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시(揲蓍) 18변의 과정을 통해 여섯 효가 형성되면 대성괘가 이루어지고 각 효의 소양 소음 노음 노양으로 효의 변(變)과 불변(不變)이 판단되며, 따라서 변효(變爻 : 544 또는 988이 나올 경우)가 있으면 본괘(本卦)에서 변하여 간 지괘(之卦)가 나오게 된다.
설시를 하면서 나타나는 변화의 정황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또한 64괘의 각 괘는 전체의 한 부분이지만 각 괘에는 64괘 전체의 원형이 담겨 있다. 예컨대 산천대축(山天大畜)괘가 본괘로 나왔을 경우에 여섯 효가 모두 변하지 않은 상태로 나올 수도 있고, 어느 한 효가 변할 수 있으며, 어느 두 효가 변할 수 있고, 어느 세 효가 변할 수 있으며, 어느 네 효가 변할 수 있고, 어느 다섯 효가 변할 수 있으며, 여섯 효 모두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산천대축괘를 본괘로 하여 64괘가 나오게 된다.
세 효가 변한 경우를 가정하여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이 설시를 해서 나온 본괘에서 효가 변하는 경우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떠한 기준에 의해 상황을 판단하고 예측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 나오게 된다. 이 방법론을 ‘체용추견법(體用推見法)’이라고 하는데, 그 일반적인 기준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한 효가 변했을 경우에는 본괘의 상황과 변한 효를 체(體)로 보고, 변하여 간 괘(之卦)의 상황과 변하여 온 효를 용(用)으로 보아 판단한다.
두 효가 변했을 경우에는 본괘에서 변한 효 가운데 위에 있는 효를 체로 보고, 아래 효를 용으로 보아 판단한다.
세 효가 변했을 경우에는 본괘의 전체 상황에서 절반이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본괘의 괘사(단사)와 대상전을 체로 보고, 지괘의 괘사와 대상전을 용으로 보아 판단한다.
네 효가 변했을 경우에는 이미 본괘의 전체 상황에서 2/3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괘에서 변하지 않은 효 가운데 아래 효를 체로 놓고 위 효를 용으로 보아 판단한다.
다섯 효가 변했을 경우에는 본괘의 상황 대부분이 지괘로 옮겨진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지괘의 불변효(不變爻)를 체로 보고 본괘의 불변효를 용으로 보아 판단한다.
여섯 효가 모두 변했을 경우에는 본괘의 전체적인 상황이 변한 것이기 때문에, 특정 효를 보고 판단하지 않고 지괘의 괘사(단사) 및 대상전을 체로 놓고 본괘의 괘사(단사) 및 대상전을 용으로 보아 판단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설시를 통해 나온 괘상은 설시한 자가 알고자 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음양기운의 조짐으로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알고자 하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예측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어느 경우이든 앞에서 설명한 중(中)·정(正)·응(應)·비(比)의 관계적 상황과 대성괘 변화원리인 지괘·호괘·도전괘·배합괘·착종괘 등의 내용(특히 지괘와 호괘)을 참고하여 종합적으로 관찰하여야 정확한 판단예측을 할 수 있다.
※ 신성수, 『주역통해』(대학서림, 2005), 93∼95쪽; 신성수, 『현대주역학개론』(대학서림, 2007), 224∼22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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