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좌

‘道生一’의 ‘一’을 쓰다 : 신문로인문학회 서예교실을 열며

돈호인 2021. 12. 2. 01:08

 

  노자 도덕경42장에는 우주 만물의 생성원리를 만물의 근원인 도()가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니, 만물은 음()을 짊어지고 양()을 안아서 빈 기운(沖氣)으로 조화를 이룬다(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 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고 하였다.

 

  ‘하나라는 것은 도에서 나온 생명의 원기이다. 이 하나는 주역의 원리로 보면 바로 태극(太極)을 말한다. 하나가 둘을 낳는 것은 마치 태극(太極)이 양의(兩儀), 즉 음과 양을 낳는 것과 같다(太極生兩儀). 우주 만물은 태극과 음양 기운을 근원으로 하여 나온다. 태극과 음양을 합하면 곧 셋이 되니, 이 셋이 만물을 낳는다고 하였다. 태극(太極)은 영원불멸의 영성(靈性신성(神性)을 의미한다. 음양(陰陽)은 모든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고 운영해 나가는 두 가지 기본 요소를 말한다.

 

  태극(太極)의 영성을 지니고 있는 만물은 음 기운을 지고 양 기운을 안아서 충기(沖氣)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육체와 정신을 음양으로 보면, 육체인 음 속에 정신인 양이 들어있다. 그러니 음인 육체를 짊어지고 양인 정신을 안고 있는 상이다. 생명의 출발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거대한 난자의 음 기운 속에 양 기운인 정자가 들어감으로써 생명작용이 시작된다. 이것이 부음이포양’(負陰而抱陽)이다.

 

  그런데 음과 양의 기운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충기(沖氣)의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 극대의 세계인 우주와 극소의 세계인 원자 안에 내재되어 있는 조화로운 기운을 말한다. 우주 내에 태양계가 있고 태양계 내에 있는 각 항성이 조화를 이루며 운행하는 것은 충기(沖氣)의 작용이 있기 때문이며, 모든 존재(태극)에 내재한 음 기운과 양 기운이 충기(沖氣)의 작용으로 조화로운 생명운동을 일으키고 있다.

 

  하나 은 만물의 근원이다. 화선지와 붓과 먹물은 붓글씨의 음양작용을 일으키는 요소이다. 그리고 서예가의 정신은 충기(冲氣)로 글씨의 조화를 이루어낸다. 근원은 시간적으로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신문로인문학회에서 2021121일 서예가 일초(一艸) 선생님을 모시고 서예교실을 열었다. 또다른 시작이다. 번잡한 세상사를 잊고 오로지 하나 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