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와 강연

불확실성의 시대 : 주역(周易)으로 열다!

돈호인 2019. 3. 23. 18:29

 

 

   인간의 일상(日常)은 대부분 이미 형성된 인습(因習)의 흐름을 따라 별다른 동요 없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시야를 넓혀 거시적인 흐름을 보노라면, 국내정세와 국제정세의 역동적인 변화와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 사물인테넷과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세상의 물결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에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호기심과 아울러 적지 않은 위기감도 작용하게 된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인간이 지니고 있는 솔직한 정서는 안정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바라는 것일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세 가지 양태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순풍에 돛달고 항해하듯이 변화의 물결을 타는 삶이 있을 것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제반 영역에서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삶도 있으며,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여 밀려나는 삶도 있을 것이다.

 

   우주 자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듯이,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결국 모든 인간의 이정표에는 변화의 흐름을 타느냐, 변화를 주도해 나가느냐, 변화에 밀려 도태되느냐 하는 세 가지 갈림길이 놓여있는 거나 다름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과 같은 선상에 있을 것이다. 주역64괘 가운데 49번째에 있는 택화혁(澤火革)괘는 혁명과 같은 세상의 변화를 말하면서 인간이 변하는 모습을 대인과 군자 그리고 소인에 비유하여 묘사하고 있다.

 

      대인은 호랑이같이 변한다(大人虎變).

      군자는 표범같이 변한다(君子豹變).

      소인은 얼굴빛만 바꾼다(小人革面).

 

 

   호랑이같이 변하는 대인(大人)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가는 존재일 것이다. 표범같이 변하는 군자(君子)는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돛을 달고 순항할 것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 얼굴빛만 슬쩍 바꾸는 소인(小人)은 변화의 흐름에 밀려 온갖 위기의식 속에 불안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주역을 왜 만들었을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공자 말씀하시길 무릇 역()은 어찌해서 만든 것인고무릇 역은 사물을 열고 업무를 이루어서 천하의 도를 덮나니 이와 같을 따름이니라. 이런 까닭으로 성인이 이로써 천하의 뜻을 통하며, 천하의 업을 정하며, 천하의 의심을 판단하느니라."

子曰夫易 何爲者也. 夫易 開物成務, 冒天下之道, 如斯而已者也. 是故 聖人 以通天下之志, 以定天下之業, 以斷天下之疑.(계사상전 제11)

 

   여기에 주역을 공부하는 세 가지 강령이 있다. 첫째는 천하의 뜻을 통하는 것이다(通志). 둘째는 천하의 업을 정하는 것이다(定業). 셋째는 천하의 의심을 판단하는 것이다(斷疑).

 

通天下之志

定天下之業

斷天下之疑

 

   급변하는 21세기 문명 속에서도 주역은 인간에게 사회의 흐름과 삶의 목표를 안내해 주고 있다. 2019320일 신한동우회 주관으로 6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불확실성의 시대 : 주역(周易)으로 열다!라는 주제를 특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