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自誠明을 謂之性이오 自明誠을 謂之敎니 誠則明矣오 明則誠矣니라.
자성명 위지성 자명성 위지교 성즉명의 명즉성의
정성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것을 성(性)이라 이르고, 밝음으로 말미암아 정성스러워지는 것을 교(敎)라 이르니, 정성스러우면 밝아지고, 밝으면 정성스러워지느니라.
自는 由也라 德無不實而明無不照者는 聖人之德이 所性而有者也니 天道也요 先明乎善而後에 能實其善者는 賢人之學이 由敎而入者也니 人道也라 誠則無不明矣요 明則可以至於誠矣니라.
자(自)는 말미암음이다. 덕이 성실하지 않음이 없어서 밝음이 비추지 않음이 없는 자는 성인의 덕이 성품인바 그대로 둔 것이니, 하늘의 도이고, 먼저 선에 밝은 뒤에 능히 그 선을 성실히 하는 자는 현인의 배움이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들어가는 것이니, 사람의 도이다. 성실하면 밝지 않음이 없고, 밝아지면 가히 성실함에 이를 수 있다.
右는 第二十一章이라.
우(이상)는 제21장이다.
子思 承上章夫子天道人道之意而立言也라 自此以下十二章은 皆子思之言이니 以反覆推明此章之意니라.
承: 이을 승 覆: 뒤집힐 목 推: 미룰 추
자사께서 윗장에 있는 부자의 천도·인도의 뜻을 이어 말을 쓰신 것이다(세로로 글을 썼으니 ‘세운다’ 혹 ‘쓴다’). 이로부터 아래의 열두 장은(제22장부터) 모두 자사의 말씀이니, 이 장의 뜻을 반복하여 미루어 밝히신 것이다.
제22장
唯天下至誠이라야 爲能盡其性이니 能盡其性則能盡人之性이요
유천하지성 위능진기성 능진기성즉능진인지성
能盡人之性則能盡物之性이요 能盡物之性則可以贊天地之化育이요
능진인지성즉능진물지성 능진물지성즉가이찬천지지화육
可以贊天地之化育則可以與天地參矣니라.
가이찬천지지화육즉가이여천지참의
唯: 오직 유 贊: 도울 찬 參: 참여할 참·석 삼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이어야 능히 그 성품을 다할 수 있으니, 능히 그 성품을 다하면 능히 사람의 성품을 다할 것이요, 능히 사람의 성품을 다하면 능히 물건의 성질을 다할 것이요, 능히 물건의 성질을 다하면 가히 천지의 화육을 도울 것이요, 가히 천지의 화육을 도우면 가히 천지와 더불어 참여하게 되느니라.
天下至誠은 謂聖人之德之實이 天下에 莫能加也라 盡其性者는 德無不實이라 故로 無人欲之私하여 而天命之在我者를 察之由之하여 巨細精粗가 無毫髮之不盡也라 人物之性은 亦我之性이로되 但以所賦形氣 不同而有異耳라 能盡之者는 謂知之無不明而處之無不當也라 贊은 猶助也라 與天地參은 謂與天地並立而爲三也라 此는 自誠而明者之事也라.
莫: 없을 막 察: 살필 찰 巨: 클 거 細: 가늘 세 精: 자세할 정 粗: 거칠 조 毫: 가는 털 호
髮: 터럭 발 賦: 받을 부 耳: 뿐 이 猶: 같을 유 並: 아우를 병
천하의 지극한 정성은 성인의 덕의 실함이 천하에 능히 더할 수 없음을 이른다. 그 성(性)을 다한다는 것은 덕이 실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욕의 사사로움이 없어서 자신에게 있는 천명을 살피고 말미암아서, 크고 작음과 정미롭고 거침이 털끝만큼도 다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사람과 물건의 성(性)이 또한 나의 성인데, 다만 부여받은 바의 형기(形氣)가 같지 않아 다름이 있을 뿐이다. 능히 다한다는 것은 앎이 밝지 않음이 없고, 처함이 마땅하지 않음이 없음을 이른다. 찬(贊)은 조(助)와 같다. 천지와 더불어 참여하는 것은 천지와 더불어 함께 서서 셋이 됨을 이른다. 이는 정성(誠)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자의 일이다.
