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35장

돈호인 2020. 10. 9. 00:28

 

35. 大象章

     대상장

 

執大象 天下往

집대상 천하왕

往而不害 安平泰

왕이불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 止

락여이 과객 지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視之不可見

시지불가견 

聽之不可聞

청지불가문 

用之不可旣

용지불가기

 

執 : 잡을 집  往 : 갈 왕  害 : 해칠 해  泰 : 편안할 태  餌 : 먹이 이·미끼 이

過 : 지날 과  淡 : 묽을 담  味 : 맛 미  視 : 볼 시  聽 : 들을 청  聞 : 들을 문

旣 : 이미 기·다할 기

 

큰 형상(象)을 잡으면 천하가 향하여 가고,

가서 해를 입지 않으매 편안하고 평온하며 태평하다.

즐거움과 음식은 지나가던 나그네가 멈추게 하지만,

도가 입에서 나오는 것은 담백하여 그 맛이 없어서,

보아도 족히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족히 들리지 않으며,

써도 가히 다하지 않는다.

 

 

  앞 장에서는 대자연의 도를 큰 도’(大道)라고 표현하였고, 이 장에서는 대자연의 도를 큰 형상’(大象)이라고 표현하였다. 도라는 것은 형상이 없는 형상”(無象之象)이다. 대자연의 원리를 역()으로 파악하고 있는 주역에서도 계사하전3장에 역이란 상이니 상이라는 것은 형상이다”(易者 象也, 象也者 像也.)고 하였다. 따라서 대상(大象)은 대도(大道)를 일컫는 것이다.

  이러한 대상(大象)을 잡으면 천하가 그 곳을 향하여 몰려간다. 왜냐하면 천하 만물이 그 대상(大象)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 대자연의 본원인 대상(大象)으로 몰려 가 해로움을 입지 않으니 천하가 편안하고 평온하며 태평하다. 만물을 낳고 또 낳는 대자연이 만물을 해치겠는가? 그저 편안할 뿐이다.

  그런데 현상계의 세상을 보면 즐거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이 지나가던 나그네를 멈추게 하듯이, 천하의 나그네인 세상 사람들은 세속의 즐거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태백(李太白)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 봄날 밤에 도리원에서 잔치하며 지은 시서)에서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역려(逆旅 : 나그네를 맞이하는 여관)요 광음은 백대의 지나가는 손님이다(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라고 하였듯이오로지 대자연의 근원인 큰 도큰 상이 천지만물의 고향인 것이다.

  천하의 나그네가 되어 지나가다가 음악과 음식에 멈추는 것이 인생인데, 천하 만물의 고향인 도()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담백하여 아무 맛도 없다. 천지만물의 고향인 도란 무엇인가? 도라는 것은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고 해도 들리지 않는데, 그 도를 아무리 써도 그 도는 다함이 없다.

  중용16장에서 공자는 천지자연의 신묘함과 조화의 자취를 귀신(鬼神)으로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귀신의 덕됨이 성대하구나. 보려 해도 보이지 않으며,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되, 물건에 체해서 가히 버릴 수 없다.”(曰鬼神之爲德 其盛矣乎!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

 

 

執大象이면 天下往하고

往而不害에 安平泰니라

樂與餌는 過客이 止어니와

道之出口에 淡乎其無味하야

視之不可見이며

聽之不可聞이며

用之不可旣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14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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