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중용

『중용』 제20장

돈호인 2020. 11. 27. 18:52

 

20

 

哀公이 問政한대

哀: 슬플 애

 

애공이 정사를 묻자

 

哀公魯君이니 이라

: 줄 장

 

애공은 노나라 임금이니, 이름은 장()이다.

 

子曰 文武之政이 布在方策하니

자왈 문무지정    포재방책

其人이 存則其政이 擧하고 其人이 亡則其政이 息이니이다.

기인    존즉기정    거      기인    망즉기정    식

布: 펼 포   策: 대쪽 책   息: 그칠 식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문왕과 무왕의 정사가 방책에 펴 있으니, 그 사람이 있으면 그 정사가 일어나고, 그 사람이 없으면 그 정사가 종식됩니다.

 

版也簡也猶滅也有是君有是臣이면 則有是政矣.

: 널빤지 판   : 대쪽 간   滅: 없어질 멸

 

()은 판자()요 책()은 대쪽()이다. ()은 멸()과 같다. 이러한 임금이 있고 이러한 신하가 있으면 이러한 정사가 있는 것이다.

 

人道는 敏政하고 地道는 敏樹하니 夫政也者는 蒲盧也니이다.

인도   민정       지도    민수       부정야자    포로야

敏: 민첩할 민   樹: 나무 수   夫: 무릇 부   蒲: 부들 포   盧: 갈대 로(蘆)

 

사람의 도는 정사에 민첩하고, 땅의 도는 나무에 민첩하니, 무릇 정사라는 것은 부들과 갈대입니다.

 

速也薄盧沈括以爲蒲葦라하니 是也以人立政猶以地種樹하여 其成速矣而蒲葦又易生之物이니 其成尤速也言人存政擧其易如此.

: 빠를 속   : 가라앉을 침   : 모일 괄   : 갈대 위   : 심을 종   : 더욱 우   : 쉬울 이

 

()은 빠름이다. ‘포로는 잠겨 모여 부들 갈대가 된다 하니, 옳다. 사람으로서 정사를 세움이 마치 땅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 그 이루어짐이 빠르며, 갈대(蒲葦)는 또 쉽게 자라는 물건이니 그 이루어짐이 더욱 빠르다. 사람이 있어서 정사가 거행되는 것이 그 쉬움이 이와 같음을 말씀한 것이다.

 

故로 爲政이 在人하니 取人以身이요 脩身以道요 脩道以仁이니이다.

고    위정   재인       취인이신       수신이도    수도이인

 

그러므로 정치를 함이 사람에게 있으니, 사람을 취하되 몸으로써 함이오, 몸을 닦되 도로써 함이오, 도를 닦되 어짊으로써 해야 합니다.

 

承上文人道敏政而言也爲政在人家語作爲政在於得人하니 語意尤備謂賢臣이요 指君身이라 道者天下之達道仁者天地生物之心而人得以生者所謂元者善之長也言人君爲政在於得人이요 而取人之則又在脩身하니 能仁其身이면 則有君有臣而政無不擧矣.

: 더욱 우   : 갖출 비   : 들 거

 

이는 윗글의 사람의 도는 정사에 민첩하다.”(人道敏政)는 말을 이어 말씀한 것이다. “정치를 함이 사람에 있다.”(爲政在人)는 것은 가어(家語)정사를 함이 사람을 얻음에 있다.”(爲政在於得人)로 되어 있으니, 말뜻이 더욱 갖추어졌다. 사람은 어진 신하를 이르고, 몸은 인군의 몸을 가리킨다. 도라는 것은 천하의 달도(達道), 어짊이란 것은 천지가 만물을 내는 마음으로 사람이 얻어서 태어난 것이니, 이른바 ()은 착함의 어른이란 것이다. 인군이 정사를 함이 사람을 얻음에 있고, 사람을 취하는 법은 또 몸을 닦는 데 있으니, 능히 그 몸을 어질게 하면 곧 인군이 있고 신하가 있어서 정사가 일어나지 않음이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仁者는 人也니 親親이 爲大하고 義者는 宜也니 尊賢이 爲大하니

인자    인야   친친    위대       의자    의야    존현    위대

親親之殺와 尊賢之等이 禮所生也니라.

친친지쇄    존현지등    예소생야

親: 어버이 친·친할 친   宜: 마땅할 의   殺: 덜 쇄   等: 등급 등

 

어질다는 것은 사람이니 어버이(친척)를 친함이 큼이 되고, 의라는 것은 마땅함이니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이 큼이 되니, 어버이(친척)를 친히 함의 강등(降等)과 어진 이를 높임의 차등이 예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指人身而言이라 具此生理하여 自然便有惻怛慈愛之意하니 深體味之可見이라 宜者分別事理하여 各有所宜也則節文斯二者而已.

: 갖출 구   便: 문득 변   : 슬퍼할 측   : 슬플 달   : 사랑할 자   : 깊을 심   : 마디 절   : 이 사   : 뿐 이

 

()은 사람 몸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이 타고난 이치를 갖추고 있어 자연히 문득 슬퍼하고(惻怛) 자애로운 뜻이 있으니, 깊이 체득해서 음미하면 가히 볼 수 있다. ()라는 것은 사리를 분별하여 각기 마땅한 바를 두는 것이다. 예는 곧 이 두 가지를 절문(절도있게 문채 나게 함)할 뿐이다.