右는 第二十二章이라.
우(이상)는 제22장이다.
言天道也라.
천도를 말씀하셨다.
제23장
其次는 致曲이니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기차 치곡 곡능유성 성즉형 형즉저 저즉명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어야 爲能化니라.
명즉동 동즉변 변즉화 유천하지성 위능화
致: 이룰 치 曲: 곡친할 곡 形: 나타날 형 著: 드러날 저
그 다음은 곡진함으로 이룸이니, 곡진하면 능히 성실함이 있으니, 성실하면 나타나고, 나타나면 드러나고, 드러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움직이고, 움직이면 변하고, 변하면 화하니,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이어야 능히 화하느니라.
其次는 通大賢以下凡誠有未至者而言也라 致는 推致也요 曲은 一偏也라 形者는 積中而發外요 著則又加顯矣요 明則又有光輝發越之盛也라 動者는 誠能動物이요 變者는 物從而變이요 化則有不知其所以然者라 蓋人之性이 無不同이나 而氣則有異라 故로 惟聖人이아 能擧其性之全體而盡之요 其次則必自其善端發見之偏而悉推致之하여 以各造其極也라 曲無不致면 則德無不實하여 而形著動變之功이 自不能已니 積而至於能化하면 則其至誠之妙가 亦不異於聖人矣리라.
偏: 치우칠 편 積: 쌓을 적 顯: 나타날 현 輝: 빛날 휘 越: 넘을 월 悉: 다 실
그 다음이란, 대현(大賢) 이하로 무릇 성실함에 지극하지 못함이 있는 자를 통틀어 말씀한 것이다. ‘치(致)’는 미루어 이룸이요, ‘곡(曲)’은 한쪽이다. ‘형(形)’은 속에 쌓여 밖으로 나타남이요, ‘저(著)’는 또 더 드러남이요, ‘명(明)’은 또 빛남(光輝)이 드러나 넘침의 성함이 있음이요, ‘동(動)’은 성실함이 능히 물건을 움직임이요, ‘변(變)’은 물건이 따라 변함이요, ‘화(化)’는 그것이 그러한 바(所以然)를 알지 못함이 있는 것이다. 대개 사람의 성(性)이 같지 않음이 없으나, 기(氣)는 다름이 있다. 그러므로 오직 성인이라야 능히 그 성(性)의 전체를 들어 다함이요, 그 다음은 반드시 그 선함의 단서가 발현되는 한쪽에서부터 미루어 이루어서 각각 그 극진함에 나아가는 것이다. 곡진함을 이루지 않음이 없으면 덕이 성실하지 않음이 없어서, 나타나고 드러나고 움직이고 변하는 공효가 스스로 능히 그치지 못할 것이니, 쌓여서 능히 화함에 이르면, 지극한 정성의 묘함이 또한 성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右는 第二十三章이라.
우(이상)는 제23장이다.
言人道也라.
사람의 도를 말씀하셨다.
제24장
至誠之道는 可以前知니 國家將興에 必有禎祥하며 國家將亡에 必有妖孽하여
지성지도 가이전지 국가장흥 필유정상 국가장망 필유요얼
見乎蓍龜하며 動乎四體라 禍福將之에 善을 必先知之하며 不善을 必善知之니
현호시귀 동호사체 화복장지 선 필선지지 불선 필선지지
故로 至誠은 如神이니라.
고 지성 여신
將: 장차 장 禎: 상서로울 정 祥: 상서로울 상 妖: 괴이할 요 孽: 재앙 얼 蓍: 시초 시
지극한 정성의 도는 가히 앞일을 알 수 있으니, 국가가 장차 흥하매 반드시 상서로움이 있으며, 국가가 장차 망하매 반드시 요망함과 재앙이 있어서, 시초점과 거북점에 나타나며, 사지에 움직이니라, 화(禍)와 복(福)이 장차 이름에 선함을 반드시 먼저 알며, 선하지 못함을 반드시 먼저 알지니, 그러므로 지극한 정성은 신(神)과 같으니라.
