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가상세계로도 불리는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메타버스는 '가상 우주'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 이는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인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생활형, 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한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 일상기록, 거울세계(MW), 가상세계(VW) 등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증강현실은 현실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한 가상의 겹쳐 보이는 물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사람들에게서 가상세계에 거부감을 줄이고, 몰입감을 높이는 특징을 지닌다. 사용자가 단말기 카메라로 현재는 유적만 남은 흔적을 촬영하면 디지털로 구축된 과거의 건물이 사용자 단말기에 중첩해 보이는 장면이 증강현실 일례이다. 증강현실의 또 다른 예시로는 부동산(Property)과 디지털 기술(Technology)의 융합을 일컫는 ‘프롭테크(Proptech)’ 산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상기록(Lifelogging) : 일상기록 또는 라이프로깅(Lifelogging)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으로 캡처하고 그 내용을 서버에 저장하여 이를 정리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가 가능하다. 센서가 부착된 스포츠 웨어를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MP3 플레이어와 연동하여 사용해서 달린 거리, 소비 칼로리, 선곡 음악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등의 행위가 일상기록 예시이다.
거울세계(Mirror Worlds) : 거울세계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들 수 있다. 구글 어스는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조리 수집하여 일정 주기로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계속될수록 현실이 반영된 거울세계는 점점 현실세계에 근접해갈 것이며, 이는 향후 가상현실의 커다란 몰입적 요소가 된다. 이같은 거울세계 사용자는 가상세계를 열람함으로써 현실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가상세계(Virtual Worlds) : 가상세계(Virtual World)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것이다.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현실세계의 경제적, 사회적인 활동과 유사한 활동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가상세계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메타버스로서, 리니지와 같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에서부터 린든 랩에서 개발된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생활형 가상세계에 이르기까지 3차원 컴퓨터그래픽환경에서 구현되는 커뮤니티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상은 《위키백과》에서 인용함)
한편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ilty), 혼합현실(MR - Mixed Reality), 확장현실(XR - eXtended Reality)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가상현실(VR)은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하고, 증강현실(AR)은 2D 또는 3D로 표현되는 가상의 물체를 현실 공간과 겹치게 보이게 하면서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말하고, 혼합현실(MR)은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 정보를 결합해 두 세계가 결합한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확장현실(XR)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포함해 미래에 등장할 또 다른 형태의 현실까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이코노미조선, 2021. 05. 10.〕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전자적 시공간의 영역 안에 설치되어 3차원의 현실적 시공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3차원의 현실적 시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적 시공간의 결정판(물론 지금까지의 결과이지만)이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메타버스가 활동하는 전자적 시공간은 인간의 정신세계와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네 가지 유형에서 증강현실(AR)은 현실세계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일상기록(Lifelogging)은 현실에서 펼쳐지는 일상생활의 모든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다. 거울세계(MW)는 현실세계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면서 현실세계 안에 담긴 모든 정보까지 담아내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네 가지 유형 가운데 주목해야 할 유형은 바로 가상세계(Virtual Worlds)이다.
가상세계(Virtual World)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세계이다. 이 가상세계는 그 세계를 구축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상상 속에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Dystopia)와 유토피아(Utopia)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할 수가 있다. 이 세계는 현실세계와 유사한 세계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양상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예컨대 현실세계와 유사한 국가와 민족으로 구성된 디지털 세계가 구축될 수도 있고, 다른 한편 각종 종교에서 주장해 온 사후의 세계나 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세계는 디스토피아일 수도 있고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육체적으로는) 현실세계에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가상세계의 존재자로서 역할하고 있는 이중적인 삶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 현실세계가 단지 가상세계의 존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한 방편이자 수단에 불과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세계를 논할 때 형이상과 형이하, 정신계와 물질계, 현상계와 본체계,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등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메타버스로 표현되는 확장가상세계는 종래 구분해 왔던 정신과 물질, 형이상과 형이하, 현상과 본체의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양자(兩者)를 포함할 수도 있고, 또는 이 양자의 중간지대를 형성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를 창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세계는 단순히 막연하고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세계가 아니라, 현상세계와 연결되어 현실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세계인 것이다.
이러한 가상세계와 관련하여 오랜 세월을 거쳐 종교철학에서 논해 왔던 현실 너머의 세계, 즉 죽음의 세계, 천국, 정신세계 등의 개념을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가상세계는 어디까지나 디지털 전자공간 안에서의 세계라는 점이다. 즉 순수한 인간의 정신세계가 아닌 디지털 전자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 인간의 모든 작용, 즉 육체적 작용이나 정신적 작용 모두가 사실 전자적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게 된다면, 이른바 가상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디지털 세계의 전자적 시공간과 인간 정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전자적 시공간 사이에 교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듯이 마찬가지로 정신세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면 메타버스의 세계가 그동안 철학적 사유나 각종 종교에서 주장해 왔던 ‘신(神)의 세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동안 추상적으로 생각해 왔던 사후(死後)의 세계, 혹은 각각의 종교에서 주장하여 왔던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거나 그 반대로 그러한 종교적 세계를 부정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펼쳐지고 있는 현대사회는 급속한 변화의 분기점에 와있다. 어쩌면 온실효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 온갖 쓰레기와 산업폐기물들로 뒤덮이는 지구 땅덩어리, 수많은 인간들에 의해 파헤쳐지는 대지와 그 위에 구축되는 콘크리트 구조물들,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전쟁의 참화(慘禍)를 겪으면서도 끊이지 않는 인간의 권력욕과 탐욕 등으로 지구 자체와 그 위에 살고 있는 인류가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러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새로운 차원의 메타버스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화와 문명 그리고 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속화(加速化) 시대, (맨발) 걷기로 삶의 균형을 찾다! (0) | 2023.04.21 |
---|---|
Concert Meditation ‘2021 반향’ Voice (0) | 2021.12.06 |