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37장

돈호인 2020. 10. 9. 10:53

 

37. 無爲章

     무위장

 

道常無爲 而無不爲

도상무위 이무불위

侯王 若能守之 萬物 將自化

후왕 약능수지 만물 장자화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

화이욕작 오장진지이무명지박

無名之樸 夫亦將無欲

무명지박 부역장무욕

不欲以靜 天下 將自定

불욕이정 천하 장자정 

 

鎭 : 누를 진·진정할 진 樸 : 통나무 박 靜 : 고요할 정

 

도는 항상 함이 없되 하지 않음이 없으니,

제후와 왕이 만약 이를 지키면 만물이 장차 스스로 화하거니와,

화하여 욕심이 일어나면 내가 장차 이름이 없는 통나무(樸)로 누를 것이오,

이름이 없는 통나무는 무릇 또한 장차 욕심이 없을 것이니,

욕심을 내지 않고 고요하면 천하가 장차 스스로 안정될 것이다.

 

 

  대도(大道)는 무위(無爲)로 천하 만물을 생장수장(生長收藏)한다. 항상 함이 없는 것 가운데 해와 달을 운행시키고 만물을 길러내니, 또한 하지 않음이 없다. 이러한 도를 체득하여 제후와 왕이 만약 이를 지키면 천하 만물은 장차 스스로 생화하여 저마다의 삶을 조화롭게 이루어 나갈 것이다.

  그런데 도에서 나온 만물은 생화하게 되면 현상계에서 펼쳐지는 화려함과 즐거움에 이끌려 많은 욕심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욕심을 일으키지 않게 하려면, 함도 없고 이름도 없어 그저 통나무와도 같은 순박함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래서 화하여 욕심이 일어나면 내가 장차 이름이 없는 통나무()로 누를 것이오라고 하였다. 청정경(淸靜經)에 다음의 글이 있다.

 

무릇 사람의 신(人神)은 맑음을 좋아하나 마음이 신을 어지럽게 하고, 사람의 마음(人心)은 고요함을 좋아하나 욕심이 마음을 끄니, 만약 능히 항상 그 욕심을 보내면 마음이 스스로 고요해지고, 그 마음을 맑게 하면 신이 스스로 맑아질 것이니, 자연히 육욕이 나오지 않아서 삼독(貪․瞋․癡)이 소멸할 것이다.(夫人神 好淸 而心擾之, 人心 好靜 而慾牽之, 若能常遣其欲 而心自靜, 澄其心 而神自淸, 自然六慾不生 三毒消滅.)

 

  이름이 없는 통나무는 대자연의 무위(無爲) 무욕(無欲)의 순박함 그 자체이니 원래 욕심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순박한 통나무로 천하 만물을 누르면 장차 욕심이 없을 것이다. 욕심을 내지 않고 고요하면 천하가 장차 스스로 안정될 것이다. 천도(天道)의 이치를 밝히고 있는 주역중천건괘단전(彖傳)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늘(乾)의 도가 변하고 화함에 각기 성명(性命)을 바르게 하니, 크게 화함을 보전하고 합해서 이에 이롭고 바르다.(乾道 變化 各正性命, 保合大和 乃利貞.)

 

 

道常無爲로대 而無不爲니

侯王이 若能守之면 萬物이 將自化어니와

化而欲作이면 吾將鎭之以無名之樸이오

無名之樸은 夫亦將無欲이리니

不欲以靜이면 天下가 將自定하리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149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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