禎祥者는 福之兆요 妖蘖者는 禍之萌이라 蓍는 所以筮요 龜는 所以卜이라 四體는 謂動作威儀之間이니 如執玉高卑에 其容俯仰之類라 凡此는 皆理之先見者也라 然이나 唯誠之至極而無一毫私僞 留於心目之間者라야 乃能有以察其幾焉이라 神은 謂鬼神이라.
兆: 조짐 조 萌: 싹 맹 筮: 점대 서 卜: 거북점 복 威: 위엄 위 儀: 거동 의 俯: 구부릴 부
仰: 우러를 앙 幾: 기미 기
상서로움(禎祥)은 복의 조짐이고, 요얼(妖孼)은 화의 싹이다. ‘시(蓍)’는 서(筮: 주역점)요, ‘귀(龜)’는 복(卜: 거북점)이다. 사체(四體)는 동작하고 위엄과 모습의 사이를 이르니, 옥을 잡기를 높게 하고 낮게 함에, 그 얼굴을 숙이고 쳐드는 것과 같은 종류이다. 무릇 이러한 것은 모두 이치의 먼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오직 정성이 지극해서 한 터럭이라도 사사로움과 거짓이 마음과 눈의 사이에 머무름이 없는 자라야 이에 능히 그 기미를 살필 수 있는 것이다. 신은 귀신을 이른다.
右는 第二十四章이라.
우(이상)는 제24장이다.
言天道也라.
천도를 말씀하셨다.
제25장
誠者는 自成也요 而道는 自道也니라.
성자 자성야 이도 자도야
성(誠)이라는 것은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요, 도(道)라는 것은 스스로 행함이니라.
言 誠者는 物之所以自成이요 而道者는 人之所當自行也라 誠은 以心으로 言이니 本也요 道는 以理로 言이니 用也라.
성(誠)이라는 것은 물건이 스스로 이루어지는 바요, 도(道)라는 것은 사람이 마땅히 스스로 행하여야 할 바를 말한다. 성(誠)은 마음으로써 말한 것이니 근본이요, 도(道)는 이치로써 말한 것이니 용(用)이다.
誠者는 物之終始니 不誠이면 無物이니 是故로 君子는 誠之爲貴니라.
성자 물지종시 불성 무물 시고 군자 성지위귀
성(誠)이라는 것은 물건의 마침(終)과 비롯함(始)이니. 성(誠)하지 않으면 물건이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성하려 함(誠之)을 귀하게 여기느니라.
天下之物이 皆實理之所爲라 故로 必得是理然後에 有是物이니 所得之理 旣盡이면 則是物이 亦盡而無有矣라 故로 人之心이 一有不實이면 則雖有所爲라도 亦如無有일새 而君子 必以誠爲貴也라 蓋人之心이 能無不實이라야 乃爲有以自成이요 而道之在我者 亦無不行矣리라.
천하의 물건이 모두 실질적인 이치(實理)가 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이 이치를 얻은 연후에 이 물건이 있는 것이니, 얻은 바의 이치가 이미 다하면 이 물건이 또한 다해서 있음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이 하나라도 성실하지 않음이 있으면 비록 하는 바가 있더라도 또한 있는 것이 없는 것과 같아서, 군자가 반드시 성실함으로써 귀함을 삼는다. 대개 사람의 마음이 능히 성실하지 않음이 없어야 이에 스스로 이룸으로써 있게 되고, 나에게 있는 도(道) 또한 행해지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誠者는 非自成己而已也라 所以成物也니
성자 비자성기이이야 소이성물야
成己는 仁也요 成物은 知也니 性之德也라
성기 인야 성물 지야 성지덕야
合內外之道也니 故로 時措之宜也니라.