 

(在下位하야 不獲乎上이면 民不可得而治矣리라)

 재하위      불획호상       민불가득이치의

 

(아래 자리에 있어서 윗사람에게 얻지 못하면, 백성을 가히 얻어 다스리지 못하리라.)

 

鄭氏曰 此句在下하니 誤重在此.

 

정씨 말하기를, “이 글귀는 아래에도 있는데, 잘못으로 거듭하여 여기에 있다.”

 

故로 君子는 不可以不脩身이니 思脩身인댄 不可以不事親이요

고    군자   불가이불수신       사수신       불가이불사친

思事親인댄 不可以不知人이요 思知人인댄 不可以不知天이니라.

사사친      불가이부지인       사지인       불가이부지천

 

그러므로 군자는 가히 몸을 닦지 않을 수 없으니, 몸을 닦을 것을 생각할진댄 가히 어버이를 섬기지 않을 수 없고, 어버이를 섬길 것을 생각할진댄 가히 사람을 알지 않을 수 없고, 사람을 알 것을 생각할진댄 가히 하늘을 알지 않을 수 없습니다.

 

爲政在人하고 取人以身이라 不可以不修身이요 修身以道하고 修道以仁이라 思修身인댄 不可以不思親이요 欲盡親親之仁인댄 必由尊賢之義又當知人이요 親親之殺尊賢之等皆天理也又當知天이라.

: 다할 진   : 또 우   : 덜 쇄

 

정치를 함은 사람을 얻음에 있고, 사람을 얻음은 몸으로써 한다. 그러므로 가히 몸을 닦지 않을 수 없는 것이요, 몸을 닦음은 도로써 하고 도를 닦음은 인()으로써 한다. 그러므로 몸을 닦음을 생각하면 가히 어버이를 섬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요, 어버이를 친히 하는 인()을 다하고자 하려면 반드시 어짊을 높이는(尊賢) 의리()로 말미암아야 한다. 그러므로 또 마땅히 사람을 알아야 하고, 어버이를 친히 하는 강등(降等)과 어진 이를 높이는 등급이 모두 하늘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또 마땅히 하늘을 알아야 한다.

 

天下之達道 五에 所以行之者는 三이니

천하지달도 오    소이행지자    삼

曰 君臣也父子也夫婦也昆弟也朋友之交也五者는 天下之達道也요

왈 군신야부자야부부야곤제야붕우지교야오자    천하지달도야

知仁勇三者는 天下之達德也니 所以行之者는 一也니이다.

지인용삼자    천하지달덕야   소이행지자    일야

昆: 형 곤

 

천하에 공통적으로 가야할 길(達道)이 다섯 있는데, 그 가운데 행하는 바는 셋이니, 가로되 군신(君臣)·부자(父子)·부부(夫婦)·형제(昆弟)·붕우(朋友)가 서로 간에 사귀는 이 다섯 가지는 천하에 통한 도이고, 지혜(知)·어짊(仁)·용기(勇) 세 가지는 천하의 공통된 덕(達德)이니, 행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達道者天下古今所共由之路卽書所謂五典이요 孟子所謂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是也所以知此也所以體此也所以强此也謂之達德者天下古今所同得之理也則誠而已矣達道雖人所共由이나 無是三德이면 則無以行之達德雖人所同得이나 이나 一有不誠이면 則人欲間之하여 而德非其德矣리라 程子曰 所謂誠者止是誠實此三者三者之外更別無誠이니라.

: 이제 금   : 함께 공   : 말미암을 유   : 길 로   : 법 전   : 어릴 유   : 힘쓸 강   : 한가지 동

: 얻을 득   : 뿐 이   : 비록 수   : 다시 갱

 

공통된 도(達道)라는 것은 천하에 예나 지금이나 함께 말미암은 바의 길이니, 서경에 이른바 다섯 가지 전법’(五典)이란 것이요, 맹자에 이른바 아버지와 자식은 친함이 있고, 인군과 신하는 의리가 있고,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고, 벗과 벗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는 이것을 아는 것이요, ‘()’은 이것을 체득하는 것이요, ‘()’은 이것을 힘쓰는 것이다. 공통된 덕(達德)이라 이르는 것은 천하에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로 얻는 바의 이치이니, 하나라는 것()은 정성()일 따름이다. 공통된 도(達道)는 비록 사람이 함께 말미암는 바이지만 이 세 가지 덕이 없으면 이것을 행할 수 없고, 공통된 덕(達德)은 비록 사람이 함께 얻는 바이지만 한 가지라도 정성스럽지 못함이 있으면, 사람 욕심이 사이에 끼어서 덕이 그 덕이 아닐 것이다. 정자께서 말씀하시길 이른바 정성이란 것은 여기에 그쳐 이 세 가지를 성실히 하는 것이니, 이 세 가지밖에 다시 다른 정성이 없다.”

