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중용

『중용』 제11장∼제15장

돈호인 2020. 11. 25. 22:54

 

11

 

子曰 素(索)隱行怪를 後世에 有述焉하나니 吾弗爲之矣로라.

자왈 소(색)은행괴    후세   유술언          오불위지의

索:찾을 색   隱: 숨길 은   怪: 기이할 괴   述: 지을 술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은벽한 것을 찾아내고 괴이함을 행하는 것을 후세에 칭술하는 이가 있나니, 나는 그렇게 하지 아니하노라.

 

按漢書當作索이니 蓋字之誤也索隱行怪言深求隱僻之理而過爲詭異之行也이나 以其足以欺世而盜名이라 後世或有稱述之者하니 知之過而不擇乎善이요 行之過而不用其中이니 不當强而强者也聖人豈爲之哉시리오.

: 깊을 심   : 후미질 벽   : 속일 궤   : 속일 기   : 훔칠 도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를 살펴보면 마땅히 색()으로 지어야 하니 대개 글자가 잘못되었다. 색은행괴(索隱行怪)는 은벽한(비과학적인) 이치를 깊이 구해서 지나치게 괴이한 행실을 함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족히 세상을 속이고 이름을 도적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세에 혹 칭술(稱述)하는 자가 있으니, 이는 아는 것이 지나치고 선을 가리지 못하고, 행실이 지나쳐 그 중을 쓰지 않는 것이니, 마땅히 강하지 말아야 할 경우에 강하게 나가는 자이다. 성인이 어찌 그러한 것을 하시겠는가?

 

君子 遵道而行하다가 半途而廢하나니 吾弗能已矣로라

군자 준도이행         반도이폐          오불능이의

遵: 좇을 준   途: 길 도   廢: 폐할 폐   已: 그칠 이

 

군자가 도를 좇아 행하다가 중도에 그만두나니 나는 능히 그만두지 못하노라.

 

遵道而行則能擇乎善矣半塗而廢則力之不足也其知 雖足以及之而行有不逮當强而不强者也止也聖人於此非勉焉而不敢廢蓋至誠無息하여 自有所不能止也시니라.

: 미칠 체   : 힘쓸 면   : 쉴 식

 

도를 따라 행함은 즉 능히 선을 택한 것이고, 중도에 폐함은 힘이 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그 아는 것은 비록 족히 미칠 수 있으나 행실이 미치지 못함이 있는 것이니, 마땅히 강하게 해야 할 경우에 강하게 하지 않는 자이다. ()는 그침이다. 성인이 이에 힘써서 감히 폐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지극한 정성이 쉼이 없어 스스로 능히 그만둘 수 없는 바가 있으신 것이다.

 

君子는 依乎中庸하야 遯歲不見知而不悔하나니 唯聖者아 能之니라.

군자    의호중용      돈세불견지이불회          유성자    능지

遯: 도망할 둔(돈)   悔: 뉘우칠 회

 

군자는 중용에 의지해서 세상을 은둔해서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나니, 오직 성자라야 이에 능하니라.”

 

不爲索隱行怪하니 則依乎中庸而已不能半塗而廢하니 是以遯世不見知而不悔也中庸之成德이니 知之盡하고 仁之至하여 不賴勇而裕如者正吾夫子之事로되 而猶不自居也시니라 曰 唯聖者라야 能之而已라 하시니라.

: 힘입을 뢰   : 넉넉할 유   : 오히려 유

 

은벽한 것을 찾아내고 괴이한 행동을 하지 않으니 즉 중용에 의지할 뿐이고, 능히 중도에 폐하지 않으니 이로써 세상을 은둔해서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중용의 이룬 덕이니 지혜가 극진하고 어짊이 지극하여 용맹을 힘입지 않아도 충분한 자이니, 바로 우리 부자(夫子)의 일이시되 오히려 자처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가로되 오직 성자라야 이에 능할 따름이라.”고 하신 것이다.

 

第十一章이라

우   제십일장

(이상)는 제11장이다.

 

子思所引夫子之言하여 以明首章之義者 止此하니 蓋此篇大旨以知仁勇三達德으로 爲入道之門이라 於篇首卽以大舜顔淵子路之事明之知也顔淵仁也子路勇也三者廢其一이면 則無以造道而成德矣餘見第二十章하니라.

