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59장

돈호인 2020. 10. 15. 11:47

 

59. 治人章

     치인장

 

治人事天 莫若嗇

치인사천 막약색

夫唯嗇 是以早服

부유색 시이조복 

早服 謂之重積德

조복 위지중적덕

重積德 則無不克

중적덕 즉무불극

無不克 則莫知其極

무불극 즉막지기극

莫知其極 可以有國

막지기극 가이유국

有國之母 可以長久

유국지모 가이장구 

是謂深根固柢 長生久視之道

시위심근고저 장생구시지도

 

事 : 섬길 사  莫 : 없을 막  嗇 : 아낄 색  服 : 옷 복·좇을 복·행할 복·익을 복

重 : 무거울 중·거듭 중  積 : 쌓을 적  克 : 이길 극·능할 극  深 : 깊을 심

根 : 뿌리 근  固 : 굳을 고  柢 : 뿌리 저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아끼는 것 만한 것이 없으니,

무릇 오직 아끼기 때문에 이로써 일찍 좇는다.

일찍 좇음을 ‘두텁게 덕을 쌓는다’고 일컬으니,

두텁게 덕을 쌓으면 곧 능하지 않음이 없고,

능하지 않음이 없으면 곧 그 극처를 알 수 없고,

그 극처를 알 수 없으면 가히 나라를 둘 수 있다.

나라를 두는 어머니는 가히 길고 오래하니,

이를 ‘뿌리가 깊고 근본이 굳건하여 길이 살고 오래 보는 도’라고 일컫는다.

 

  앞 제58장에서 성인은 방정하되 해치지 않고, 청렴하되 상처내지 않으며, 곧되 방자하지 않고, 빛나되 빛을 내지 않는다라고 하여 통나무와 같은 순박한 도로 천하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이 장에서는 다시 순박한 도의 묘한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아끼는 것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사람을 다스린다는 것은 천하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본연의 도를 섬기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마치 무한한 덕을 널리 베풀고 무한한 사랑을 두루 베풀어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성인은 그 무한한 덕을 세상 사람들이 알도록 베풀지 않는다. 아무 사심이 없이 도의 본 모습 그대로 있을 뿐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본연의 도에서 아무런 덕이나 사랑이 나오지 않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아끼는 것, 인색한 것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본연의 도에서 그 근원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아끼기 때문에 도를 일찍 체득해 좇을 수가 있다. 도를 일찍 체득해 좇으니, 자연히 드러나지 않는 덕이 두텁게 쌓이게 된다. 그래서 두텁게 덕을 쌓는다’(重積德)고 하였다. 이렇게 두터운 덕이 쌓이게 되면 천하의 어떠한 일이라도 능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 천하의 모든 일에 능하게 되니, 그 능한 끝, 한계를 알 수가 없게 된다. 능한 경계를 알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바로 나라를 두어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바로 이것이 성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성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도를 체득하여 쌓아진 두터운 덕으로 다스리는 것이니, 결국 나라를 두어 나라를 다스리는 근원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이 만물의 어머니는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영원한 것이다. 이것을 바로 뿌리가 깊고 근본이 굳건하여 길이 살고 오래 보는 도’(深根固柢 長生久視之道)라고 일컫는다. ‘길이 산다는 것은 영원불멸하다는 것을 말하고, 오래 본다는 것은 천하에 만물이 생멸하는 것을 영원토록 본다는 것을 말한다.

  성인은 일장춘몽(一場春夢)과 같이 생멸하는 현상계에 동요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사사로운 감정을 발하여 덕을 베풀지 않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도에 체화된 두터운 덕으로 천하 만물을 다스리게 되는 것이다.

 

治人事天은 莫若嗇이니

夫唯嗇일새 是以早服이라

早服을 謂之重積德이라하니

重積德이면 則無不克이오

無不克이면 則莫知其極이오

莫知其極이면 可以有國이라

有國之母는 可以長久니

是謂深根固柢하야 長生久視之道라하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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