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76장

돈호인 2020. 10. 18. 20:00

 

76. 人之章

     인지장

 

人之生也 柔弱 其死也 堅强

인지생야 유약 기사야 견강

萬物草木之生也 柔脆 其死也 枯槁

만물초목지생야 유취 기사야 고고

故 堅强者 死之徒 柔弱者 生之徒

고 견강자 사지도 유약자 생지

是以 兵强則不勝 木强則折

시이 병강즉불승 목강즉절

强大 處下 柔弱 處上

강대 처하 유약 처상

 

堅 : 굳을 견  脆 : 무를 취  枯 : 마를 고  槁 : 마를 고  徒 : 무리 도  勝 : 이길 승

折 : 꺾일 절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어서는 굳고 강해지며,

만물초목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무르지만 죽어서는 바싹 말라 굳어지니,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로써 병사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꺾이니,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처한다.

 

 

  이 장에서는 다시 자연의 섭리를 이끌어서 사람이 도를 따라야 할 이유를 말하고 있다.

  우선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것을 보자.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아주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사람이 죽을 때에 이르면 굳어지고 강고해진다. 도를 터득하고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은 강해지고 굳세지는 것이 아니라 연약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남보다 굳세고 강해지려고 평생을 소비하다가 삶을 마치게 된다.

  또한 산천에 피어나는 초목을 보자. 초목이 나올 때에는 역시 그 초목은 매우 부드럽고 연약하다. 그러나 그 초목이 명을 다하여 죽음에 이르면 마르고 말라 굳고 단단해진다. 사람이나 초목이나 자연에서 살아가는 도는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을 향하여 나아가는 무리가 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무리가 된다.

  세상사도 마찬가지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서로가 강해지려고 온갖 무기를 만들고 강력한 군대를 조직하려고 하지만, 사실 병사와 군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멸망으로 치닫는 첩경이 된다. 이는 마치 나무가 강하면 강할수록 쉽게 꺾여지는 것과 같다.

  또한 자연의 이치를 보건대,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처하게 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와 같이 남보다 위에 있고 군림하기 위하여 크고 강해지려고 하지만, 결국은 부드럽고 약한 자가 위로 올라가게 되고 크고 강한 자는 아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만물의 떳떳한 이치를 보면, 정미로운 것은 위에 있고 거친 것은 아래에 있는데, 그 정미로움은 반드시 부드럽고 연약하고, 그 거침은 반드시 굳세고 강하다. 이러한 이치를 깨달아 세상을 살아가는 바른 도를 펼쳐나갈 것을 말하고 있다.

 

人之生也에 柔弱하나 其死也에 堅强하며

萬物草木之生也에 柔脆하나 其死也에 枯槁하니

故로 堅强者는 死之徒오 柔弱者는 生之徒니라

是以로 兵强則不勝하고 木强則折하나니

强大는 處下하고 柔弱은 處上이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8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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