: 끌 인   : 뜻 지   : 남을 여   : 나타날 현

 

자사께서 부자의 말씀을 이끌어서 서장의 뜻을 밝힌 것이 여기에서 그치니, 대개 이 책(11)의 큰 뜻은 지··용 세 가지 통달하는 덕을 도에 들어가는 문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편 머리에 순임금과 안연과 자로의 일로써 밝히신 것이다. 순임금은 지혜요, 안연은 어짊이요, 자로는 용맹이니,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그만두면, 도에 나아가 덕을 이루지 못한다. 나머지는 제20장에 나타난다.

 

 

12

 

君子之道는 費而隱이니라.

군자지도    비이은

費: 쓸 비   而: 말이을 이   隱: 숨을 은

 

군자의 도는 소비하되 숨느니라.

 

用之廣也體之微也.

: 넓을 광   : 작을 미

 

비는 용의 넓음이고, 은은 체의 미미함이다.

 

夫婦之愚로도 可以與知焉이로되

부부지우      가이여지언         

及其至也하여는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知焉하며

급기지야         수성인          역유소부지언

夫婦之不肖로도 可以能行焉이로되

부부지불초      가이능행언         

及其至也하여는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能焉하며

급기지야         수성인          역유소불능언

天地之大也에도 人猶有所憾이니

천지지대야      인유유소감

故로 君子 語大인댄 天下 莫能載焉이오

고   군자 어대       천하 막능재언

語小인댄 天下 莫能破焉이니라.

어소      천하 막능파언

愚: 어리석을 우   與: 참여할 여   肖: 닮을 초   猶: 오히려 유   憾: 한할 감   載: 실을 재   破: 깨뜨릴 파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가히 참여하여 알 수 있으되

그 지극한 데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알지 못하는 바가 있으며,

부부의 불초함으로도 가히 능히 행하되

그 지극한 데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능하지 못하는 바가 있으며,

천지의 큼에도 사람이 오히려 한(恨)하는 바가 있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큰 것을 말할진대 천하가 능히 싣지 못하고

작은 것을 말할진대 천하가 능히 깨뜨리지 못하느니라.

 

君子之道近自夫婦居室之間으로 遠而至於聖人天地之所不能盡하여 其大無外하고 其小無內하니 可謂費矣이나 其理之所以然則隱而莫之見也蓋可知可能者道中之一事及其至而聖人不知不能則擧全體而言이니 聖人固有所不能盡也니라 侯氏曰 聖人所不知如孔子問禮問官之類所不能如孔子不得位堯舜病博施之類愚謂 人所憾於天地如覆載生成之偏及寒暑灾祥之不得其正者.

: 없을 막   : 나타날 현   : 들 거   : 병 병   : 넓을 박   : 베풀 시   : 어리석을 우   : 덮을 부

: 재앙 재   : 상서러울 상

 

군자의 도는 가까이는 부부가 집 안에서 거처하는 사이에서부터 멀리는 성인 천지도 능히 다할 수 없는 것에 이르러서, 그 큼이 밖이 없고, 그 작음이 안이 없으니, 가히 비()하다고 이를 만하다. 그러나 그 이치의 그러한 바(所以然)는 은미하여 드러나지 않는다. 대개 가히 알 수 있고 가히 능할 수 있는 것은 도 가운데 한 가지 일이요, 그 지극함에 이르러 성인도 알지 못하고 능하지 못한 것은 전체를 들어 말한 것이니, 성인도 진실로 다하지 못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후씨(侯氏; 侯仲良)가 말하길, “성인도 알지 못하는 바는 공자께서 예를 묻고 관제(官制)를 물은 것과 같은 종류이고, 능하지 못한 바는 공자께서 지위를 얻지 못함과 요순이 널리 베푸는 것을 부족하게 여김과 같은 종류이다.” 내가 생각건대, 사람이 천지에 대하여 한한다는 것은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주어 생성함의 편벽됨과, 추위와 더위, 재앙과 상서로움이 그 바름을 얻지 못한 것과 같음을 말한다.

 

詩云 鳶飛戾天이어늘 魚躍于淵이라하니 言其上下察也니라.

시운 연비려천         어약우연             언기상하찰야

鳶: 솔개 연   戾: 이를 려   躍: 뛸 약   淵: 못 연

 

『시경』에 이르길 “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거늘 고기는 못에서 뛰논다.”하니, 그 위와 아래에 드러남을 말함이니라.