합내외지도야 고 시조지의야
己: 자기(몸) 기 已: 뿐 이 措: 둘 조
성(誠)이라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이룰 뿐만 아니라, 물건을 이루는 바이니, 자기를 이루는 것은 인(仁)이요, 물건을 이루는 것은 지혜니, 성품의 덕이라. 내외를 합한 도이니, 그러므로 때로 둠이 마땅함이니라.
誠은 雖所以成己나 然이나 旣有以自成이면 則自然及物하여 而道亦行於彼矣라 仁者는 體之存이요 知者는 用之發이라 是皆吾性之固有하여 而無內外之殊하니 旣得於己면 則見於事者 以時措之而皆得其宜也라.
彼: 저 피 見: 나타날 현 宜: 마땅할 의
성(誠)은 비록 자기를 이루는 바이나 이미 스스로 이룸이 있으면 곧 자연히 물건에 미쳐, 도(道)가 또한 저기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인(仁)이라는 것은 체(體)에 존함이요, 지(知)라는 것은 용(用)이 발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 나의 성(性)에 고유해서 안과 밖의 다름이 없으니, 이미 자기에게 얻으면 일에 나타나는 것이 때에 따라 둠에 모두 그 마땅함을 얻게 될 것이다.
右는 第二十五章이라.
우(이상)는 제25장이다.
言人道也라.
사람의 도(人道)를 말씀하셨다.
제26장
故로 至誠은 無息이니
고 지성 무식
息: 쉴 식
그러므로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으니,
旣無虛假하니 自無間斷이라.
이미 헛되고 거짓됨이 없으니, 스스로 간담함이 없는 것이다.
不息則久하고 久則徵하고
불식즉구 구즉징
久 : 오랠 구 徵: 효험 징
쉬지 않으면 오래 하고, 오래 하면 증험하고,
久는 常於中也요 徵은 驗於外也라.
驗: 증험할 험
오래 함(久)은 속에 떳떳함이요, 징(徵)은 밖에 증험함이다.
徵則悠遠하고 悠遠則博厚하고 博厚則高明이니라.
징즉유원 유원즉박후 박후즉고명
悠: 멀 유 博: 넓을 박 厚: 두터울 후
증험하면 아득하게 멀고, 아득하게 멀면 넓고 두텁고, 넓고 두터우면 높고 광명하니라.
此는 皆以其驗於外者로 言之니 鄭氏所謂至誠之德이 著於四方者 是也라 存諸中者 旣久면 則驗於外者 益悠遠而無窮矣라 悠遠故로 其積也 廣博而深厚하고 博厚故로 其發也 高大而光明이라.
이는 모두 그 밖에서 증험되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정씨(鄭玄)가 이른바 “지극한 정성의 덕이 사방에 나타난다.”는 것이 이것이다. 저 속에 존한 것이 이미 오래면, 밖에 증험한 것이 더욱 유원하여 다함이 없을 것이다. 유원한 까닭으로 그 쌓임이 넓으며(廣博), 심후하고 박후한 까닭으로 그 발함이 높고 크며 빛나고 밝은 것이다.
博厚는 所以載物也요 高明은 所以覆物也요 悠久는 所以成物也니라.
박후 소이재물야 고명 소이부물야 유구 소이성물야
載 : 실을 재 覆: 덮을 부
넓고 두터움은 물건을 싣는 바요, 높고 밝음은 물건을 덮는 바요, 유구함은 물건을 이루는 바이니라.
悠久는 卽悠遠이니 兼內外而言之也라 本以悠遠으로 致高厚하고 而高厚 又悠久也니 此는 言 聖人이 與天地同用이라.
유구(悠久)는 곧 유원(悠遠)이니, 내외를 겸하여 말한 것이다. 본래 유원으로써 고명(高明)과 박후(博厚)를 이루고, 고명하고 박후하면 또 유구해지니, 이는 성인이 천지와 더불어 용(用)이 같음을 말한 것이다.
博厚는 配地하고 高明은 配天하고 悠久는 無疆이니라.