 

或生而知之하며 或學而知之하며 或困而知之하나니

혹생이지지       혹학이지지      혹곤이지지

及其知之하야는 一也니이다

급기지야         일야

或安而行之하며 或利而行之하며 或勉强而行之하나니

혹안이행지      혹리이행지       혹면강이행지

及其成功하야는 一也니이다.

급기성공         일야

困: 곤할 곤 及: 미칠 급 勉: 힘쓸 면

 

혹 태어나면서 이것을 알며, 혹 배워서 이것을 알며, 혹 고통을 이겨내가며 이것을 아나니, 그 앎에 미쳐서는 한 가지입니다. 혹 편안히 이것을 행하며, 혹 이롭게 해서 이것을 행하며, 혹 억지로 힘써 행하나니, 그 성공에 이르러서는 한 가지입니다.”

 

知之者之所知行之者之所行謂達道也以其分而言하면 則所以知者知也所以行者仁也所以至於知之成功而一者勇也以其等而言하면 則生知安行者知也學知利行者仁也困知勉行者勇也蓋人性雖無不善이나 而氣禀有不同者聞道有蚤莫하며 行道有難易이나 能自强不息이면 則其至一也니라 呂氏曰 所入之塗雖異而所至之域則同하니 所以爲中庸이어니와 若乃企生知安行之資하여 爲不可幾及이라하고 輕困知勉行하여 謂不能有成이라하면 道之所以不明不行也니라.

: 줄 품   : 일찍 조   : 저물 모   : 길 도   : 지경 역   : 바랄 기   : 거의 기

 

이는 자의 알 바와 행하는 자의 행할 바는 달도(達道)라 이른다. 그것을 나누어서 말하면, 아는 바는 지(), 행하는 바는 인()이요, 알아서 성공에 이르러서 하나라는 것은 용()이며, 그 등급으로써 말하면 생지안행은 지(), ‘학지이행은 인()이요, ‘곤지면행은 용()이다. 대개 사람의 성품이 비록 착하지 않음이 없으나, 기품이 같지 않음이 있다. 그러므로 도를 들음에 이르고 늦음이 있으며, 도를 행함에 어렵고 쉬움이 있다. 그러나 능히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으면 거기에 이름은 같다. 여씨(呂大臨)가 말하기를 들어가는 바의 길은 비록 다르나 이르는 바의 지경은 곧 같으니, 이는 중용이 되지만, 만일 생지(生知)와 안행(安行)의 바탕을 바래서 가히 거의 미치지 못한다 여기고, 곤지(困知)와 면행(勉行)을 가벼이 여겨 능히 성공이 있지 못하다고 이르면, 이는 도가 밝아지지 못하고 행해지지 못하는 이유이다.”

 

(子曰) 好學은 近乎知하고 力行은 近乎仁하고 知耻는 近乎勇이니라.

(지왈) 호학    근호지      역행    근호인       지치    근호용

耻: 부끄러울 치(恥)

 

(공자 말씀하시길) 배움을 좋아함은 지(知)에 가깝고, 힘써 행함은 인(仁)에 가깝고, 부끄럼움을 앎은 용맹(勇)에 가까우니라.

 

子曰二字衍文이라

 

두 자는 연문(혹처럼 붙음)이다.

 

言未及乎達德而求以入德之事니라 通上文三知爲知三行爲仁하면 則此三近者勇之次也呂氏曰 愚者自是而不求하고 自私者徇人欲而忘返하고 懦者甘爲人下而不辭好學非知이나 足以破愚力行非仁이나 이나 足以忘私知耻非勇이나 이나 足以起懦니라.

: 어리석을 우   : 좇을 순   : 잊을 망   : 돌아올 반   : 나약할 나   : 사양할 사   : 깨뜨릴 파

 

이는 달덕에 미치지 못하여 덕에 들어가기를 구하는 일을 말씀한 것이다. 윗글의 三知가 되고, ‘三行이 됨을 통하면 곧 이 세 가지 가까움은 용()의 다음이다. 여씨가 말하기를 어리석은 자는 스스로 옳다 하고 구하지 않으며, 스스로 사사로이 하는 자는 인욕을 따라 돌아옴을 잊고, 나약한 자는 남의 아래가 되기를 좋아하고 사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배우기를 좋아함은 가 아니나 족히 어리석음을 깨뜨릴 수 있고, 힘써 행함은 이 아니나 족히 사사로움을 잊을 수 있고, 부끄러움을 앎은 이 아니나 족히 나약함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知斯三者則知所以脩身이요 知所以脩身則知所以治人이요

지사삼자즉지소이수신      지소이수신즉지소이치인

知所以治人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리라.

지소이치인즉지소이치천하국가의

 

이 세 가지를 알면 몸을 닦는 바를 알 것이요, 몸을 닦는 바를 알면 남을 다스리는 바를 알 것이요, 남을 다스리는 바를 알면 천하국가를 다스리는 바를 알리라.

 

斯三者指三近而言이라 人者對己之稱이라 天下國家則盡乎人矣言此하여 以結上文脩身之意하고 起下文九經之端也.

