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양의 상호작용에서 본 팔괘 기운의 양상
음양의 삼단분화로 나타난 팔괘의 속성을 각각 음양의 상호작용에서 파악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건(乾 ☰)은 강한 양이 중첩하여 건장하고 굳세고 역동적인 속성을 띤다.
진(震 ☳)은 동적 성질을 지닌 양이 아래에 있는데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위의 두 음이 견제를 하지만 이에 반발하여 더욱 강력하게 동적인 속성을 띤다.
감(坎 ☵)은 동적 성질을 지닌 양이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두 음 사이에 있어 방향성을 잃고 결국 위아래의 두 음에 빠져 험난한 속성을 띤다.
간(艮 ☶)은 동적 성질을 지닌 양이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두 음 위에 있으니, 아래에 있는 두 음의 작용으로 동적 성질이 그치고 평정해진 속성을 띤다.
곤(坤 ☷)은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음이 중첩하여 순하고 만물을 잠장(潛藏)하는 속성을 띤다.
손(巽 ☴)은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음이 동적 성질을 지닌 두 양의 아래에 있으니, 동적 성질을 지닌 위의 두 양의 기운에 대응하여 음의 수축작용이 강해지면서 겸손하면서도 기운을 빨아들이고 바람을 일으키는 속성을 띤다.
이(離 ☲)는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성질을 지닌 음이 동적이고 강한 두 양 가운데에 있으니, 위아래에 있는 동적 성질을 지닌 양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데, 움직이려는 양 기운이 가운데에 있는 음에 의해 그치게 되면서 빛을 방사(放射)하는 속성을 띤다.
태(兌 ☱)는 고요하고 수축하려는 음이 동적인 성질을 지닌 두 양 위에 있으니, 아래에 있는 두 양의 동적인 작용을 수축시키면서도 양의 기운에 의해 마치 연못의 물이 출렁이듯이 잔잔한 음의 기운을 방출하는 속성을 띤다.
2. 팔괘와 자연
건(乾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하늘이다(乾爲天). 우주(하늘)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텅 비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만물의 근원이 되는 기운(玄氣)이 가득 차 있다.
태(兌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연못이다(兌爲澤). 연못의 물결과 바다의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을 연상하라.
이(離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불이다(離爲火). 불은 스스로의 실물이 없고 사물에 걸려서 그 기운을 나타낸다. 겉으로는 밝고 화려하나 속은 어둡다(外明內暗).
진(震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우레이다(震爲雷). 양의 기운이 음에 의해 눌려 있다가 폭발적인 기운을 나타내는 것이 우레이다.
손(巽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바람이다(巽爲風). 위의 두 양이 고기압이라면 아래의 음은 저기압을 의미한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기압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바람의 작용이고, 바람의 기운은 사방을 흔들리게 한다.
감(坎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물이다(坎爲水). 양이 두 음 사이에 빠져 있듯이 물은 산과 대지의 땅 사이로 흘러 나아간다.
간(艮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산이다(艮爲山). 산은 지구 내부의 양기운이 밖으로 분출되다가 그쳐서 형성된 것이다.
곤(坤 ☷)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연적 물상은 땅이다(坤爲地). 땅은 속이 비어 있는 듯한 허한 기운을 간직하여 하늘의 양기를 받아들이며 모든 만물을 낳고 기르고 잠장하는 터전이다.
3. 팔괘와 가족
건(乾 ☰)은 순양괘로 강하고 굳세며 통솔하는 기운을 머금어 가족으로 보면 아버지에 해당한다(乾爲父).
곤(坤 ☷)은 순음괘로 부드럽고 순하며 기르는 기운을 머금어 가족으로 보면 어머니에 해당한다(坤爲母).
진(震 ☳)은 건부(乾父)의 첫 양기운이 곤모(坤母)의 첫 음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장남에 해당한다(震爲長男).
손(巽 ☴)은 곤모(坤母)의 첫 음기운이 건부(乾父)의 첫 양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장녀에 해당한다(巽爲長女).
감(坎 ☵)은 건부(乾父)의 두 번째 양기운이 곤모(坤母)의 두 번째 음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중남에 해당한다(坎爲中男).
이(離 ☲)는 곤모(坤母)의 두 번째 음기운이 건부(乾父)의 두 번째 양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중녀에 해당한다(離爲中女).
간(艮 ☶)은 건부(乾父)의 세 번째 양기운이 곤모(坤母)의 세 번째 음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소남에 해당한다(艮爲少男).
태(兌 ☱)는 곤모(坤母)의 세 번째 음기운이 건부(乾父)의 세 번째 양과 사귀어 낳은 것으로 가족으로 보면 소녀에 해당한다(兌爲少女).
4. 팔괘와 동물
건(乾 ☰)은 강하고 굳세므로 동물로는 말에 해당한다(乾爲馬).
곤(坤 ☷)은 순하게 기르므로 동물로는 소에 해당한다(坤爲牛).
진(震 ☳)은 두 음 아래의 양기운이 마치 땅 속에서 하늘로 비상하는 것과 같으므로 동물로는 용에 해당한다(震爲龍).
손(巽 ☴)은 맨 아래의 음기운이 위의 두 양기운에 순종하여 겸손하고 또한 바람을 일으키므로 동물로는 하늘에 멀리 오르지 못하고 날개짓 하며 바람을 일으키며 땅만 쪼고 있는 닭에 해당한다(巽爲鷄).