 

大雅旱麓之篇이라 鴟類至也著也子思 引此詩하사 以明化育流行하여 上下昭著莫非此理之用이니 所謂費也이나 其所以然者則非見聞所及이니 所謂隱也程子曰 此一節子思 喫緊爲人處活潑潑地라하시니 讀者 其致思焉이니라.

: 우아할 아   : 가물 한   : 산기슭 록   : 솔개 치   : 살필 찰   : 나타날 저   : 밝을 소

: 먹을 끽   : 긴할 긴   : 솟아날 발

 

시는 대아 한록편이다. ()은 솔개의 종류이다. ()는 이름이고 찰()은 드러남이다. 자사가 이 시를 인용하여 화육(모든 생물이 천지조화, 음양조화에 의해 화해서 나와 길러지는 것)이 유행해서 상하에 밝게 드러남이 이 이치의 용() 아님이 없음을 밝히셨으니, 이른바 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바(所以然)는 보고 들음이 미치는 바가 아니니, 이른바 은()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자가 이르길 1절은 자사께서 요긴하게 사람을 위한 것으로 활발발한(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라하였으니, 읽는 자들은 생각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君子之道는 造端乎夫婦니 及其至也하야는 察乎天地니라.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급기지야         찰호천지

造: 시작할 조   端: 실마리 단

 

군자의 도는 단서가 부부에서 시작되니, 그 지극한 데 미쳐서는 천지에 나타나느니라.

 

結上文이라

결상문

 

윗글을 맺은 것이다.

 

第十二章이라

우   제십이장

(이상)는 제12장이다.

 

子思之言이니 蓋以申明首章道不可離之意也其下八章雜引孔子之言하여 以明之니라

: 거듭 신   : 섞일 잡

 

자사의 말씀이니, 대개 서장에 도는 가히 떠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이 아래 여덟 장은 공자의 말씀을 섞어 인용해서 이것을 밝혔다.

 

 

13

 

子曰 道不遠人하니 人之爲道而遠人이면 不可以爲道니라.

자왈 도불원인      인지위도이원인       불가이위도

 

공자 말씀하시길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으니, 사람이 도를 하는데 사람을 멀리하면, 가히 도라 할 수 없느니라.

 

道者率性而已固衆人之所能知能行者也常不遠於人하나니 若爲道者 厭其卑近하여 以爲不足爲라하고 而反務爲高遠難行之事則非所以爲道矣.

: 진실로 고   : 싫을 염   : 낮을 비   : 도리어 반   : 힘쓸 무

 

도라는 것은 성품을 따를 뿐이니, 진실로 모든 사람들이 능히 알고 능히 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으니, 만약 도를 하는 자가 그 비근(卑近)함을 싫어해서 족히 할 만한 것이 못 된다 하고 도리어 높고 멀어 행하기 어려운 일에 힘쓴다면 곧 도를 하는 바가 아니다.

 

詩云 伐柯伐柯여 其則不遠이라하니

시운 벌가벌가    기칙불원

執柯以伐柯호대 睨而視之하고 猶以爲遠하나니

집가이벌가      예이시지       유이위원

故로 君子는 以人治人하다가 改而止니라.

고   군자    이인치인          개이지

伐: 칠 벌   柯: 도끼자루 가   則: 법 칙   執: 잡을 집   睨: 흘겨볼 예   猶: 오히려 유

 

『시경』에 이르길 ‘도끼자루를 베고 도끼자루를 벰이여! 그 법이 멀리 있지 않다.’ 하니, 도끼자루를 잡고 도끼자루를 베면서도 흘겨서 보고 오히려 멀다고 여기니,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으로써 사람을 다스리다가 고치거든 그치느니라.

 

豳風伐柯之篇이라 斧柄이라 法也邪視也言 人執柯伐木以爲柯者彼柯長短之法在此柯耳이나 猶有彼此之別이니 伐者 視之猶以爲遠也若以人治人則所以爲人之道 各在當人之身하여 初無彼此之別이니 君子之治人也卽以其人之道還治其人之身하다가 其人能改어든 卽止不治하나니 蓋責之以其所能知能行이요 非欲其遠人以爲道也張子所謂以衆人望人則易從是也.