: 이 사   : 대할 대  : 일컬을 칭

 

이 세 가지란 三近을 가리켜 말씀한 것이다. ‘은 자기를 상대하여 칭한 것이다. ‘천하국가는 남을 다한 것이다. 이것을 말씀하셔서 윗글 수신(修身)의 뜻을 맺고, 아랫글 구경(九經)의 단서를 일으킨 것이다.

 

凡爲天下國家 有九經하니 曰 脩身也와 尊賢也와 親親也와 敬大臣也와

범위천하국가 유구경       왈 수신야    존현야   친친야    경대신야

體羣臣也와 子庶民也와 來百工也와 柔遠人也와 懷諸侯也니라.

체군신야    자서민야   래백공야    유원인야    회제후야

子: 아들같이 여길 자(사랑할 자)   懷: 품을 회·편안히 할 회

 

무릇 천하 국가를 다스림에 아홉 가지 법(九經)이 있으니, 가로되 몸을 닦음과 어진 이를 높임과 친척을 친히 함과 대신을 공경함과 여러 신하들의 마음을 체찰(體察)함과 여러 백성들을 자식처럼 여김과 백공들을 오게 함과 먼 지방의 사람을 회유함과 제후들을 은혜롭게 함이니라.

 

常也謂設以身處其地而察其心也如父母之愛其子也柔遠人所謂無忘賓旅者也列九經之目也니라 呂氏曰天下國家之本在身이라 脩身爲九經之本이라 이나 必親師取友然後脩身之道 進이라 尊賢次之하고 道之所進莫先其家親親次之하고 由家以及朝廷이라 敬大臣體羣臣次之하고 由朝廷以及其國이라 子庶民來百工次之하고 由其國以及天下柔遠人懷諸侯次之하니 九經之序也視羣臣猶吾四體하고 視百姓猶吾子하니 視臣視民之別也니라.

: 베풀 설   : 살필 찰   : 손 빈   : 나그네 려   : 버금 차   : 없을 막   : 오히려 유

 

()은 떳떳함이다. ()는 자기 몸을 베풀어 그 자리에 처하여 그 마음을 살피는 것을 말한다. ()는 부모가 그 자식을 사랑하듯이 하는 것이다. “먼 지방의 사람을 회유한다는 것은 이른바 손님과 나그네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구경의 조목을 나열한 것이다. 여씨(呂氏)가 말하기를 천하 국가의 근본은 몸에 있다. 그러므로 修身이 구경의 근본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스승을 친히 하고 벗을 취한 뒤에 수신의 도가 나아간다. 그러므로 尊賢이 그 다음이 되는 것이고, 도의 나아가는 바가 집안보다 먼저 함이 없다. 그러므로 敬大臣體羣臣이 그 다음이 되는 것이고, 조정으로 말미암아 나라에 미친다. 그러므로 子庶民來百工이 그 다음이 되는 것이고, 나라로 말미암아 천하에 미친다. 그러므로 柔遠人懷諸侯가 그 다음이 되는 것이니, 이는 구경의 차례이다. 여러 신하 보기를 나의 사체(四體)와 같이 하고, 백성 보기를 나의 자식과 같이 하니, 이는 신하를 봄과 백성을 봄의 구별이다.”

 

脩身則道立하고 尊賢則不惑하고 親親則諸父昆弟 不怨하고 敬大臣則不眩하고

수신즉도립       존현즉불혹      친친즉제부곤제 불원       경대신즉불현

體羣臣則士之報禮 重하고 子庶民則百姓이 勸하고 來百工則財用이 足하고

체군신즉사지보례 중       자서민즉백성   권       래백공즉재용    족

柔遠人則四方이 歸之하고 懷諸侯則天下 畏之니라.

유원인즉사방   귀지       회제후즉천하 외지

惑: 미혹할 혹   昆: 형 곤   怨: 원망할 원   眩: 아찔할 현   勸: 권할 권   財: 재물 재   畏: 두려워할 외

 

몸을 닦으면 도가 성립되고, 어진 이를 높이면 미혹되지 않고, 친척을 친히 하면 제부(諸父: 아버지의 형제들)와 형제들이 원망하지 않고, 대신을 공경하면 혼란하지 않고, 여러 신하들의 마음을 체찰(體察)하면 선비들의 보답하는 예가 중하고, 여러 백성들을 자식같이 여기면 백성들이 권면(勸勉)하고, 백공을 오게 하면 재용(재정)이 풍족하고, 먼 지방의 사람을 회유하면 사방이 돌아오고, 제후들을 은혜롭게 하면 천하가 두려워하니라.

 

言九經之效也道立謂道成於己而可爲民表所謂皇建其有極是也不惑謂不疑於理不眩謂不迷於事敬大臣이면 則信任專而小臣不得以間之臨事而不眩也來百工이면 則通功易事하고 農末相資財用하고 柔遠人이면 則天下之旅皆悅而願出於其塗四方하고 懷諸侯則德之所施者 博而威之所制者 廣矣曰天下 畏之라하니라.