박후 배지 고명 배천 유구 무강
配: 짝 배 疆: 지경 강
넓고 두터움은 땅과 배합되고, 높고 밝음은 하늘과 배합되고, 유구(悠久)는 끝이 없느니라.
此는 言 聖人이 與天地同體라.
이는 성인이 천지와 더불어 체(體)가 같음을 말씀한 것이다.
如此者는 不見而章하며 不動而變하며 無爲而成이니라.
여차자 불현이장 부동이변 무위이성
章: 빛날 장
이와 같은 자는 보이지 않아도 빛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변하며, 함이 없이도 이루어지느니라.
見은 猶示也라 不見而章은 以配地而言也요 不動而變은 以配天而言也요 無爲而成은 以無疆而言也라.
猶: 같을 유 示: 보일 시
현(見)은 시(示)와 같다. 보이지 않아도 빛남은 땅과 배합함으로써 말한 것이고, 움직이지 않아도 변함은 하늘과 배합함으로써 말한 것이고, 함이 없이도 이룸은 끝이 없음으로써 말한 것이다.
天地之道는 可一言而盡也니 其爲物이 不貳라 則其生物이 不測이니라.
천지지도 가일언이진야 기위물 불이 즉기생물 불측
貳 : 의심할 이 測 : 헤아릴 측
천지의 도는 가히 한마디 말로 다할 수 있으니, 그 물건됨이 의심치 않으니라. 곧 그 물건을 생함이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此以下는 復以天地로 明至誠無息之功用이라 天地之道 可一言而盡은 不過曰誠而已라 不貳는 所以誠也라 誠故로 不息而生物之多하여 有莫知其所以然者라.
이로써 아래는 다시 천지로써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다는 공용을 밝힌 것이다. 천지의 도는 가히 한마디 말로 다할 수 있다는 것은 성(誠)을 말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의심치 않는다는 것은 정성인 것이다. 정성을 다하기 때문에 쉬지 아니하여, 물건을 냄이 많아서 그것이 그러한 바(所以然)를 알지 못함이 있는 것이다.
天地之道는 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니라.
천지지도 박야후야고야명야유야구야
천지의 도는 넓고 두텁고 높고 밝고 멀고 오래 하느니라.
言 天地之道는 誠一不貳라 故로 能各極其盛하여 而有下文生物之功이라.
천지의 도가 정성스럽고 한결같아 의심하지 않으므로 능히 각각 그 성함(盛)을 지극히 해서, 아랫글의 물건을 내는 공이 있음을 말씀한 것이다.
今夫天이 斯昭昭之多니 及其無窮也하야는
금부천 사소소지다 급기무궁야
日月星辰이 繫焉하며 萬物이 覆焉이니라
일월성신 계언 만물 부언
今夫地가 一撮土地多니 及其廣厚하야는
금부지 일촬토지다 급기광후
載華嶽而不重하며 振河海而不洩하며 萬物이 載焉이니라
재화악이부중 진하해이불설 만물 재언
今夫山이 一卷石之多니 及其廣大하야는
금부산 일권석지다 급기광대
草木이 生之하며 禽獸가 居之하며 寶藏이 興焉이니라
초목 생지 금수 거지 보장 흥언
今夫水가 一勺之多니 及其不測하야는
금부수 일작지다 급기불측
黿鼉蛟龍魚鼈이 生焉하며 貨財가 殖焉이니라.
