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산책/도덕경

도덕경 제66장

돈호인 2020. 10. 16. 20:24

 

66. 江海章

     강해장

 

江海 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강해 소이능위백곡왕자 이기선하지

故 能爲百谷王

고 능위백곡왕 

是以 欲上民 必以言下之

시이 욕상민 필이언하지

欲先民 必以身後之

욕선민 필이신후지

是以 聖人 處上而民不重

시이 성인 처상이민부중

處前而民不害

처전이민불해 

是以 天下 樂推而不厭

시이 천하 낙추이불염

以其不爭 故 天下 莫能與之爭

이기부쟁 고 천하 막능여지쟁

 

谷 : 골 곡  推 : 옮을 추·밀 추  厭 : 싫어할 염

 

강과 바다가 능히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되는 바는 그 선함으로 아래에 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온갖 골짜기의 왕이 되니,

이로써 백성의 위에 있고자 하려면 반드시 말을 낮추어야 하며,

백성보다 앞서고자 하려면 반드시 몸을 뒤에 해야 하니,

이로써 성인은 윗자리에 처하되 백성이 무겁게 여기지 않고,

앞에 처하되 백성이 해롭게 여기지 않는다.

이로써 천하가 즐겁게 받들며 싫어하지 않으니,

(성인이) 다투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천하가 능히 더불어 다툼이 없다.

 

 

  이 장에서는 천하를 다스리려는 자는 지극히 겸손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대자연을 보라. 도도히 흐르는 강은 온갖 골짜기를 감싸며 흐르고 흘러 바다로 모이고, 이 바다는 온 대륙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이렇게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모든 골짜기의 아래에 처하기 때문이다. 큰 덕으로 아래에 겸손하게 있으니 천하가 모여드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본받아 백성의 위에서 다스리려고 한다면 반드시 말을 낮추어 겸손해야 하며, 백성보다 앞서 백성을 잘 이끌려고 한다면 오히려 백성보다 뒤에 처하여야 한다.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어렵게 생하여 천하를 경륜해 나감을 나타내는 주역수뢰둔괘(水雷屯卦) 초구효(初九爻)에 대한 효상전(爻象傳)에서 귀함으로써 천한 데에 아래에 처하니, 크게 백성을 얻는다”(以貴下賤 大得民也)고 하였다.

  순한 덕을 강조하고 있는 주역』'중지곤괘'(重地坤卦) 문언전(文言傳)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문언전에 말하였다. “곤은 지극히 유순하되 움직임이 강하고, 지극히 고요하되 덕이 방정하니, 뒤에 하면 얻어서 이로움을 주장하여 떳떳함이 있으며, 만물을 머금어 화함이 빛나니, 곤의 도가 그 순한져! 하늘을 이어 때로 행한다.”(文言曰 坤 至柔而動也 剛, 至靜而德方, 後得 主(利)而有常, 含萬物而化 光, 坤道 其順乎! 承天而時行.)

 

  또한 주역지산겸괘(地山謙卦)는 높이 있어야 할 산이 오히려 땅 아래에 있어 지극한 겸손을 나타내는데, 구삼효사(九三爻辭)구삼은 수고로워도 겸손하니 군자가 마침이 있으니 길하다”(九三 勞謙 君子有終 )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계사상전8장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수고로워도 겸손하니 군자가 마침이 있으니 길하다”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수고로워도 자랑하지 않으며, 공이 있어도 덕으로 하지 않음이 두터움의 지극함이니, 그 공으로써 남에 아래함을 말한다. 덕은 성함을 말하고 예는 공손함을 말하니, 겸손이란 것은 공손함을 이루어서 그 자리(位)를 보존하는 것이다.”(勞謙 君子有終 吉, 子曰 勞而不伐 有功而不德 厚之至也, 語以其功下人者也. 德言盛 禮言恭, 謙也者 致恭 以存其位者也.)

 

  성인은 바로 이렇게 하기 때문에, 성인이 천하 백성의 위에 처하여 다스려도 백성이 이를 무겁게 여기지 않고, 성인이 백성보다 앞서 이끌어나가도 백성은 이를 해롭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니 천하 백성이 이러한 성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추대하여 받들고 싫어하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그러한 성인의 정치에 대하여 다투지 않는다. 그러한 성인과 더불어 능히 다툴 자는 천하에 없는 것이다. 맹자』「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에 다음의 글이 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함으로 남을 복종시키려고 하는 자는 능히 남을 복종시키는 바가 있지 않으니, 선함으로 남을 길러준 뒤에야 능히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으니,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고 왕노릇하는 자는 있지 않다.”(孟子曰 以善服人者 未有能服人者也, 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 天下不心服而王者 未之有也.)

 

  한편 맹자』「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에서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힘으로써 남을 복종시키는 자는 마음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충분하지 못해서이고, 덕으로써 남을 복종시키는 자는 중심으로 기뻐하여 진실로 복종함이니, 70 제자가 공자에게 심복함과 같은 것이다. 『시경』에 이르길, “서쪽에서 동쪽에서 남쪽에서 북쪽에서 복종하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以力服人者 非心服也 力不贍也, 以德服人者 中心悅而誠服也, 如七十子之服孔子也. 詩云 自西自東 自南自北 無思不服, 此之謂也.)

 

 

江海가 所以能爲百谷王者는 以其善下之라

故로 能爲百谷王이니

是以로 欲上民인댄 必以言下之하며

欲先民인댄 必以身後之하나니

是以로 聖人은 處上而民不重하고

處前而民不害니라

是以로 天下가 樂推而不厭하나니

以其不爭일새 故로 天下가 莫能與之爭이니라.

 

 

※ 대산 김석진·수산 신성수,주역으로 보는 도덕경-대산 노자강의대학서림, 2005, 25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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