: 법 표   : 의심할 의   : 미혹할 미   : 오로지 전   : 바꿀 역   : 바탕 자   : 기쁠 열   : 길 도

 

이는 구경(九經)의 효력을 말씀한 것이다. ‘도립(道立)’은 도가 자기 몸에 이루어져 가히 백성의 의표가 됨을 이르니, 이른바 황제가 그 유극을 세운다.”는 것이 이것이다. ‘불혹(不惑)’은 이치에 의혹되지 않음을 이르고, ‘불현(不眩)’은 일에 혼미하지 않음을 이른다. 대신을 공경하면 신임이 전일하여 낮은 신하(小臣)들이 이간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일에 임하여 혼미하지 않고, 백공(百工)을 오게 하면 기술을 통하고 일을 바꿔 하여 농업(農業)과 말업(末業: 상공업 등의 기타 업종)이 서로 바탕한다. 그러므로 재용(財用: 경제)이 풍족해지고, 먼 지방의 사람을 회유하면 천하의 나그네가 모두 기뻐하여 그 길로 나오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사방이 돌아오고, 제후들을 은혜롭게 하면 덕의 베풀어지는 바가 넓고 위엄의 제어하는 바가 넓어진다. 그러므로 이르길 천하가 두려워한다.”고 한 것이다.

 

齊明盛服하야 非禮不動은 所以修身也요

재명성복      비례부동     소이수신야

去讒遠色하며 賤貨而貴德은 所以勸賢也요

거참원색      천화이귀덕    소이권현야

尊其位하며 重其祿하며 同其好惡는 所以勸親親也요

존기위       중기록      동기호오    소이권친친야

官盛任使는 所以勸大臣也요 忠臣重祿은 所以勸士也요

관성임사    소이권대신야    충신중록   소이권사야

時使薄歛은 所以勸百姓也요 日省月試하야 旣(饎)稟稱事는 所以勸百工也요

시사박렴    소이권백성야    일성월시      기(희)름칭사    소이권백공야

送往迎來하며 嘉善而矜不能은 所以柔遠人也요

송왕영래      가선이긍불능    소이유원인야

繼絶世하며 擧廢國하며 治亂持危하며 朝聘以時하며 厚往而薄來는

계절세      거폐국       치란지위       조빙이시       후왕이박래

所以懷諸侯也니라.

소이회제후야

讒: 참소할 참   祿: 녹봉 록   薄: 엷을 박   斂: 거둘 렴   省: 살필 성   餼: 녹봉 희   稟: 창고 름(廩)   稱: 맞을 칭

送: 보낼 송   迎: 맞이할 영   嘉: 아름다울 가   矜: 불쌍히 여길 긍   亂: 어지러울 란   持: 지킬 지   聘: 찾아갈 빙

 

재계(齋戒)하고 깨끗이 하며 옷을 성대하게 해서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음은 몸을 닦는 바요, 참소하는 이를 제거하고 여색을 멀리하며 재물을 천히 여기고 덕을 귀하게 여김은 어진 이를 권면(勸勉)하는 바요, 그 지위를 높여주고 그 녹을 후하게 하며 좋아함과 싫어함을 한 가지로 함은 친척을 친히 함을 권면하는 바요, 관직을 성하게 하고 사령(使令)을 맡김은 대신을 권면하는 바요, 충성하고 미덥게 해서 녹을 후하게 함은 선비를 권면하는 바요, 때에 따라 부리고 거둠을 적게 함은 백성을 권면하는 바요, 날로 살피고 달로 시험하여 창고에서 녹을 주는 것을 일에 맞춤은 백공을 권면하는 바요, 가는 이를 보내고 오는 이를 맞이하며 잘하는 이를 가상히 여기고 능하지 못한 이를 가엾게 여김은 먼 지방 사람을 회유하는 바요, 끊긴 세대를 이어주며 폐지된 나라를 일으켜주며 어지러움을 다스려주고 위태함을 붙들어주며 조회(朝會)와 빙례(聘禮)를 때에 따라 하고 가는 것을 후하게 하고 오는 것을 박하게 함은 제후들을 은혜롭게 하는 바이니라.

 

言九經之事也官盛任使謂官屬衆盛하여 足任使令也蓋大臣不當親細事所以優之者 如此忠信重祿謂待之誠而養之厚蓋以身體之하여 而知其所賴乎上者 如此也讀曰餼餼稟稍食也稱事如周禮 槀人職曰 考其弓弩하여 以上下其食是也往則爲之授節以送之하고 來則豊其委積以迎之謂諸侯 見於天子謂諸侯使大夫來獻이라 王制比年一小聘이요 三年一大聘이요 五年一朝厚往薄來謂燕賜厚而納貢薄이라.