: 땅이름 빈   : 도끼 부   : 자루 병   : 기울 사   : 잡을 집   : 저 피   : 돌아올 환   : 고칠 개

: 꾸짖을 책   : 바랄 망   : 쉬울 이

 

시는 빈풍 벌가편이다. 가는 도끼자루이다. 칙은 법이다. 예는 비스듬히 보는 것이다. 사람이 도끼자루를 잡고 나무를 베어 도끼자루를 만드는 것은 저 도끼자루의 길고 짧은 법이 이 도끼자루에 있을 따름이나, 오히려 저것과 이것의 구별이 있느니, 그러므로 베는 자가 보기를 오히려 멀다 함을 말한다. 만약 사람의 도리로써 사람을 다스리는 데는, 곧 사람의 도를 하는 것이 각각 마땅히 사람의 몸에 있어서 처음부터 저것과 이것의 분별이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가 사람을 다스림에 곧 사람의 도리로써 도리어 그 사람의 몸을 다스리다가 그 사람이 능히 허물을 고치거든 곧 그치고 다스리지 않으니, 대개 그가 능히 알 수 있고 능히 행할 수 있는 바로써 가르치는 것이고, 그 사람을 멀리해서 도를 행하고자 함이 아니다. 장자가 이른바 여러 사람으로서 사람을 바라보게 하면 쉽게 따른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忠恕는 違道不遠하니 施諸己而不願을 亦勿施於人이니라.

충서   위도불원       시저기이불원    역물시어인

忠: 충성 충   恕: 용서할 서   違: 어길 위   施: 베풀 시   諸: 어조사 저

 

충(忠)과 서(恕)는 도에서 어김(거리)이 멀지 않으니, 자기에게 베풀어보아 원하지 않는 것을 또한 남에게 베풀지 말지니라.

 

盡己之心爲忠이요 推己及人爲恕去也如春秋傳齊師 違穀七里之違言 自此至彼相去不遠이요 非背而去之之謂也卽其不遠人者 是也施諸己而不願亦勿施於人忠恕之事也以己之心으로 度人之心未嘗不同하니 則道之不遠於人者可見이라 己之所不欲則勿以施於人이니 亦不遠人以爲道之事張子所謂異愛己之心으로 愛人則盡人是也니라.

: 등 배   : 헤아릴 탁

 

자기의 마음을 다하는 것이 충이 되는 것이고, 자기 마음을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 서()가 된다. ()는 거리이니, 춘추전제나라 군사가 곡()이라는 땅에서 7리의 거리가 있다.”는 위()와 같으니, 여기에서부터 저기에 이르는 것이 서로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을 말한 것이요, 등져서(위배하여) 떠남을 말한 것이 아니다. 도가 사람에게서 멀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자기 몸에 베풀어보아 원치 않는 것이면 또한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것은 충서의 일이다. 자기의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림에 일찍이 같지 않음이 없으니, 곧 도가 사람에게서 멀지 않다는 것을 가히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곧 남에게 베풀지 말 것이니, 이것이 또한 사람을 멀리하지 않고 도를 하는 일이다. 장자(張子)가 이른바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사랑하면 어짊()을 다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君子之道 四에 丘未能一焉이로니

군자지도 사    구미능일언

所求乎子로 以事父를 未能也하며 所求乎臣으로 以事君을 未能也하며

소구호자    이사부    미능야      소구호신       이사군    미능야

所求乎弟로 以事兄을 未能也하며 所求乎朋友로 先施之를 未能也로니

소구호제    이사형    미능야      소구호붕우    선시지    미능야

庸德之行하며 庸言之謹하야 有所不足이어든 不敢不勉하며

용덕지행      용언지근       유소부족          불감불면

有餘어든 不敢盡하야 言顧行하며 行顧言이니 君子 胡不造造爾리오.

유여      불감진       언고행       행고언       군자 호불조조이

勉: 힘쓸 면   顧: 돌아볼 고   胡:어찌 호   慥: 독실할 조   爾: 어조사 이

 

군자의 도가 네 가지인데, 나(모)는 한 가지도 능하지 못하노니, 자식에게 바라는 바로써 부모 섬김을 능히 하지 못하며, 신하에게 바라는 바로써 임금 섬김을 능히 하지 못하며, 아우에게 바라는 바로써 형 섬김을 능히 하지 못하며, 친구(朋友)에게 바라는 바로써 먼저 친구에게 베푸는 것을 능히 하지 못하노니, 떳떳한 덕을 행하며 떳떳한 말도 삼가, 부족한 바가 있거든 감히 힘쓰지 아니하지 못하며, 남음이 있거든 감히 다하지 못하여, 말은 행실을 돌아보며 행실은 말을 돌아볼지니, 군자가 어찌 독실하고 독실하지 않으리오.”

