로 그 본질은 없다. 아름다움과 착함이란 끝없는 상대적인 비교 속에서 그 순간에 일시적으로 비교되어질 뿐 영원한 본질은 없는 것이다.

  있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없음()이 있고 없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있음()이 있으니,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생하여 주는 근원이 된다. 예를 들어 지구가 자전하면서 해가 뜨면 양 기운이 작용하고 해가 지면 음 기운이 작용하면서 낮과 밤이 교차하고 있는데, 낮의 있음과 밤의 없음은 서로가 서로를 낳아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계사상전5장에서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을 도라 한다”(一陰一陽之謂道)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현상에서 펼쳐지는 일에 있어서의 어려움과 쉬움, 길이에 있어서의 길고 짧음, 높이에 있어서의 높고 낮음, 상황에 있어서의 앞과 뒤는 모두가 상대적인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성인은 억지로 하지 않는 무위(無爲)로 일을 하고 말없는 가르침으로 행한다. 성인은 억지로 함이 없는 일과 말이 없는 가르침으로 베푸니, 이에 따라 만물이 일어나도 사양하지 않고, 만물을 낳았어도 자기 소유로 하지 않고, 만물을 만들어도 자랑하지 않고, 공을 이루었어도 그 공에 집착하여 머무르지 않는다.

  바로 이렇게 공에 집착하여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공덕이 성인에게서 떠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군자가 천하 백성을 위하여 수고함을 마다하지 않는 주역지산겸괘(地山謙卦) 구삼효사(九三爻辭)구삼은 수고로워도 겸손하니, 군자가 마침이 있으니 길할 것이다”(九三 勞謙 君子 有終 )라고 했고, 이 효사를 풀이한 효상전(爻象傳)에서는 상에 이르길, 수고로워도 겸손한 군자는 모든 백성이 복종한다”(象曰 勞謙君子 萬民服也)고 했는데, 이에 대해 공자는 계사상전8 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수고로워도 겸손하니 군자가 마침이 있으니 길하다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수고로워도 자랑하지 않으며, 공이 있어도 덕으로 하지 않음이 두터움의 지극함이니, 그 공으로써 남에 아래함을 말한다. 덕은 성함을 말하고 예는 공손함을 말하니, 겸손이란 것은 공손함을 이루어서 그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다.”(勞謙 君子有終 子曰 勞而不伐 有功而不德 厚之至也 語以其功下人者也. 德言盛 禮言恭 謙也者 致恭 以存其位者也.)

 

天下가 皆知美之爲美하나니 斯惡已오

皆知善之爲善하나니 斯不善已니라

故로 有無는 相生하고 難易는 相成하며

長短은 相形하고 高下는 相傾하며

音聲은 相和하고 前後는 相隨하니

是以로 聖人은 處無爲之事하고 行不言之敎하사

萬物이 作而不辭하고 生而不有하며

爲而不恃하고 功成弗居하나니

夫唯弗居일새 是以로 不去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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