: 넉넉할 우   : 힘입을 뢰   : 벼줄기 끝 초(녹먹을 초)   : 볏집 고(稿)   : 활 궁   : 쇠뇌 노

: 부신(符信) 절   : 쌓을 위   : 저축할 자   : 바칠 헌   : 잔치 연   : 줄 사   : 바칠 납   : 공물 공

 

이는 구경(九經)의 일을 말씀하신 것이다. ‘관성임사(官盛任使)’는 관속(官屬)이 많아서 사령(使令)을 충분히 맡김을 이르니, 대개 대신은 마땅히 세세한 일을 친히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를 우대하는 바가 이와 같다. ‘충신중록(忠信重祿)’은 대하기를 정성스럽게 하고 공양하기를 후하게 함을 이르니, 대개 자신으로써 체찰하여, 그 윗사람에게 의뢰함이 이와 같음을 아는 것이다. ‘()’로 읽으니, ‘희름(餼廩)’초식(稍食; 祿俸)’이다. ‘칭사(稱事)’주례』 「고인직에 가로되 그 궁노(弓弩)를 상고하여서 그 먹는 것(녹봉)을 올리고 내린다.’는 것이 이것이다. 갈 때에는 그를 위하여 부절(符節)을 주어서 보내고, 올 때에는 위자(委積: 생활필수품)를 풍족히 하여 맞이한다. ‘()’는 제후가 천자에게 뵙는 것을 이르고, ‘()’은 제후가 대부로 하여금 천자국에 오게 해서 예물을 올리게 함을 이른다. 왕제(王制)비년(比年: 每年)’마다 한 번 작은 빙례를 올리고, 3년에 한 번 큰 빙례를 올리고, 5년에 한 번 조회한다고 하였다. ‘후왕박래(厚往薄來)’는 잔치와 하사(下賜)를 후하게 하고, 공물(貢物)을 바침을 박하게 함을 이른다.

 

凡爲天下國家 有九經하니 凡以行之者는 一也니라.

범위천하국가 유구경       범이행지자   일야

 

무릇 천하국가를 다스림에 아홉 가지 법이 있으니, 무릇 그것을 행하는 것은 한 가지이니라.

 

一者誠也一有不誠이면 則是九經皆爲虛文矣九經之實也.

 

한 가지라는 것은 정성이니, 한 가지라도 성실하지 못함이 있으면, 이 구경이 모두 빈 글이 된다. 이는 구경의 실제이다.

 

凡事 豫則立하고 不豫則廢하나니

범사 예즉립      불예즉폐

言前定則不跲하고 事前定則不困하고 行前定則不疚하고 道前定則不窮이니라.

언전정즉불겁      사전정즉불곤       행전정즉불구       도전정즉불궁

豫: 미리 예   跲: 넘어질 겁   困: 곤할 곤   疚: 오랜 병 구   窮: 다할 궁

 

모든 일이 미리 하면 성립되고, 미리 하지 아니하면 무너지니, 말을 미리 정하면 넘어지지 않고, 일을 미리 정하면 곤하지 않고, 행동을 미리 정하면 병들지 않고, 도를 미리 정하면 궁하지 않느니라.

 

凡事指達道達德九經之屬이라 素定也躓也病也承上文하여 言 凡事皆欲先立乎誠이니 如下文所推 是也.

: 평소 소   : 넘어질 지   : 밀 추

 

모든 일이란 달도·달덕·구경의 등속을 가리킨다. ‘()’는 평소에 정함이다. ‘()’은 넘어짐이다. ‘()’는 병이다. 이는 윗글을 이어 말하기를 모든 일을 다 먼저 정성에 세우고자 함이니, 아랫글에 미룬 바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在下位하여 不獲乎上이면 民不可得而治矣리라

재하위      불획호상       민불가득이치의

獲乎上이 有道하니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리라

획호상   유도       불신호붕우    불획호상의

信乎朋友 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리라

신호붕우 유도      불순호친       불신호붕우의

順乎親이 有道하니 反諸身不誠이면 不順乎親矣리라

순호친    유도      반저신불성       불순호친의

誠身이 有道하니 不明乎善이면 不誠乎身矣리라.

성신    유도      불명호선       불성호신의

獲: 얻을 획   諸: 어조사 저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얻지 못하면 백성을 가히 얻어 다스리지 못하리라. 윗사람에게 얻음이 도가 있으니, 벗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면 윗사람에게 얻지 못하리라. 벗에게 믿음을 받는 것이 도가 있으니, 어버이에게 순하지 못하면 벗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리라. 어버이에게 순함이 도가 있으니, 제 몸에 돌이켜 성실하지 못하면 어버이에게 순하지 못하리라. 몸을 성실히 함이 도가 있으니, 착함(善)을 밝게 하지 못하면 몸을 성실히 하지 못하리라.

 

又以在下位者推言素定之意反諸身不誠謂反求諸身하여 而所存所發未能眞實而無妄也不明乎善謂不能察於人心天命之本然하여 而眞知至善之所在也.

: 망령될 망   : 살필 찰

 

이는 또 아랫자리에 있는 자로서 평소에 미리 정해야 한다는 뜻을 미루어 말씀한 것이다. 자기 몸을 돌이켜보아 성실하지 못하다는 것은, 자기 몸에 돌이켜 구함에 존하는 바와 발하는 바가 능히 진실해서 망령됨이 없지 못함을 이른다. 선을 밝게 하지 못한다는 것은, 능히 인심과 천명의 본연을 살펴 참으로 지극히 선함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함을 이른다.