 

猶責也道不遠人이니 凡己之所以責人者皆道之所當然也反之以自責而自修焉이라 平常也行者踐其實이요 謹者擇其可德不足而勉이면 則行益力이요 言有餘而訒이면 則謹益至謹之至則言顧行矣行之力則行顧言矣慥慥篤實貌言 君子之言行如此하니 豈不慥慥乎아 하시니 贊美之也凡此皆不遠人以爲道之事張子所謂以責人之心으로 責己則盡道是也니라.

: 꾸짖을 책   : 닦을 수   : 밟을 천   : 말더듬을 인(참다)   : 어찌 기   : 도울 찬

 

()는 질책(, 충고)과 같다. 도가 사람에게서 멀지 않으니, 무릇 자기가 남에게 충고하는 것은 모두 도의 당연함이다. 그러므로 돌이켜 자기를 꾸짖고 닦아야 한다. ()은 평상적인 것이다. ()은 그 실행을 밟는 것이고, 삼감()은 옳음()을 가리는 것이다. 덕은 부족한데 힘쓰면 행실이 더욱 힘이 나고, 말은 남음이 있는데 참으면 삼감이 더욱 지극할 것이니, 삼감이 지극하면 말이 행실을 돌아보게 될 것이요, 행실에 힘쓰면 행실이 말을 돌아보게 된다. 조조(慥慥)는 독실한 모양이니, “군자의 말과 행동이 이와 같으니 어찌 독실하고 독실하지 않으리오.”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를 찬미하신 것이다. 이는 모두 사람을 멀리하지 않고 도를 행하는 것이니, 장자가 이른바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으면 도를 다하는 것이다.”는 것이 이것이다.

 

第十三章이라

우   제십삼장

(이상)는 제13장이다.

 

道不遠人者夫婦所能이요 丘未能一者聖人所不能이니 皆費也로되 而其所以然者則至隱存焉이라 下章放此하니라

: 본받을 방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은 부부의 능한 바이고, 나는 한 가지도 능하지 못하다는 것은 성인도 능하지 못한 바이니, 이는 모두 비()이되, 그러한 바는 지극히 은미함이 있는 것이다. 아랫장도 이와 같다.

 

 

14

 

君子는 素其位而行이오 不願乎其外니라.

군자   소기위이행       불원호기외

素: 분수에 따를 소

 

군자는 현재의 그 자리에 따라 행하고, 그 밖을 원하지 않느니라.

 

猶見在也言 君子 但因見在所居之位하여 而爲其所當爲無慕乎其外之心也.

:다만 단   : 인할 인   : 그리워할 모

 

소는 현재와 같다. 군자는 다만 현재 거한 바의 위치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고, 그 밖을 사모하는 마음이 없음을 말한다.

 

素富貴하얀 行乎富貴하며 素貧賤하얀 行乎貧賤하며

소부귀      행호부귀       소빈천       행호빈천

素夷狄하얀 行乎夷狄하며 素患難하얀 行乎患難이니

소이적      행호이적       소환난       행호환난

君子는 無入而不自得焉이니라.

군자    무입이부자득언

貧: 가난할 빈   賤: 천할 천   夷: 동방오랑캐 이   狄: 북방오랑캐 적   患: 근심 환   難: 어려울 난

 

부귀에서는 부귀대로 행하며, 빈천에서는 빈천대로 행하며, 오랑캐에서는 오랑캐대로 행하며, 환난에서는 환난대로 행하니, 군자는 들어가는 데마다 스스로 얻지 못함이 없느니라.

 

言素其位而行也.

 

이는 현재의 위치대로 행함을 말한 것이다.

 

在上位하야 不陵下하며 在下位하야 不援上이오

재상위      불릉하       재하위       불원상

正己而不求於人이면 則無怨이니 上不怨天하며 下不尤人이니라.

정기이불구어인      즉무원       상불원천       하불우인

陵: 업신여길 릉   援: 당길 원   怨: 원망할 원   尤: 허물 우·탓할 우

 

윗자리에 있어서 아랫사람을 능멸하지 않으며, 아랫자리에 있어서 윗사람을 잡아당기지 않고, 자기 몸을 바로 하여 남에게 구하지 않으면, 곧 원망함이 없을 것이니,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느니라.

 

言不願乎其外也.

