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知不章
지불장
知不知 上
지부지 상
不知知 病
부지지 병
夫唯病病 是以 不病
부유병병 시이 불병
聖人 不病 以其病病
성인 불병 이기병병
是以 不病
시이 불병
病 : 질병 병 夫 : 무릇 부
아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뛰어남이요,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니,
무릇 오직 병을 병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로써 병들지 않네.
성인이 병들지 않음은 그 병을 병으로 여기기 때문이니,
이로써 병들지 않네.
이 장에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성인의 도와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는 세상 사람들의 병폐를 말하였다.
제56장에서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고 하였다. 진정 아는 자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가장 뛰어난 지혜이다. 즉, 지혜를 지혜로 여기지 않고 그저 순박한 도를 행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자처하고 나선다. 이렇게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허위(虛僞)와 가식(假飾)이 넘치면서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을 병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 되는 것을 알면 병폐에 빠지지 않게 된다. 『논어』「위정편」(爲政篇)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유(由, 공자의 제자 子路)야! 내가 너에게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이것이 아는 것이다.”(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성인이 이러한 병폐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체 하는 허위와 가식이 병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병폐가 없게 되는 것이다.
知不知는 上이오
不知知는 病이니
夫唯病病일새 是以로 不病이니라
聖人이 不病은 以其病病일새니
是以로 不病이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 대학서림, 2005, 268∼2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