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팔괘의 개념
음양의 역동적인 분화작용으로 사상(四象)이 다시 각각 음양으로 분화․발전하여 8가지의 물상(物象)으로 나타나니 이를 팔괘(八卦)라 한다. 사상(四象)은 형이상적 기운이 형이하적 물상으로 전환되려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면, 팔괘(八卦)는 그 8가지의 속성이 형이하적 물상(物象)으로 표현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상에서는 상(象)이라고 한 반면에, 팔괘에서는 괘(卦)라고 하여 이미 현상계에 드러나 물상으로 걸려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하루의 변화와 1년의 변화에서 하루의 변화양상이 3시간 단위의 8상으로 구분되며, 4계절이 다시 8절로 나누어져 기운이 표현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기운의 양상을 각각 표현하기를 태양에서 양으로 발전한 것을 건(乾; ☰)이라 하고, 태양에서 음으로 발전한 것을 태(兌; ☱)라 하며, 소음에서 양으로 발전한 것을 리(離; ☲)라 하고, 소음에서 음으로 발전한 것을 진(震; ☳)이라 하며, 소양에서 양으로 발전한 것을 손(巽; ☴)이라 하고, 소양에서 음으로 발전한 것을 감(坎; ☵)이라 하며, 태음에서 양으로 발전한 것을 간(艮; ☶)이라 하고, 태음에서 음으로 발전한 것을 곤(坤; ☷)이라 한다.
2. 기본팔괘(基本八卦)의 의의
순서에 입각하여 괘명과 그 대표적 물상을 표현하여 붙이는 명칭으로 일건천(一乾天), 이태택(二兌澤), 삼이화(三離火), 사진뢰(四震雷), 오손풍(五巽風), 육감수(六坎水), 칠간산(七艮山), 팔곤지(八坤地)가 사용된다. 팔괘의 8가지가 순서를 달리할 수 있는 총 경우의 수(8×7×6×5×4×3×2×1)는 모두 40,320가지가 된다. 즉 이미 팔괘에 이르면 자연변화에 있어 천변만화하는 기본 틀이 갖추어진 것이 된다. 그럼에도 태극에서 양의로, 양의에서 사상으로, 사상에서 팔괘로 자연히 분화되는 음양이진법으로 보면 일건(一乾), 이태(二兌), 삼리(三離), 사진(四震), 오손(五巽), 육감(六坎), 칠간(七艮), 팔곤(八坤)의 순서로 분화 발전되는 유일한 기본 순서가 되기 때문에, 이 팔괘 배열을 “기본팔괘차서도”라 하고 『역경』의 발전변화법칙의 기본 법도가 된다.
3. 괘 기운의 양상
기본팔괘에 있어 순양인 건괘(☰)와 순음인 곤괘(☷)를 제외한 나머지 6괘는 각각 일양이음괘(一陽二陰卦)인 진괘(☳) 감괘(☵) 간괘(☶)와 일음이양괘(一陰二陽卦)인 손괘(☴) 이괘(☲) 태괘(☱)로 구분이 된다. ‘일양이음괘’는 음적 성질이 주된 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음괘(陰卦)라 하고, ‘일양이음괘’는 양적 성질이 주된 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양괘(陽卦)라고 한다.
‘일양이음괘(一陽二陰卦)’인 양괘(陽卦)가 나타내는 기운의 양상은 진괘(☳) 감괘(☵) 간괘(☶)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인 양이 아래에 있느냐 가운데 있느냐 위에 있느냐에 따라 그 괘의 기운에 차이가 있게 되며, ‘일음이양괘(一陰二陽卦)’인 음괘(陰卦)가 나타내는 기운의 양상은 손괘(☴) 이괘(☲) 태괘(☱)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인 음이 아래에 있느냐 가운데 있느냐 위에 있느냐에 따라 그 괘의 기운에 차이가 있게 된다.
이러한 괘 기운의 양상을 파악하여 그 괘의 상을 나타내고자 표현한 것이 건삼련(乾三連), 태상절(兌上絶), 이허중(離虛中), 진하련(震下連), 손하절(巽下絶), 감중련(坎中連), 간상련(艮上連), 곤삼절(坤三絶)이란 용어이다. 양은 이어진 것(連)으로, 음은 끊어진 것(絶)으로 표현하여, 예컨대 태괘(兌卦; ☱)는 하나인 음이 위(上)에 있으므로 태상절(兌上絶)이라 표현하였고, 감괘(坎卦; ☵)는 하나인 양이 가운데에 있으므로 감중련(坎中連)이라 표현한 것이다.
팔괘 기운의 양상을 상으로 표현하면 건(乾☰) 태(兌☱) 리(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으로 표상된다. 이는 역시 자연의 기운 양상을 그대로 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4. 팔괘와 사상수(四象數)와의 관계
팔괘는 사상에서 다시 분화․발전된 것이기에 사상수(四象數)로 표상된다. 그런데 팔괘의 사상수는 발생적인 측면과 현상적인 측면에서 나누어 고찰해야 한다.
발생적(發生的)인 측면에서 볼 때, 팔괘는 사상에서 분화된 것이기에 건(乾)과 태(兌)는 태양(太陽 9), 리(離)와 진(震)은 소음(少陰 8), 손(巽)과 감(坎)은 소양(少陽 7), 간(艮)과 곤(坤)은 태음(太陰 6)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현상적(現象的)인 측면에서는 음의 기본수 2와 양의 기본수 3으로(參天兩地) 각 괘의 음양 수를 합하여 사상수가 결정되는데, 이에 따르면 건(☰)은 3+3+3=9, 태(☱)는 3+3+2=8, 이(☲)는 3+2+3=8, 진(☳)은 3+2+2=7, 손(☴)은 2+3+3=8, 감(☵)은 2+3+2=7, 간(☶)은 2+2+3=7, 곤(☷)은 2+2+2=6으로 되어 건(乾)은 태양수 9가 되고, 태(兌)․리(離)․손(巽)은 소음수 8이 되며, 진(震)․감(坎)․간(艮)은 소양수 7이 되고, 곤(坤)은 태음수 6이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팔괘(八卦)를 사상(四象)으로 파악함에 있어서는 발생적 측면과 현상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원리에 기초를 둘 때 팔괘의 속성을 ‘발생적 측면’에서 본다면, 건(☰)은 기본체인 태양이 양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태(☱)는 기본체인 태양이 음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이(☲)는 기본체인 소음이 양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진(☳)은 기본체인 소음이 음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손(☴)은 기본체인 소양이 양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감(☵)은 기본체인 소양이 음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고, 간(☶)은 기본체인 태음이 양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며, 곤(☷)은 기본체인 태음이 음의 성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편 팔괘의 사상을 현상적 측면에서 보면, 건(☰)은 태양으로 작용하고, 태(☱) 리(☲) 손(☴)은 소음으로 작용하며, 진(☳) 감(☵) 간(☶)은 소양으로 작용하고, 곤(☷)은 태음으로 작용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앞서 ‘순양괘’와 ‘순음괘’, ‘일양이음괘’와 ‘일음이양괘‘로 구분하여 그 성질이 파악됨을 살펴보았는데, 결국 순양괘인 건(☰)은 태양으로 작용하는 것이고, 순음괘인 곤(☷)은 태음으로 작용하는 것이며, ’일양이음괘‘인 진(☳) 감(☵) 간(☶)은 소양으로 작용하고, ‘일음이양괘’인 태(☱) 리(☲) 손(☴)은 소음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 신성수, 『주역통해』(대학서림, 2005), 38∼42쪽; 신성수, 『현대주역학개론』(대학서림, 2007), 64∼79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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