 

이는 그 밖의 것을 원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故로 君子는 居易以俟命하고 小人은 行險以徼幸이니라

고   군자    거이이사명       소인    행험이요행

易: 쉬울 이   俟: 기다릴 사   險: 험할 험   徼: 구할 요   幸: 요행 행

 

그러므로 군자는 평이함에 거하여 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험함에 행하여 요행을 구하느니라.

 

平地也居易素位而行也俟命不願乎外也求也謂所不當得而得者.

 

()는 평지이다. “평지에 거한다.”(居易)는 것은 현재 위치에 따라 행하는 것이고, “명을 기다린다는 것은 밖의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는 구함이고, ()은 마땅히 얻어서는 안 될 것을 얻음을 말한다.

 

子曰 射 有似乎君子하니 失諸正鵠이오 反求諸其身이니라.

자왈 사 유사호군자      실저정곡       반구저기신

射: 궁술 사   似: 같을 사   諸: 어조사 저   鵠: 과녁 곡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활을 쏨이 군자와 같음이 있으니, 저 정곡을 잃으면 돌이켜 그 몸에서 구하느니라.”

 

畵布曰正이요 棲皮曰鵠이니 皆侯之中 射之的也子思 引此孔子之言하여 以結上文之意하시니라.

: 그림 화   : 깃들일 서   : 과녁 후   : 과녁 적

 

삼베에 그려놓은 것을 정()이라 하고, 가죽을 매달아놓은 것은 곡()이라 하니, 모두 과녁의 가운데요 활을 쏘는 표적이다. 자사께서 이 공자의 말씀을 인용하여 윗글의 뜻을 맺으신 것이다.

 

第十四章이라.

우    제십사장

(이상)는 제14장이다.

 

子思之言也凡章首無子曰字者放此하니라.

 

자사의 말씀이니, 장 머리에 子曰이란 글자가 없는 것은 이와 같다.

 

 

15

 

君子之道는 辟如行遠必自邇하며 辟如登高必自卑니라.

군자지도    비여행원필자이      비여등고필자비

辟: 임금 벽·피할 피(여기서는 비유할 비譬자로 봄)   邇: 가까울 이   卑: 낮을 비

 

군자의 도는 비유하면 먼 길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데에서부터 하는 것과 같으며, 높은 데를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데에서부터 하는 것과 같으니라.

 

譬同이라

 

자는 비와 같다.

 

詩曰 妻子好合이 如鼓瑟琴하며 兄弟旣翕하야 和樂且耽이라

시왈 처자호합    여고슬금      형제기흡       화락차탐

宜爾室家하며 樂爾妻帑라하야늘

의이실가      락이처노

鼓: 두드릴 고   瑟: 비파 슬   琴: 거문고 금   翕: 합할 흡   眈: 즐길 탐   爾: 너 이   帑: 자식 노

 

『시경』에 이르길, “처자가 좋아서 합하는 것이 비파와 거문고를 타는 것 같으며, 형제가 이미 합해서 화락하고 즐기느니라. 너의 집안을 마땅하게 하며, 너의 아내와 자식을 즐겁게 한다.” 하거늘

 

小雅常棣之篇이라 鼓瑟琴和也亦合也亦樂也子孫也

: 맑을 아    : 산앵두나무(아가위)

 

시는 소아 상체편이다. 비파와 거문고를 탄다는 것은 화한다는 것이다. ()은 또한 합함이다. ()은 또한 즐거움이다. ()는 자손이다.

 

子曰 父母는 其順矣乎신져.

자왈 부모    기순의호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부모는 편안하실 것이다.”

 

夫子 誦此詩而贊之曰 人能和於妻子하고 宣於兄弟 如此則父母其安樂之矣신저하시니 子思 引詩及此語하여 以明行遠自邇登高自卑之意하시니라.

: 외울 송   : 도울 찬

 

부자(공자)께서 이 시를 외우고 찬양하며 말씀하시길 사람이 능히 처자간에 화합하고 형제간에 마땅함이 이와 같다면 부모는 편안하고 즐거우실 것이니라.”하시니, 자사가 시와 이 말씀을 인용해서, 먼 곳을 가려면 가까운 데부터 하고 높은 데를 오르려면 낮은 데부터 한다는 뜻을 밝히신 것이다.

 

第十五章이라.

우   제십오장

(이상)는 제15장이다.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 대산 중용강의, (한길사, 2004), 114154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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