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Victor Frankl, 1905∼1997)의 『인간의 의미 탐구 : 로고테라피(의미치료) 입문(Man's Search for Meaning : An Introduction to Logotherapy)』를 국내판 표지제목으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책에서 빅터 프랭클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빅터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학파를 창시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자아를 성찰하고 인간 존엄성의 위대함을 체험하였다.’
빅터 프랭클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있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그 위대함을 성찰했다는 점에서 그러한 극단적 체험과는 거리가 있는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계열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정신분석에서는 인간의 성본능(리비도)과 무의식의 세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분석심리학에서는 무의식과 의식의 상호관계, 원형, 개성화 이론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세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에서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최악의 상황에서 성찰한 인간의 존엄성의 위대함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목표를 강조하여 미래지행적인 삶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빅터 프랭클의 『인간의 의미 탐구 : 로고테라피(의미치료) 입문』(국내판 표지: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운데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 ( ) 안의 숫자는 해당 책의 인용 쪽
(167) 로고테라피는 환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미래에 환자가 이루어야 할 과제가 갖고 있는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 로고테라피 혹은 다른 학자들에 의해 ‘빈 제3정신의학파’로 불리는 이 이론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인간의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보고 있다. 로고테라피는 프로이트 학파가 중점을 두고 있는 쾌락의 원칙이나, 아드리안 학파에서 ‘우월하려는 욕구’로 불리는 권력에의 추구와 대비시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176)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 말하자면 한쪽 극에는 실현되어야 할 의미가, 그리고 다른 극에는 그 의미를 실현시켜야 할 인간이 있는 자기장 안의 실존적 역동성이다.
(180) 삶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르다. 중요한 것은 포괄적인 삶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181) 로고테라피에서는 책임감을 인간 존재의 본질로 보고 있다.
(183) 인간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잠재되어 있는 삶의 의미를 실현해야 한다. 그런데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이나 그의 정신(psyche)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특성을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라고 한다.
(184) 소위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는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자아실현은 자아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서만 얻어진다.
(211) 범결정론은 어떤 조건이든지 그 조건에 대해 자기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인간관을 의미한다.
인간은 조건 지워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그것에 맞서 싸우든지 양단간에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인간은 어느 순간에도 변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거대한 인간 집단의 행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 얻은 사실뿐이고, 각 개인의 특성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채로 남아 있다. 어떤 예측이든 거기에는 그 사람이 처한 생물적, 심리적, 사회적 조건이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 존재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은 그런 조건을 극복하고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가능하다면 세계를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필요하다면 자기 자신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다.
(228) 영화는 수천 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면에 다 뜻이 있고 의미가 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는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부분, 개별적인 장면들을 보지 않고서는 영화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237) 과거 속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모든 것들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저장되고 보존된다. 사람들은 그루터기만 남은 일회성이란 밭만 보고, 자기 인생의 수확물을 쌓아 놓은 과거라는 충만한 곡물창고를 간과하고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 수확물 속에는 그가 해놓은 일,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용기와 품위를 가지고 견뎌냈던 시련들이 포함되어 있다.
(239) 실제로 이 사회는 …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치 있다고 하는 것과, 인간의 유용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치 있다고 하는 것 사이에 놓여 있는 엄청난 차이를 애매모호한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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