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73장

돈호인 2020. 10. 18. 17:20

 

73. 勇於章

     용어장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용어감즉살 용어불감즉활

此兩者 或利或害

차양자 혹리혹해 

天之所惡 孰知其故

천지소오 숙지기고

是以 聖人 猶難之

시이 성인 유난지 

天之道 不爭而善勝

천지도 부쟁이선승

不言而善應

불언이선응 

不召而自來

불소이자래 

繟然而善謀

천연이선모 

天網 恢恢 疏而不失

천망 회회 소이불실

 

勇 : 날쌜 용  敢 : 감히 감  殺 : 죽일 살  活 : 살 활  惡 : 싫어할 오  孰 : 누구 숙

猶 : 오히려 유  難 : 어려울 난  爭 : 다툴 쟁  勝 : 이길 승  應 : 응할 응

召 : 부를 소  繟 : 느슨할 천·연달아 댈 천  謀 : 꾀할 모  網 : 그물 망

恢 : 넓을 회  恢恢 : 광대하여 포용하는 모양  疎 : 트일 소·성글 소

 

과감한 데에 용맹하면 죽고 과감하지 않은 데에 용맹하면 사니,

이 두 가지는 혹 이롭게 하고 혹 해롭게 한다.

하늘이 싫어하는 바를 누가 그 까닭을 알겠는가?

이로써 성인은 오히려 어렵게 여긴다.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않아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며,

느슨한 듯해도 잘 도모하니,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성긴 듯해도 놓치지 않는다.

 

 

  이 장은 사람이 자연에 순응하여 천리로 살아야 함을 말하고, 광대무변하면서도 추호의 틈이 없는 하늘의 도를 강조하였다.

  세상의 이치를 보건대 아무 거리낌 없이 무모한 데에 용맹하면 반드시 남을 해치거나 스스로 죽고, 매사에 신중하고 삼가는 데에 용맹하면 남도 살리고 스스로도 천명을 다한다. 중용2장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중니(孔子의 字)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중용을 하고 소인은 중용에 반한다. 군자가 중용을 함은 군자이면서 때로 중을 하기 때문이고, 소인이 중용에 반함은 소인이면서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다.(仲尼曰 君子 中庸, 小人 反中庸. 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反)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

 

  소인은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니 중용에 반하고, 군자는 항상 그 상황에 맞게 처신하기 때문에 중용을 한다는 말이다. 세상사의 모든 일은 함부로 속단할 수 없다. 아무 거리낌 없이 과감하게 행동하면 마땅히 살아야 할 자도 죽게 되어 해롭게 되지만, 항상 신중하고 조심하면 죽을 자도 살리는 이로움이 되기도 한다.

  도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옳다고 하고 그르다고 하는 것이 곧 하늘의 이치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늘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를 어느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하늘의 이치라는 것은 오묘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를 터득한 성인도 하늘의 이치에 대하여는 어렵게 여긴다. 오히려 천리를 알면 알수록 더욱 더 모든 일에 어려워하고 신중하게 삼간다. 맹자』「이루장구상(離婁章句上)에서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가 있을 때에는 작은 덕이 큰 덕에게 부림을 받으며, 작은 어짊이 큰 어짊에게 부림을 받고, 천하에 도가 없을 때에는 작은 자가 큰 자에게 부림을 받으며,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부림을 당하니, 이 두 가지는 천리(天理)이니, 천리에 순응하는 자는 보존되고,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孟子曰 天下有道 小德 役大德 小賢 役大賢, 天下無道 小役大 弱役强, 斯二者 天也, 順天者 存 逆天者 亡.)

 

  천리(天理)는 오묘한 것이다. 만물이 천리에 순응하면 살고 천리에 거스르면 죽으니, 어느 누가 하늘에 대적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하늘의 도는 천하의 그 무엇과 다투지 않아도 잘 이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이루고 남을 따르게 하고자 하염없이 많은 말을 하지만, 뜻대로 이루는 것은 없다. 그러나 하늘은 아무 말이 없어도 모든 만물은 하늘에 잘 순응하게 된다.

  모든 만물은 하늘에서 나왔으니 저절로 자연히 하늘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 하늘의 도는 부르지 않아도 모든 만물이 스스로 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거나, 남으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으면 하늘을 원망하곤 한다. 그래서 사람이 보기에 하늘의 도는 휑하니 뚫려 있어 허점이 많은 것 같지만, 하늘은 추호의 빈 틈이 없이 만물을 생육하고 스스로의 뜻대로 천하를 움직이고 있다.

  하늘의 도가 펼치는 그물망은 광대무변하게 퍼져 있어 드문 드문 많은 틈이 있는 것 같지만, 만물의 어느 하나라도 이치에서 놓치는 바가 없다. 그러니 어느 누가 하늘의 도, 천리를 거스르겠는가?

 

勇於敢則殺하고 勇於不敢則活이니

此兩者는 或利或害라

天之所惡를 孰知其故리오

是以로 聖人은 猶難之니라

天之道는 不爭而善勝하며

不言而善應하며

不召而自來하며

繟然而善謀하나니

天網은 恢恢하야 疏而不失이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7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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