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75장

돈호인 2020. 10. 18. 18:40

 

75. 民之章

     민지장

 

民之饑 以其上食稅之多 是以 饑

민지기 이기상식세지다 시이 기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 難治

민지난치 이기상지유위 시이 난치

民之輕死 以其求生之厚 是以輕死

민지경사 이기구생지후 시이경사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

부유무이생위자 시현어귀생 

 

饑 : 주릴 기  稅 : 구실 세·거둘 세  輕 : 가벼울 경  厚 : 두터울 후

賢 : 어질 현·나을 현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그 위에서 세금을 많이 거두어 먹기 때문이니 이로써 굶주리며,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위에서 함이 있기 때문이니 이로써 다스리기 어렵다.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삶을 두텁게 구하기 때문이니 이로써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

무릇 오직 삶으로써 함이 없는 자는 이것이 삶을 귀하게 여기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이 장은 다시 천하를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권력자들의 잘못된 도리를 밝히고, 삶에 대한 본질을 찾아 도의 근원으로 회복할 것을 강조하였다.

  세상을 보자. 백성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것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다스린다는 권력자들이 백성으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거두면서도, 이 세금을 백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부를 축적하는 데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백성들 스스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백성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권력자들이 그들만의 안위를 구하기 위해 백성을 억압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만의 안위를 구하고 백성을 억압하는 제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삶에 대한 두터움, 즉 삶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삶의 영원한 본질인 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형식과 외형, 즉 부와 명예·권력과 장수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다는 뜻이다. 이러한 집착에 빠져 부와 명예를 좇고 권력과 장수를 추구하다가 삶에 대한 본질을 망각하게 되고, 결국은 삶을 가볍게 여기며 죽게 되는 것이다.

  과연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도로 회복하기 위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도에서 더욱 멀어져 가는 권력욕과 명예욕 등으로 치장된 삶을 누리기 위하여 온갖 일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더욱 더 도에서 멀어져 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그러한 삶을 위하여 아무런 함이 없는 자가 그러한 삶을 고귀하게 여겨 온갖 일을 만들어 내는 자보다 더 나은 것이다. 이것이 무위(無爲무욕(無欲)의 진정한 삶이다.

 

民之饑는 以其上食稅之多니 是以로 饑하며

民之難治는 以其上之有爲니 是以로 難治하니라

民之輕死는 以其求生之厚니 是以로 輕死니라

夫唯無以生爲者는 是賢於貴生이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80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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