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19장

돈호인 2020. 10. 3. 12:31

 

19. 絶聖章

     절성장

 

絶聖棄智 民利百倍

절성기지 민리백배

絶仁棄義 民復孝慈

절인기의 민복효자 

絶巧棄利 盜賊無有

절교기리 도적무유

此三者 以爲文不足

차삼자 이위문부족 

故 令有所屬

고 영유소속

見素抱樸

현소포박 

少私寡欲

소사과욕 

絶學無憂

절학무우 

 

絶 : 끊을 절  棄 : 버릴 기  倍 : 곱 배·더할 배  巧 : 기교 교  盜 : 훔칠 도

賊 : 도둑 적  令 : 하여금 령  屬 : 이을 속·엮을 속  見 : 드러날 현  寡 : 적을 과

憂 : 근심할 우

 

성인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이로움이 백배가 되고,

어짊을 끊고 의로움을 버리면 백성이 효성과 자애로움을 회복하고,

기교를 끊고 이욕을 버리면 도적이 있지 않을 것이니,

이 세 가지는 꾸밈으로 충분하지 않네.

그러므로 소속하는 바가 있으니

바탕(素)을 드러내고 소박함을 품게 하고,

사사로움을 적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고,

배움을 끊고 근심을 없게 하네.

 

 

  큰 도가 사라지자 성인이 나와서 백성을 교화하게 되고,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지혜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백성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온 성인의 가르침과 지혜가 그 원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각 성인을 추종하는 교파가 생기고 서로가 이단(異端)임을 주장하며 싸우니, 오히려 백성을 해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백성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온 지혜는 오히려 사사로운 지혜로 나아가 백성을 해롭게 하는 간교함으로 물들어갔다. 그러니 이제 와서는 성인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오히려 백성의 이익이 백배로 되는 것이다.

  앞 제18장에서 큰 도가 사라지게 되니 어짊과 의로움이 있게 되고, 밝은 지혜가 나오니 큰 거짓이 있게 되고, 육친이 화합하지 못하니 효성과 자애로움이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즉 큰 도가 사라져서 어짊과 의로움이 강조되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어짊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의로움인가를 분별하기 위해 지혜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어짊과 의로움이란 상황에 따라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고, 옳다 그르다라는 시비논쟁에 온 사회가 휘말리며 결국에는 가정도 화합하지 못하여 효성과 자애가 강조되었다. 그러니 도에서 멀어진 어짊을 끊고 의로움을 버리면 오히려 자연히 모든 백성이 효성과 자애로움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도에서 멀어진 기교와 지혜로움은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바뀌어서, 보다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날뛰는 온갖 도적들이 나오게 되었다. 진정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없는 정치집단도 도적이고, 사리사욕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도 도적이니, 기교를 끊고 지혜를 버리면 자연히 도적이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성인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이로움이 백배가 되고, 어짊을 끊고 의로움을 버리면 백성이 효성과 자애로움을 회복하고, 기교를 끊고 이욕을 버리면 도적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이 세 가지는 자세히 말하자면 언어나 문자로 꾸밈이 충분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 이어져 속하는 바에 따라서 하면 된다는 것이다.

  현소포박’(見素抱樸)이란 꾸밈이 없이 본 바탕 그대로 드러내고 통나무 같은 순박함을 마음속에 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앞의 절인기의 민복효자’(絶仁棄義 民復孝慈)에 연결된다. , 어짊을 끊고 의로움을 버리면 백성이 효성과 자애로움에 회복한다고 하였는데, 어짊을 끊고 의로움을 버리는 것이란 바로 꾸밈이 없는 본 바탕 그대로 드러내고 순박함을 마음에 품는 것이다.

  소사과욕’(少私寡欲)이란 사사로운 이익을 적게 하고 명예나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앞의 절교기리 도적무유’(絶巧棄利 盜賊無有)에 연결된다. , 기교를 끊고 이익을 버리면 도적이 없어진다고 하였는데, 기교를 끊고 이익을 버리는 것이란 바로 사사로운 이익을 적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다.

  절학무우’(絶學無憂)는 교파적 학문을 끊어서 시비분별의 근심을 없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앞의 절성기지 민리백배’(絶聖棄智 民利百倍)와 이어진다. , 성인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이익이 백배가 된다고 하였는데, 성인을 끊고 지혜를 버린다는 것은 바로 교파적 학문을 끊고 근심을 없게 하는 것이다.

  맹자』「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에서 맹자는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은 양능(良能)이고,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은 양지(良知)이다”(孟子曰 人之所不學而能者 其良能也, 所不慮而知者 其良知也.)고 하였는데, 결국 본연의 선함을 돌이켜 구하면 거짓에 흐르지 않게 된다.

 

絶聖棄智하면 民利百倍하고

絶仁棄義하면 民復孝慈하고

絶巧棄利하면 盜賊無有하니

此三者는 以爲文不足이니라

故로 令有所屬하니

見素抱樸이오

少私寡欲이오

絶學無憂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8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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