원타교룡어별 생언 화재 식언
昭: 밝을 소 繫: 맬 계 撮: 잡을 촬 華: 산이름 화 嶽: 큰 산 악 振: 거둘 진 洩: 샐 설 卷: 작을 권
禽: 날짐승 금 勺: 술잔 작 測: 헤아릴 측 黿: 자라 원 鼉: 악어 타 蛟: 교룡 교 龍: 용 룡
鼈: 자라 별 殖: 번성할 식
이제 무릇 하늘은 이 소소함(밝음)이 많은 것이니, 그 궁함이 없음에 미쳐서는, 해와 달과 별이 매여 있으며, 만물이 덮여 있느니라. 이제 무릇 땅이 한 줌의 흙이 많은 것이니, 그 넓고 두터움에 미쳐서는, 화산(華嶽)을 싣고 있으면서도 무겁게 여기지 않고, 강과 바다(河海)를 거두면서도 새지 않으며, 만물이 실려 있느니라. 이제 무릇 산은 한 자잘한 돌이 많은 것이니, 그 넓고 큼에 미쳐서는, 풀과 나무가 나오며, 새와 짐승이 살고, 감춰진 보물(寶藏)이 나오느니라. 이제 무릇 물은 한 잔 물이 많은 것이니, 그 헤아릴 수 없음에 미쳐서는, 큰 자라·악어·교룡·용·물고기·자라가 자라며, 화재(貨財)가 번식하느니라.
昭昭는 猶耿耿이니 小明也니 此는 指其一處而言之라 及其無窮은 猶十二章及其至也之意니 蓋擧全體而言也라 振은 收也요 卷은 區也라 此四條는 皆以發明由其不貳不息하여 以致盛大而能生物之意라 然이나 天地山川은 實非由積累而後大니 讀者는 不以辭害意 可也라.
耿: 빛날 경 收: 거둘 수 區: 구구할 구(작은 모양) 累: 포갤 루
소소(昭昭)는 경경(耿耿)이라는 말과 같아 조금 밝은 것이니, 이는 그 한 곳을 가리켜 한 말이다. ‘及其無窮’은 제12장의 ‘及其至也’의 뜻과 같으니, 대개 전체를 들어 말한 것이다. 진(振)은 거둠이여, 권(卷)은 구구함(區)이다. 이 네 조항은 모두 의심치 않고 쉬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성대함을 이루어서 능히 물건을 내는 뜻을 발하여 밝힌 것이다. 그러나 천지와 산천이 실제로 쌓고 포갬을 말미암은 뒤에 커진 것은 아니니, 읽는 자들은 말로써 뜻을 해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詩云 維天之命어 於穆不已라하니 盖曰天之所以爲天也요
시운 유천지명 오목불이 개왈천지소이위천야
於乎不顯가 文王之德之純이여 하니 蓋曰文王之所以爲文也니 純亦不已니라.
오호불현 문왕지덕지순 개왈문왕지소이위문야 순역불이
維: 바 유 於: 감탄할 오 穆: 심원할 목 已: 그칠 이 顯: 나타날 현 純: 순수할 순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의 명이 아! 심원하여 그치지 않는다.”라 하니, 대개 하늘이 하늘 된 바를 말함이요, “아! 드러나지 않는가. 문왕의 덕의 순수함이여!”라 하니, 대개 문왕이 문(文)이 된 바를 말함이니, 순수함이 또한 그치지 않느니라.
詩는 周頌維天之命篇이라 於는 歎辭라 穆은 深遠也라 不顯은 猶言豈不顯也라 純은 純一不雜也라 引此하여 以明至誠無息之意라 程子曰 天道 不已하니 文王이 純於天道 亦不已라 純則無二無雜이요 不已則無間斷先後니라.
頌: 기릴 송 歎: 읊을 탄 豈: 어찌 기 雜: 섞일 잡
시는 『시경』의 「주송 유천지명편」(周頌章 維天之命篇)이다. 오(於)는 감탄사이다. 목(穆)은 심원함(깊고 멈)이다. ‘不顯’은 ‘豈不顯’(어찌 나타나지 않으리오.)이란 말과 같다. 순(純)은 순전하고 한결같아 섞이지 않은 것이다. 이를 인용해서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자가 말씀하시길 “하늘의 도가 그치지 않으니, 문왕의 천도에 순수함이 또한 그치지 않으셨다. 순수하면 둘이 없고 섞임이 없으며, 그치지 않으면 사이에 끊어짐(間斷)과 먼저와 나중(先後)이 없게 된다.”
右는 第二十六章이라.
우(이상)는 제26장이다.
言天道也라.
천도를 말씀하셨다.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 『대산 중용강의』, (한길사, 2004), 247∼28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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