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12장

돈호인 2020. 10. 2. 11:34

 

12. 五色章

     오색장

 

五色 令人目盲

오색 영인목맹

五音 令人耳聾

오음 영인이롱 

五味 令人口爽

오미 영인구상

馳騁畋獵 令人心發狂

치빙전렵 영인심발광

難得之貨 令人行妨

난득지화 영인행방 

是以 聖人 爲腹 不爲目

시이 성인 위복 불위목

故 去彼取此

고 거피취차

 

令 : 하여금 령  盲 : 소경 맹  聾: 귀먹을 롱  爽 : 시원할 상․상할 상  馳: 달릴 치

騁 : 달릴 빙  畋: 사냥할 전  獵:사냥할 렵  狂 : 미칠 광  難 : 어려울 난

得 : 얻을 득  貨 : 재화 화  妨 : 방해할 방  腹 : 배 복  取 : 취할 취

 

다섯 가지 색은 사람으로 하여금 눈이 멀게 하고,

다섯 가지 음(소리)은 사람으로 하여금 귀가 먹게 하고,

다섯 가지 맛은 사람으로 하여금 입을 상하게 하고,

말을 타고 사냥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발광하게 하고,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을 해롭게 하니,

이로써 성인은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네.

 

  이 장에서는 인간의 허황된 욕심이 가져오는 폐해를 경계하고 삶을 영위해 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말하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눈으로 보게 되는 외부의 세계를 맹종하면 결국 근본을 잃어버리는 맹인이 된다. 청색황색적색백색흑색의 다섯 가지 색은 문명한 외부세계의 화려함을 말한다. 그 화려함을 욕심내어 좇아가면 결국 그 화려함에 오히려 눈을 멀게 된다. 아무 색이 없는 바탕이 있어야 오색의 구분이 있게 되는데 그 오색을 좇다보니 바탕이 사라지게 되고, 바탕이 사라지니 정작 오색을 볼 수 없는 맹인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귀를 즐겁게 하는 궁()()()()()의 오음에 탐닉하다보면 결국에 가서 진실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올바른 청각을 잃게 된다. 또한 단맛()신맛()짠맛()쓴맛()매운맛()의 오미를 탐닉하다보면 결국 진정한 맛을 잃게 되어 입을 상하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권력자가 되려고 살아가는 것은 마치 오색오미오음을 얻기 위하여 말을 타고 사냥하는 것과도 같은데, 정작 그 말을 타고 사냥에 빠지면 사람의 마음은 근본을 망각하고 발광하게 된다. 그래서 정치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하던가. 얻기 어려운 재화를 얻고자 하면 결국 사람의 행동을 해롭게 하니 도박에 빠지고 향락에 빠지고 범죄에 빠지면서도 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 줄을 알지 못한다. 황제음부경(黃帝陰符經)에 다음의 글이 있다.

 

마음은 물건에서 생겨나고 물건에서 죽으니, 기틀이 눈에 있다.(心生於物 死於物 機在目)

 

  그래서 성인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것만 취하고 그 밖의 것은 버린다. 성인이 배를 위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근본을 말하는 것이고, ‘눈을 위하지 않는다는 것은 근본에서 벗어난 밖의 것을 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근본이 되는 것만 취하고 그렇지 않는 것은 버린다. 이것이 삶의 지혜이다.

 

 

五音은 令人耳聾하고

五味는 令人口爽하고

馳騁畋獵은 令人心發狂하고

難得之貨는 令人行妨하나니

是以로 聖人은 爲腹이오 不爲目일새

故로 去彼取此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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