감(坎 ☵)은 가운데에 있는 양기운이 두 음기운 사이에 빠져 있어 양기운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므로 동물로는 마치 우리 안에서 진흙탕 속에서 나뒹굴고 있는 돼지와 같다(坎爲豕).
이(離 ☲)는 불기운이 하늘로 오르고 밝고 화려한 기운의 양상이므로 동물로는 날짐승 가운데에서도 깃이 화려한 꿩에 해당한다(離爲雉).
간(艮 ☶)은 양기운이 두 음기운 위에 있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그쳐있으므로 동물로는 마치 집을 지키며 주인을 섬기는 개에 해당한다(艮爲狗).
태(兌 ☱)는 음이 두 양 위에서 잔잔한 소리를 내고 겉은 유순하나 속은 강한 양기로 가득한 상이므로 동물로는 양에 해당한다(兌爲羊).
5. 팔괘와 신체
건(乾 ☰)은 하늘로 위에 있고 하늘에는 일월성신이 걸려 있으므로, 신체로는 하늘을 향하여 위에 있고 이목구비(耳目口鼻)가 있는 머리에 해당한다(乾爲首).
곤(坤 ☷)은 순하게 만물을 잠장하고 또한 만물을 기르는 토양이므로, 신체로는 오장육부가 들어 있는 배에 해당한다(坤爲腹).
진(震 ☳)은 두 음 아래의 양기운이 강하게 움직이므로, 신체로는 발에 해당한다(震爲足).
손(巽 ☴)은 마치 다리가 발이 움직여 가는 데로 순응해서 바람만 일으키며 따르는 상이므로, 신체로는 다리에 해당한다(巽爲股).
감(坎 ☵)은 그 상이 마치 사람의 머리 양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귀와 같고, 또한 귀의 구조로 볼 때 고막을 중심으로 속과 밖에 구멍이 뚫려 있는 상(外耳와 內耳)이므로, 신체로는 귀에 해당한다(坎爲耳).
이(離 ☲)는 하늘에 밝게 걸려있는 일월(日月)의 상이므로, 신체로는 얼굴에 붙어있어 밝은 기운을 방출하는 눈에 해당한다(離爲目).
간(艮 ☶)은 양기운이 두 음기운 위에 있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그쳐있으므로, 신체로는 육신을 그치게 하고 사물을 잡아 그치게 하는 작용을 하는 손에 해당한다(艮爲手).
태(兌 ☱)는 음이 두 양 위에서 잔잔한 소리를 내고 마치 연못처럼 입 속에는 침이 계속 고이므로, 신체로는 입에 해당한다(兌爲口).
6. 팔괘와 성질
건(乾 ☰)은 하늘과 같이 순양(純陽)으로 강하고 굳세며 일을 주장해 나가는 성질이 있다.
곤(坤 ☷)은 땅과 같이 순하게 기르며 또한 만물을 잠장시키는 성질이 있다.
진(震 ☳)은 우레와 같이 강하게 움직이는 성질이 있다.
손(巽 ☴)은 바람과 같이 만물을 흔들리게 하고 속으로 들어가는 성질이 있다.
감(坎 ☵)은 물과 같이 만물을 빠지게 하고 젖게 하며 수축시키는 성질이 있다.
이(離 ☲)는 불과 같이 밝게 걸려 빛나게 하는 성질이 있다.
간(艮 ☶)은 산과 같이 그치고 멈추게 하는 성질이 있다.
태(兌 ☱)는 연못의 물결과 같이 말하고 기뻐하는 성질이 있다.
7. 팔괘와 물리력
건(乾 ☰)은 하늘이고 하늘은 지구가 돌아가는 반대방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물리력으로는 좌선(左旋)에 해당한다.
곤(坤 ☷)은 땅이고 지구이므로 건(乾)과 대비하여 곤(坤)은 물리력으로 우선(右旋)에 해당한다.
진(震 ☳)은 우레와 같이 강하게 움직이는 성질이므로 물리력으로는 파동(波動)에 해당한다.
손(巽 ☴)은 바람과 같이 속으로 들어가는 성질이므로 물리력으로는 구심력(求心力)에 해당한다.
감(坎 ☵)은 물과 같이 젖게 하며 수축시키므로 물리력으로는 수축력(收縮力)에 해당한다.
이(離 ☲)는 불과 같이 밝게 걸려 빛나게 하는 성질이므로 물리력으로는 방사성(放射性)에 해당한다.
간(艮 ☶)은 산과 같이 그치고 멈추게 하는 성질이므로 물리력으로는 평정(平靜)에 해당한다.
태(兌 ☱)는 말하고 기뻐하는 성질이 있고 위가 음으로 열려 있어 밖으로 기운이 나아가는 상이므로 물리력으로는 원심력(遠心力)에 해당한다.
※ 신성수, 『주역통해』(대학서림, 2005), 43∼45쪽; 신성수, 『현대주역학개론』(대학서림, 2007), 73∼74, 79∼85쪽 참조.
'동양고전산책 > 주역의 기본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 선천(先天) 후천(後天)의 개념에 대하여 (0) | 2021.07.24 |
---|---|
6. 선천팔괘와 후천팔괘 : 우주변화의 원상(原象) (0) | 2021.07.24 |
4. 기본팔괘(基本八卦) (0) | 2021.07.20 |
3. 음양과 사상 (0) | 2021.07.19 |
2. 지구의 자전·공전과 태극원리 (0) | 2021.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