 

誠者는 天之道也요 誠之者는 人之道也니

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

誠者는 不勉而中하여 不思而得하여 從容中道하나니 聖人也요

성자    불면이중       불사이득      종용중도          성인야

誠之者는 擇善而固執之者也니라.

성지자    택선이고집지자야

擇: 가릴 택   執: 잡을 집

 

성(誠)이란 것은 하늘의 도요, 성하려는 것(誠之)은 사람의 도이니, 성(誠)이란 것은 힘쓰지 않아도 맞으며, 생각하지 않고도 얻어서 종용히 도에 맞으니 성인이요, 성하려는 것(誠之)은 선을 가려서 굳게 잡는 것이니라.

 

承上文誠身而言이라 誠者眞實無妄之謂天理之本然也誠之者未能眞實無妄而欲其眞實無妄之謂人事之當然也聖人之德渾然天理하여 眞實無妄하여 不待思勉而從容中道하니 則亦天之道也未至於聖이면 則不能無人欲之私하여 而其爲德不能皆實이라 未能不思而得하여 則必擇善然後可以明善이요 未能不勉而中하여 則必固執而後可以誠身이니 此則所謂人之道也不思而得生知也不勉而中安行也擇善學知以下之事固執利行以下之事也니라.

: 온전할 혼

 

이는 윗글의 성신(誠身)’을 이어 말씀한 것이다. ‘()’이란 것은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음을 이르니, 천리의 본연이요, ‘성하려는 것(誠之)’은 능히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지 못하여,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고자 함을 이르니, 인사(人事)의 당연함이다. 성인의 덕은 하늘의 이치에 혼연해서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어, 생각함과 힘씀을 기다리지 않고도 종용히 도에 맞으니, 곧 또한 하늘의 도이다. 성인에 이르지 못하면 능히 인욕의 사사로움이 없지 못하여 그 덕됨이 능히 다 진실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능히 생각하지 않고 얻을 수 없어서 반드시 선을 택한 뒤에야 가히 선을 밝게 할 수 있고, 능히 힘쓰지 않고 (도에) 맞을 수 없어서 반드시 굳게 잡은 뒤에야 가히 몸을 성실히 할 수 있으니, 이는 곧 이른바 사람의 도이다. 생각하지 않고도 얻음은 태어나면서 아는 것이고, 힘쓰지 않고도 (도에) 맞음은 편안히 행하는 것이다. 선을 택함은 배워서 아는 것 이하의 일이고, 굳게 잡음은 이롭게 여겨 행하는 것 이하의 일이다.

 

博學之하며 審問之하며 愼思之하며 明辨之하며 篤行之니라.

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

博: 넓을 박   審: 살필 심   愼: 삼갈 신   篤: 도타울 독

 

널리 배우며, 살펴서 물으며, 삼가서 생각하며, 밝게 분별하며, 돈독히 행하느니라.

 

誠之之目也學問思辨所以擇善而爲知學而知也篤行所以固執而爲仁이니 利而行也程子曰 五者廢其一이라도 非學也니라.

: 폐할 폐

 

이는 성실히 하는 조목이다.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별함은 선을 가려서 ()’가 되는 것이니, 배워서 아는 것이요, 돈독히 행함은 굳게 잡는 것으로서 ()’이 되니, 이롭게 여겨 행하는 것이다. 정자가 말씀하시길 이 다섯 가지에 하나라도 폐하면 학문이 아니다.”

 

有弗學이언정 學之인댄 弗能을 弗措也하며

유불학         학지       불능    불조야

有弗問이언정 問之인댄 弗知를 弗措也하며

유불문         문지       불지    불조야

有弗思언정 思之인댄 弗得을 弗措也하며

유불사      사지       불득    불조야

有弗辨이언정 辨之인댄 弗明을 弗措也하며

유불변         변지       불명    불조야

有弗行이언정 行之인댄 弗篤을 弗措也하여

유불행         행지       불독    불조야

人一能之어든 己百之하며 人十能之어든 己千之니라.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

弗: 아닐 줄   措: 둘 조

 

배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배울진댄 능치 못함을 두지 말며, 묻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물을진댄 알지 못함을 두지 말며, 생각지 않을지언정 생각을 할진댄 얻지 못함을 두지 말며, 분별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분별할진댄 밝지 못함을 두지 말며, 행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행할진댄 돈독하지 않음을 두지 말아서, 다른 사람이 한 번에 능하거든 자기는 백 번에 능하며, 다른 사람이 열 번에 능하거든 자기(나)는 천 번에 능할지니라.

 

君子之學不爲則已어니와 爲則必要其成이라 常百倍其功하니 困而知勉而行者也勇之事也.

: 그칠 이

 

군자의 배움은 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하면 반드시 그 이룸을 요한다. 그러므로 항상 그 공을 백 배로 하니, 이는 곤해서 알고 힘써서 행하는 것이니, ‘()’의 일이다.

 

果能此道矣면 雖愚나 必明하며 雖柔나 必强이니라.

