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이란 무엇인가? - 제2기 ‘주역원전강좌’를 시작하며(매주 화요일 저녁)

 

  2015년 2월 4일(수) 저녁 7시, 제2기 ‘주역원전강좌’가 개강되었다. 마침 올해 들어 맞이하는 입춘(立春) 절기에 인생의 의미를 찾고 바람직한 사회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선인(善人)들이 모여 『주역』강의를 시작하게 되니 보다 의미가 있었다. 다음 주부터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강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인생의 본질을 알기 위해 각종 철학서와 종교서 그리고 고전을 탐독한다. 철학서 종교서 문학서를 망라하여 인류역사와 함께하였던 고전 가운데 가장 오랜 연원을 가진 경전이 바로 『주역』일 것이다. 『주역』의 원형인 『역(易)』은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사상이 등장하기 이전에 그리고 유교 도교 기독교 불교 등 종교가 형성되기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다. 철학적 종교적 사유가 확립되기 이전에 고대인의 삶과 정신이 응축된 인류 정신문화의 원형(原形)을 간직하고 각 시대적 문화와 가치관이 반영되면서 지금 이 시대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주역』을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과 한문공부라는 차원을 넘어 현상계에서 펼쳐지는 인류사회와 대자연의 변화상을 통관(通觀)하는 것이며, 그 파노라마의 한 시점을 차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생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현상계의 이면에서 작용하고 있는 이른바 도(道)의 본질과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역(易)』은 고대인의 삶이 응축된 인류의 정신문화유산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망라하여 이른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원리가 응축되어 있고, 음양이진법(陰陽二進法)의 상징체계(象徵體系)로 되어 있어 현대 과학적으로 비유하자면 태초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생명인자(生命因子)가 응축되어 코드화된 DNA라고 할 수 있다. 『주역』 원전을 공부하기에 앞서 진행하는 ‘주역입문’ 강의는 64괘 384효 DNA의 암호코드를 분석하고 해독하기 위한 개념과 원리 및 방법론을 익히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역(易)』은 원래 고대인들의 삶에서 펼쳐지는 상황을 판단하고 예측하기 위한 점(占)에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주역』은 다른 고전과는 달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현시해 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DNA 코드에 비유할 수 있는 『주역』 64괘 384효의 상징체계는 운명적(運命的) 프로그램이 아니라 창조적(創造的) 프로그램이다. 마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문화가 끊임없이 변화해 왔듯이 그 이면에 드리워진 도(道)의 원리도 예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인류의 미래를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 인간으로 하여금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창조적 지혜를 현시(顯示)하고 있다.

 

  『주역』은 교주(敎主)가 없는 종교서이며, 철학서이자 수양서이며, 또한 인생 지침서이다. 본체계(정신계)와 현상계(물질계)를 아우르는 통합적 체계이며,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통한 인간의 바람직한 삶을 지향한다.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과 사회의 조화를 지향하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과 자기실현을 추구한다. 『주역』 64괘 384효는 인생과 사회와 자연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이 자기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보다 바람직한 삶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역』원전에 들어가기에 앞서 8주에 걸쳐 주역학방법론, 역(易)의 원리(태극, 음양, 사상, 팔괘), 우주의 시공(時空)과 팔괘(八卦)의 원리(선천팔괘와 후천팔괘), 대성괘 64괘 384효의 형성원리, 대성괘의 사회학적 분석 및 변화원리, 예측판단과 설시(揲蓍)원리(占), 『주역』경전(經典)체계와 해석방법론, 종합정리 및 「역전서(易傳序)」 「역서(易序)」 강독 등의 순서로 ‘주역입문’강의가 진행된다. 9주차 이후에는 『주역』원전 강독을 진행하면서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변화를 탐색하고 보다 바람직한 미래상을 추구하며, 인간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문교양 및 고전을 두루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