과능차도의   수우    필명       수유    필강

果: 과연 과   雖: 비록 수   愚: 어리석을 우

 

과연 이 도를 능히 하면 비록 어리석으나 반드시 밝아지며, 비록 유약하나 반드시 강해지느니라.

 

明者擇善之功이요 强者固執之效呂氏曰 君子所以學者爲能變化氣質而已德勝氣質이면 則愚者 可進於明이요 柔者 可進於强이어니와 不能勝之則雖有志於學이나 亦愚不能明하며 柔不能立而已矣蓋均善而無惡者性也人所同也昏明强弱之稟不齊者才也人所異也誠之者所以反其同而變其異也夫以不美之質求變而美라도 非百倍其功이면 不足以致之어늘 今以鹵莽滅裂之學으로 或作或輟하여 以變其不美之質이라가 及不能變하여는 則曰 天質不美하니 非學所能變이라하니 果於自棄其爲不仁甚矣로다.

: 뿐 이   : 가지런할 제   : 황폐할 로   : 거칠 모()   : 찢을 렬   : 그칠 철   : 버릴 기   甚: 심할 심

 

밝아짐은 선을 가리는 공이요, 강해짐은 굳게 잡는 효험이다. 여씨가 말하길, “군자가 배우는 것은 능히 기질을 변화하기 위할 뿐이니, 덕이 기질을 이기면 어리석은 자가 가히 밝음에 나아가고, 유약한 자가 가히 강함에 나아갈 수 있지만, 능히 이기지 못하면, 비록 배움에 뜻을 두더라도 어리석은 자가 능히 밝아지지 못하고, 유약한 자가 능히 서지 못할 뿐이다. 대개 똑같이 선하고 악함이 없는 것은 성품()이니, 사람마다 같은 바요, 어둡고 밝으며 강하고 약함의 기품이 가지런하지 못한 것은 재질이니, 사람마다 다른 바이다. 성실히 하는 것은 그 같음을 돌이키고 그 다름을 변화시키는 것이니, 무릇 아름답지 못한 자질로써 변하여 아름다움을 구하려면 그 공을 백배로 하지 않으면 족히 그것을 이루지 못하는데, 이제 거칠고 소홀하고 없어지고 갈라지는 배움으로, 혹 하기도 하고 혹 중단하기도 하면서 아름답지 못한 자질을 변화시키다가 능히 변화되지 못함에 미쳐서는, 타고난 자질이 아름답지 못하니 배워서 능히 변화시킬 바가 아니다.’라고 말하니, 이는 스스로 포기함에 과감한 것이니, 그 어질지 못하게 됨이 심하도다.”

 

第二十章이라.

우    제이십장

(이상)는 제20장이다.

 

引孔子之言하여 以繼大舜文武周公之緖하여 明其所傳之一致하니 擧而措之라도 亦猶是爾蓋包費隱兼小大하여 以終十二章之意章內語誠始詳하니 而所謂誠者實此篇之樞紐也又按孔子家語亦載此章而其文尤詳하니 成功一也之下有公曰 子之言美矣至矣로되 寡人實固不足以成之也其下復以子曰起答辭어늘 今無此問辭而猶有子曰二字하니 蓋子思 刪其繁文하여 以附于篇而所刪有不盡者今當爲衍文也博學之以下家語無之하니 意彼有闕文이어나 抑此或子思所補也歟인저.

: 둘 조   : 뿐 이   樞: 지도리 추   : 맺을 뉴   : 살필 안   尤: 더욱 우   : 대답할 답   : 깎을 산

: 많을 번   : 붙을 부   : 넘칠 연   : 빠질 궐   : 문득 억   : 기울 보   : 어조사 여

 

이는 공자의 말씀을 이끌어서 대순과 문왕·무왕·주공의 실마리(업적)를 이어, 그 전한 바가 일치하니, 들어다가 놓더라도 또한 이와 같을 뿐임을 밝히신 것이다. 대개 비은을 포합하고 소대를 겸하여 제12장의 뜻을 마친 것이다. 이 장 안에 을 말한 것이 처음으로 상세하니, 이른바 성()이라는 것은 진실로 이 편의 핵심(樞紐)이다. 공자가어를 살펴보면 또한 이 장이 실려 있는데 그 글이 더욱 상세하니, ‘成功一也의 아래에 애공이 말하길 선생의 말씀이 아름답고 지극하나, 과인(寡人)이 실로 고루하여 족히 이룰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러므로 그 아래에 다시 子曰로써 답한 말씀을 일으킨 것인데, 이제 여기에는 이 묻는 말이 없는데도 오히려 子曰이란 두 글자가 있으니, 대개 자사가 번잡한 글을 삭제하여 편에 붙이면서 삭제한 바가 다하지 못함이 있으니, 이제 마땅히 연문(衍文)이 되어야 한다. ‘博學之이하는 가어에 없으니, 생각건대 저 가어에 빠진 글이 있거나, 아니면 이것은 혹 자사(子思)가 보충하신 듯하다.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 대산 중용강의, (한길사, 2004), 192∼246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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